2013년 10월 22일 EU 의회는 향후 의료기기 및 의약품에 대한 검사 강화 규정 도입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는 EU 의회의 보건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의료제품 안전성 강화를 위한 제안에 합의에 따른 것이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2012년 프랑스 제조사 PiP(Poly Implants Prothèses)의 유해한 가슴성형용 보형물 관련 스캔들에 따른 조처로 EU는 앞으로 이와 같은 의료 스캔들이 재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제품에 검열을 강화하기로 하기로 했다.

이 프랑스 기업은 독일 Tuev를 통한 가슴성형용 보형물 제품 허가 후 고품질 의료용 실리콘 대신 저렴한 산업용 실리콘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실리콘은 신체 내에서 파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염증 유발과 아울러 향후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이후 약 3만 명의 프랑스 여성이 안전상의 이유로 가슴성형 보형물을 다시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독일은 약 5000명의 여성이 제거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료제품 검열강화규정 주요 내용

신의료제품 검열강화규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약 1만 개 의료제품에 검열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특히, 맥박조정장치, 가슴성형 보형물, 스텐트(stent), 인공관절, 카테터 등 고위험 품목의 경우 의약품과 같이 임상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또한, 이를 검열하는 기관은 통합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유럽 내 약 80개 의료제품 검열기관이 제품 인증 및 허가를 담당하고 있다.

개별 EU회원국은 검열기관에 의료제품 평가를 위탁하게 되며, 이 기관은 EU집행위와 기타 EU국가가 신임을 받아야 한다. 각 회원국은 검열기관의 업무를 정기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Tuev와 같은 위탁 검열 기관은 제품 출시 전 허가와 제품의 시장출시 후에도 제조사에 사전 미통보 검열을 수행해야 한다.

이와함께 의료제품 추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유럽 내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유럽 임플란트 증명서(pass)를 발급받게 된다. 이를 통해 병원의 파산신고 시에도 환자에게 어떠한 임플란트가 사용됐는지 추적 가능하다.

고위험 품목 관련 허가기관에 대한 유럽 의약품청(EMA)을 통한 검열이 강화될 예정이다. 유럽 의약품청은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이 기관 소속 검열 담당자에도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처음 제안된 고위험 의료제품에 대한 유럽 의약품청을 통한 EU차원의 허가 도입안은 의회 내 합의를 얻지 못해 채택되지 못했다.

이 규정은 EU 장관회의를 거쳐 2014년 5월 중 발효될 예정이며 향후 28개 모든 EU 회원국에 의무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U 결정에 대한 독일 내 반응

독일 연방의료기술협회(BVmed)는 이러한 EU의 조치가 세계 정상이자 의료제품에 대해 최고의 안전성 기준을 가진 독일의 의료기술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관료주의를 강화하고 혁신을 방해하며, 비용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광학의료기기 관련협회 Spectaris는 신규정이 안전성을 더 개선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중소기업 중심인 유럽 의료기기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 연방산업협회(BDI) 역시 이러한 EU의 계획에 대해 의료기기 혁신이 3~5년 지체될 우려가 있고 유럽 기업의 국제 경쟁력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개선 방안을 촉구하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외 독일 상공회의소, 종합병원 등도 이러한 EU의 조치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위기관리경영 - 이정직 기자(jjle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