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환경청(EEA)은 2013년 10월 9일 발표한 정책 중간평가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재생에너지 개발은 비교적 계획대로 진행되지만, 에너지 효율성 목표를 지키는 회원국은 4개국뿐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트라 유럽지부와 Euroactiv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럽EU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2년에 이미 1990년 대비 18% 감소해 거의 목표를 달성했고 2020년에는 24% 수준으로 초과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EU 15개국(2004년 이전에 EU에 가입한 15개국)이 좋은 성과를 내 교토의정서에 명시된 목표치보다 평균 5.5% 초과 달성 중이다.

그중 네덜란드는 온실가스 배출액 감축 목표와 에너지 효율성 향상 목표를 정부가 추가적인 개선정책을 도입해 추진할 경우 2020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이 2012년 4.4%로 EU 최소 목표치인 14%에 미치지 못해 회원국 중 부진한 편으로 지적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개발 및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네덜란드는 6개월 이상 논의했으며, 2013년 9월 6일 장기정책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에너지 협약(Energieakkoord voor duurzame groei)’을 확정 발표했다.

이 협약에는 정부, 에너지 관련 협회(전력망협회, 석유공급자협회, 자동차협회) 및 노동조합 산업연맹(FNV Bondgenoten), 중소기업협회(MKB Nederlands), 기업가 연합(VNO-NCW) 등 약 40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 에너지협약은 재생에너지 개발과 활용 확대를 가장 핵심적인 목표로 삼고 에너지 효율성, 무공해 기술 개발 및 기후 정책 등 환경 전반을 다루고 있다.
명시적인 목표는 현재 4%인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20년까지 14%로 늘리고 2023년 16%로 개선하는 것이다.

에너지 협약의 주요 내용

풍력은 네덜란드의 기후 조건상 가장 주력하는 재생에너지 분야로 해상풍력발전량을 기존 1000㎿에서 4500㎿로 350% 증대하고 연안 풍력발전량도 현재의 2배인 6000㎿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200만 가구의 생활 전력에 준하는 전력량이다.

이와함께 현재 가동되는 11개의 화력발전소 중 3개를 2016년 1월에, 2개를 2017년 7월에 폐쇄할 예정이다.

소규모 재생에너지 자체개발에 대한 세액공제를 통해 가구소유자나 소규모 사업자가 직접 개발, 작은 범위 내에서 자체 조달하는 재생에너지(태양에너지, 소규모 풍력에너지 등)에 KHW당 7.5유로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개인이 소규모로 발전한 재생에너지 사용 수요를 높이려는 세금 정책으로 국민의 소규모 투자와 협력을 유도 하기위함이다.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직접 발전하는 가구주나 소규모 사업자 100만 인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정부 예산지원으로는 가구소유주협회(VvE)에 등록된 가구주에게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투자비용을 지원한다. 효율성 높은 난방, 전기제품 등으로 바꾸는 시설 설치비용 등을 지원할 예정이며 총 예산은 4억 유로에 달한다.

네덜란드 에너지협약, 여론은 방향은

한편 이 같은 정부의 조치에 대해 네덜란드 시민단체, 정당, 기업 및 노동조합 등 40개 이상의 기관이 이번 동의안을 네덜란드 에너지산업의 구조적 성장 계기로 보고 지지해 국내 여론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좌익 환경정당 GroenLinks의 Bram van Ojik 대표는 이 정책이 기후 변화에 맞서고 환경보호를 위한 첫 단계로 보기도 했다.

반면 기존의 유럽 전력 수급 50%를 담당하던 10개 대표 에너지 기업은 재생에너지 개발을 과도하게 지원하는 것이 이미 과부하 상태인 에너지산업 시장에 무리를 줄 것으로 우려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풍력 발전소 설립 부지 주민의 반대와 초기 설치 비용에 따른 세금 인상에 불만을 표하는 일부 여론도 있다.
 
2050년 목표 장기 에너지 계획과 연결되는 초석

하지만 이번 에너지협약은 2050년 목표의 장기 에너지 계획과 연결되는 초석으로 평가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장기 에너지 정책은 바이오, 토양, 태양, 수소 등의 에너지원 허브를 구축하고 주변 국가와 활발하게 재생에너지 교역을 실행해 화석자원 의존성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2020년까지 초석을 마련하고 2035년 중간점검을 거쳐 2050년 최종적으로 자원 중립적 친환경 에너지 발전을 달성하고자 한다.

이번 동의안은 EU 에너지 개발 계획에 부진한 성과를 보인 네덜란드가 문제를 인식하고 자체적인 정책을 수립해 구체적인 개선안을 모색하려 노력한 것으로 환경보전 및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의 좋은 사례다.

2013년 9월 자카르타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APEC 회담이 개최되고 재생에너지 개발협정이 맺어지는 등 아시아를 비롯한 유럽 외부지역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계획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 네덜란드의 동의안은 좋은 선행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위기관리경영 - 이정직 기자(jjle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