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재정위기가 국내에서도 큰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월 3일, Steven Rhodes 미 연방 법원 판사는 디트로이트시가 올해 7월 만성적인 재정난으로 신청한 파산신청을 결국 받아들여 디트로이트시의 최종 파산을 선고했다.

U.S. News에 따르면 140페이지에 달하는 선고문에는 디트로이트의 파산 요건이 자세히 서술됐으며 이 파산 결정은 미시간 주법이 아닌 미 연방법 파산 9조(Ch 9)에 의한 선고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미국 내 도시 중에는 전례가 없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규모(18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hodes 판사는 판결문에서 디트로이트시가 현 상태로는 거주하는 70만 명의 시민에게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 제공이 힘들며 채무 이행 불능의 상태(Insolvent)에 빠진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디트로이트시가 파산을 통해 새로이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디트로이트 인근 미시간 대학교의 파산법 전문 교수인 John Pottow씨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 법원이 파산 판결을 통해 디트로이트시가 수많은 채무자와 협상으로 타협을 이루길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디트로이트시의 반응

오랫동안 디트로이트 시의 재정난과 싸워온 디트로이트 시장인 Dave Bing씨는 이번 파산 결정이 많은 이에게 큰 고통을 안겨줄 것은 사실이나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디트로이트시의 비상재정 담당관 Kevin Orr 변호사가 내년 9월까지 디트로이트시가 파산 보호 상태(Chapter 9 Protection)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계의 반응과 거센 반발 움직임

이번 미 연방 법원의 디트로이트시 최종 파산 결정으로 기존 디트로이트시가 짊어지고 있던 막대한 양의 공무원 및 은퇴자 연금 관련 예산에 큰 삭감이 불가피하게 되면서 3만 명에 달하는 은퇴 공무원 등 연금생활자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디트로이트 시의 파산에 반대해온 채권자들은 미국 자동차 노조(UAW), 디트로이트 연금공단(Detroit Pension Funds), 디트로이트시 경찰 노조(City Public Safety Union), 은퇴자 연합(Retiree Associations)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디트로이트시의 채권자 중 은퇴자들과 노조는 Kevin Orr비상재정담당관이 그동안 시와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의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채무자들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번복될 확률은 매우 낮다는 반응이다.

이번 미 연방 법원의 디트로이트 파산 판결로 인해 180억 달러에 달하는 시 부채가 연금 삭감 및 자산 매각 등의 방법으로 상당량 탕감될 것으로 전망되며, 한때 미국 제4의 도시이자 미국 자동차산업의 심장으로 불렸던 디트로이트시의 회생 가능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위기관리경영 - 이정직 기자(jjle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