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PC운영체계(OS)인 윈도XP 공급을 6월말로 중단하고 7월부터는 윈도비스타만을 공급한다고 일방적으로 밝혀 우리나라 정부가 대책에 분주한 모습니다. 행정안전부(장관 원세훈)는 그동안 행정기관PC의 운영체계로 사용되던 윈도XP를 윈도비스타로 전환할 경우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6월 23일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관련기관과 합동으로 ‘윈도비스타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각 부처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프로그램 수정가이드 배포 및 헬프 테스크(Help Desk)를 운영해 왔다. TF팀은 행정안전부, 한국정보사회진흥원, MS, 삼성SDS 등으로 구성됐다. TF팀에서는 윈도비스타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해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316개 기관의 2145개 시스템을 대상으로 윈도비스타와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 등을 점검했다.

점검결과 윈도비스타는 보안기능을 대폭 강화해 윈도XP에서 사용되어온 엑티브(Active)X 기능을 제한, G4C 등 전자정부서비스 기능에 장애가 발생될 우려가 있어 시스템을 개선했다. 다만 업무처리 효율성을 위해 ActiveX 기능을 많이 사용한 일부 내부 행정업무시스템은 별도의 조치계획을 수립해 시행중에 있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행정기관 내부업무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7월부터 행정기관에 도입되는 PC의 경우 안전성과 호환성을 고려, 향후 윈도비스타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때까지 행정기관에 윈도XP를 공급토록 조치하고 그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윈도비스타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윈도비스타가 행정기관에 정착될 수 있도록 윈도비스타 대응가이드를 지속적으로 보완·배포하고 각 기관별 정보시스템에서 조치할 사항을 파악해 시스템 개선을 지원하면서 주기적으로 정보화담당관 회의를 통해 점검 확인하는 한편 기술지원 요청 시 MS와 시스템 개발업체 등과 연계해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전자정부서비스 구현을 위해 ‘전자정부 웹 표준 준수지침’을 지난 4월 제정했다.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향후 시스템 개발시에는 웹표준 등을 적용하도록 표준정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 전자정부 사이트는 특정 OS에서만 가입이 가능하고 특정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IT 강국’이라는 이름을 외치고 있음에도 공공기관 웹사이트는 MS에 종속돼 있는 상황이다. 영국 전자정부 사이트(http://www.direct.gov.uk/)는 어떤 웹브라우저를 선택하든,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든 간에 우리정부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영리 표준화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고려대 법대 김기창 교수는 “우리 전자정부의 ‘얼굴’에 해당하는 www.egov.go.kr의 ‘첫페이지’는 무의미한 그림이 판을 치고, 이용자는 도무지 어디를 클릭해야 자신이 원하는 정보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사기업 홈페이지의 경우 특정 OS와 브라우저를 쓰도록 만드는 건 기업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공기관의 웹사이트가 웹표준을 지키지 않고 한 OS에 종속돼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