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와 관련, (사)한국비시피협회(회장 정영환) 소속『재난안전 연구회』가 13일 ‘BCP관점으로 본 의정부 화재사고 문제점과 대책방안’을 짚어봐 관심을 끌고 있다.

(사)한국비시피협회 소속 재난안전연구회는 재난안전전문가인 재난관리지도사등이 모여 재난예방 및 BCP체계 구축 등을 논의하는 연구그룹이다.

이번에 논의한 ‘BCP관점으로 본 의정부 화재사고 문제점과 대책방안’에서는 ‘화재사고 어떻게 전개되었나?’‘화재가 왜 이렇게 커졌나?’‘BCP 관점으로 본다면 어떤 대책이 있을까?등에 관해 논의했다.

한편 ‘BCP관점으로 본 의정부 화재사고 문제점과 대책방안’은 BCP(사업연속성계획) 관점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제시해 보고, 재난관리자 및 재난관리지도사, 그리고 재난안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아래는 ‘BCP관점으로 본 의정부 화재사고 문제점과 대책방안’ 토론 내용이다.

주제 : BCP관점으로 본 의정부 화재사고 문제점과 대책
토론: (사)한국비시피협회 소속 재난안전 연구회』
토론자: 이영수 재난관리지도사(소방 전문가), 추신철 재난관리지도사(장안대 교수), 노혜진 재난관리지도사(도시공학 박사)

진행:주정열 재난관리지도사 

정리:안병천 재난관리지도사 

"재난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생활안전교육이 필요해”

지난 1월 10일 경기도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대봉그린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9일이 지난 1월 19일 현재 국민안전처 안전관리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인명피해 130명(사망 4, 중상 3, 경상 35, 귀가 88명)이 피해를 입었고, 화재로 인한 주택소실 등으로 발생한 이재민이 289세대 374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번 화재사고로 우리국민은 재난안전사고로 또 한번 아픔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13일 한국BCP협회소속 재난안전연구회원들이 모여 의정부 화재사고에 대한 원인과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3명의 패널이 각자의 조사하고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고 참석자들과 토론이 있었다.

화재사고 어떻게 전개되었나?

	이영수 재난관리지도사(소방 전문가)

불은 주변에 주차된 차량으로 옮겨 붙어 차량20~30여대를 소실케 하였고 불은 건물외벽에 단열용도로 설치된 가연성 소재인 ‘드라이비트’(이 소재는 겉면은 시멘트 몰탈(약 1~2mm)로 되어 있으나 속은 스티로폼(Styrofoam)으로 된 건축용 외장재)로 옮겨 붙었다.

이 때 발생한 유독성 연기는 건물 내부 계단을 타고 10층 건물 상부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불은 옆 건물인 드림타운II(99세대)과 해뜨는마을(70세대)과 인근 단독주택으로 화재가 번졌다. 10시47분 국민안전처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이 가동되었고, 11시44분에 화재가 진압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추신철 재난관리지도사(장안대 교수)

하지만 이날 4명의 사망자와 124명(중상 9, 경상 70, 귀가 45)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자료: 국민안전처 1월11일자 안전관리 상황보고서) 또 화재사고로 집을 잃은 이재민 수는 1월10일 당일 집계 기준 225명이었다.

한편 1월19일자 안전관리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중상 3명, 경상 35명이 치료 중이고 이재민 수는 374명으로 집계되고 있다.(이재민 수는 초기 집계대비 149명 증가했다)

국민안전처는 사고 후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거시설을 마련하고, 응급구호세트와 부상자 치료, 이재민 식사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월세 자금융자안내와 이재민대피소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화재가 왜 이렇게 커졌나?

첫째, 외벽 마감재로 사용된 연소성 강한 드라이비트가 화재를 확산.

	노혜진 재난관리지도사(도시공학 박사)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드라이비트가 화재에 취약하고 유독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연소성이 강한 스티로폼은 불이 쉽게 붙고 불이 붙을 경우 순식간에 불이 확산되고 동시에 독성 연기가 배출되는 단점이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10년 10월 1일 발생한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아파트의 화재와 유사한 점이 있다. 그 때도 외장 마감재를 통해 화재가 벽면을 타고 순식간에 고층으로 확산되어 피해가 컸다.

둘째, 인접 건물간 매우 좁은 간격(약1.5미터)이 화재 확산을 용이하게 하였다.

건축법 시행령을 보면 아파트를 비롯한 일반 공동주택의 경우 건물간 간격을 6 미터 이상 띄워야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대폭 완화된 1미터 이상으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의 경우 도시형 생활주택에 해당하여 인접 건물 간 거리가 약 1.5 미터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이 점은 직접적인 화재사고와는 무관하나, 이번 화재사고가 인접 건물간 거리가 충분히 떨어져 있었다면 단일건물의 화재로 그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셋째, 안전시설 미비로 초기진화의 골든 타임을 놓쳐.

화재가난대봉그린아파트에는 기본적소방설비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현행‘소방시설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시행령’에 따르면 11층이상인 특정소방대상물에 한하여 스프링클러설비를 설치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화재 당시 경보설비는 작동하였으나 모든 거주자에게 경보를 전달하기에는 미흡하였고, 스프링클러 등 자동식 소화설비가 최초 발화 건물에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주변에 사람들이 쉽게 진화할 수 있는 소화기가 없어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지 못해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넷째, 건물 구조적인 문제 및 공간 배치적 조건이 화재를 키워.

지상1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엘리베이터 피트(Pit)와 계단실이 연기 통로(굴뚝) 역할을 하였고 이 통로로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 당일 날씨도 건조하고 바람이 심해 화재가 더 빨리 확대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또한 주변 도로가 불법주차 등으로 소방차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여 신속한 화재진압을 하지 못해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화재 건물 앞쪽 진입로는 도로가 협소했고,뒤쪽은 경의선 철도부지와 접해 있어 소방활동이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BCP 관점으로 본다면어떤 대책이 있을까?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 사업 연속성 계획)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업을 연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방법론’이다. 여기서 ‘Business’는 비즈니스/사업/영업/업무 등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 프로세스는 제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활용이 가능한 프로세스이다)BCP 프로세스는 예방-대비-대응-복구단계로 구성된다.

이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생각해 볼 때 사전예방조치가 있었다면 이번 화재를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프로세스 단계별 방안을 도출해 보았다.

예방 단계

도시형 생활주택은 2009년 서민안전 대책의 일환으로 공급한 부동산정책으로 주거용 건물을 상업지역에서 건축할 수 있도록 건설기준, 건물간 거리, 진입로폭,주차공간 확보, 각종 건설기준 등을 완화시켰다.

2013년 주택법 시행령과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지자체장의판단에 따라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의 입지와 주차장 기준 등은 강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활성화라는 경제성과 편리성을 위해서는 거주민들의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나치게 완화된 규제로 인한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안전규제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는 법규를 강화하여 ‘일정한 인원 이상 거주하는 건물의 외부 마감자재를 불연 외장재로 의무화하도록 제도적 조치를 강화토록 할 필요가 있다. 또 건물 관리자의 안전 모니터링 체계를 재검토하여 취약, 위험 장소에 대해 눈으로만 관찰하는 방식이 아닌 자동 동작감지 및 화재감지형 감시카메라 등을 활용해 초기에 불을 발견하고 진압할 수 있도록 예방장비의 구조적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저층부 화재시 고층부 거주자의 비상대피 장소인 옥상 출입문에도 지능형(동작감지) 카메라를 활용하여 모니터링 센터에서 옥상 무단출입자와 화재시대피자를 구분하여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평소 조치한다면 화재시보다 신속히 인명을 대피시키고 인명사고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지능형 감시카메라 적용으로 방화와 실화여부를 보다 명확히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화재예방 차원에서 건물 1층 주차장에는 자동식 소화설비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볼 때 일정 세대 이상을 수용하는 경우 소방 차량이 두 방향 이상의 도로에서 접근이 가능하도록 진입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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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대응 단계

건물 입주자와 건물주는 건물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화재사고를 대비하여 화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하고, 정부는 보험 미가입건물에 대해법적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화재보험 가입대상 건축물의 대상과 범위도 확대적용 할 필요가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는 각 입주자가 건물주이므로 단체보험 등을 적용하는 것이 적합한 사고대비라 할 수 있겠다.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화재발생 초기대응 매뉴얼을 구축하여 화재발생 시 이를 누구나 쉽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건물 입주자 및 관리자 교육과 정기적인 화재대응 대피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노약자 및 장애인의 안전한 대피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화재 위험성이 높은 지역에는 화재발생시 누구나 초동 조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수동식 소화기를 상시 비치하고 정기적인 교체 및 점검활동이 있어야 할 것이다.

주민자치활동(반상회 등)을 통해 화재대응요령을 교육 및 전파하여 위급한 때 세대간 협조체계가 가동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수립하고 정기적으로 훈련할 필요가 있다.

복구 단계

화재사고 발생시 관할지역 소방서와 경찰 등이 원활하게 지휘, 통제할 수 있도록 관리사무소는 기관간 사전에 협조체제를 확보가 필요하다.

또 기관간 협력과 조정에 대해서도 범위와 역할을 사전에 확인하고 점검해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재민 주택의 빠른 피해복구와 이재민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는 복구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지원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맺음말

재난 상황에서 ‘안전과 재산권’의 경제 논리가 상충하는 경우 안전은 항상 경제성의 뒷전에 놓이고 있다. 경제적 수익과 편익은 국민이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전제하여야 한다.

2014년 11월 기준으로 조사한 ‘2009년 이후 인,허가된 도시형 생활주택’의 수는 무려 356,074 가구에 이른다.(자료: 국토교통부)

앞으로 제2의 의정부 화재사고가 잠재되어 있다. 국민들은 재난안전사고가 남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닌 나와 우리 가족에게도 닥칠 수 있는 사고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재난안전관련 교육과 훈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안전의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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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경영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