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전국은 대형 폭우로 인해 한 차례 ‘홍역’을 치뤘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경상북도 봉화군은 지난 8월1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까지 했다. 봉화군은 지난 7월25일 새벽 1시부터 이번 폭우와 한판 ‘전쟁’ 중이었다. 봉화군 내 물야면, 춘양면, 소천면, 석포면 일대는 동시다발적으로 가옥과 차량, 농경지 침수와 산사태, 도로유실 과 인명 사망, 매몰, 실종 등으로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이런 봉화군의 상황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언제 ‘대형 자연재난’으로 감지하고 대처했을까? 또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은 봉화군의 ‘대형 자연재난’상황을 언제 보고받고 감지했을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 모두 ‘전쟁 발발’18시간 이후 감시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소방방재청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직원과 경상북도 치수방재과 직원은 지난 8월9일과 10일 양일간 봉화군청을 방문 이번 ‘대형 자연재난’에 대한 실시간 상황보고가 없었던 점에 대해 조사했다. 정부의 ‘자연재난 상황관리체계’에 엄청난 ‘구멍’이 생긴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발표한 ‘7월23일부터 26일까지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를 분석, 정부의 대형 자연재난 상황관리체계의 문제점을 긴급 점검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체단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풍수해로 인한 대형 자연재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올해 가장 큰 오점은 대형 자연재난 ‘상황관리 보고체계’의 문제점이었다. 태풍, 폭우 등 풍수해가 예견됐던 지난 7월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차장 최성룡 소방방재청장, 총괄조정관 박연수 소방방채청 차장), 시·도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광역시장과 도지사), 시·군·구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시장·군수·구청장) 간의 재난상황 보고체계는 엉망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봉화군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엄태항 봉화군수) 간의 보고체계였다. 봉화군은 이번 풍수해 피해가 가장 커 지난 8월1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던 곳이다. 지난 7월25일 새벽 0시부터 봉화군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봉화군과 경상북도는 대형 자연재난 상황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신속히 보고하지 않았다.

대형 자연재난 상황관리체계 ‘구멍’
7월25일 새벽 6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봉화군의 상황을 대형 자연재난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7월23일부터 25일 새벽 6시 현재 전국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를 만들었고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도 7월25일 새벽 7시 ‘7월25일 도내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를 만들었다. 7월25일 새벽 6시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만든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 상황보고서’에는 7월25일 새벽 1시부터 새벽 6시 현재까지 5시간 전쟁터를 방불케했던 경상북도 봉화군의 호우 대처 상황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보고서보다 1시간 늦게 만들어진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적성한 ‘7월25일 호우 대처 상황 보고서’에는 ‘대형 자연재난’으로 판단할 수 있을 만한 피해상황이 다수 기술돼 있다. 하지만 봉화군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형 자연재난’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별도의 긴급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만든 7월25일 오전 11시 현재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에도 경상북도 봉화군의 사태는 언급되지 못했다.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만든 7월25일 오전 10시 현재 ‘7월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에는 봉화군의 사태에 대해 어느정도 심각한 상황들이 적시돼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간의 보고체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7월25일 오후 1시15분 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소방방재청 박연수 차장은 ‘전국의 호우 대처 상황을 간단하게 보고하면서 봉화군의 사태에 대해 전혀 보고하지 못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전쟁터를 방불케했던 대형 자연재난이 발생한 상황을 대통령, 행정안전부장관, 소방방재청장도 모르고 있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봉화군의 상황이 ‘대형 자연재난’으로 감지한 시간은 7월25일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였다. 경상북도 봉화군의 풍수해를 ‘대형 자연재난’으로 최초 감지한 사람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 직원이었다.

이 직원은 7월25일 오후 4시10분 경 ‘봉화군 춘양면 서벽3리에서 2명이 실종된 상황’에 대한 추가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봉화군에 지난 7월25일 오후 4시30분 경 전화를 걸었던 것.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 직원은 추가 정황을 파악하던 중 봉화군 직원에게 ‘봉화군의 현재 상황은 대형 자연재난상황이니 빨리 상황을 파악해 보고토록 지시했다. 경상북도 봉화군을 관할하고 있는 영주소방서의 ‘폭우 피해 관련 상황일지’ 상으로 ‘대형 자연재난’이 최초 감지된 시간(7월25일 새벽 1시12분)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봉화군의 ‘대형 자연재난 상황’을 감지하고 인식한 시각은 15시간이 지난 7월25일 오후 4시30분 경인 셈이다.

하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7월25일 오전 6시 현재)’에 봉화군의 사태가 정확하게 거론되지 않았다. 이 보고서에 나타난 ‘피해 및 응급조치상황’은 7월25일 오후 4시 현재 것만 기록돼 있다. 당연히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7월25일 오후 6시까지도 ‘봉화군의 대형 자연재난’ 상황이 보고되지 못했다.

25일 새벽 1시부터 봉화군은 ‘전쟁터’
이번 폭우로 경상북도 봉화군을 관할하는 영주소방서 119상황실 ‘전화통’에는 ‘불’이 났다. 지난 7월25일 새벽 1시12분 영주소방서 상황실에는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도심에서 ‘집이 떠내려간다’는 다급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전화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봉화군의 폭우 관련 피해 최초 상황으로 기록돼 있다. 영주소방서 ‘폭우 피해 관련 상황 일지’에 따르면 지난 7월25일 새벽 1시12분 이후 7월26일 오후 6시10분까지 총 75건의 상황이 기록돼 있다. 7월25일 새벽 1시12분부터 오후 7시8분까지는 총 56건의 상황이 집중돼 있다.

이 보고서의 상황기록 대부분은 ‘집이 떠내려감’, ‘차량 침수’, ‘고립’, 사람 떠내려갈 위험’, ‘그랜드카니발 고립’, ‘승용차 2대 고립’, ‘침수’, ‘장애인 고립’, ‘동물 고립’, ‘노부부 고립’, ‘2층 고립’, ‘도로 유실’, ‘도로 붕괴 위험’, ‘뚝 붕괴’, ‘산사태’, ‘휴양객 80명 고립(물, 음식 부족)’, ‘철길 붕괴로 3명 주택 매몰’, ‘야영객 및 주민 10여명 고립’, ‘2명 실종’ 등이 대부분이다. 거의 6시간 동안 ‘대형 자연재난’임을 감지할 수 있는 56건의 다급한 전화가 줄을 이었다.

시간대 별로 보면 7월25일 새벽 1시12분부터 2시 사이가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시부터 3시(13건), 3시부터 4시(5건), 4시부터 5시(2건), 6시부터 7시(2건), 7시부터 8시(3건), 8시부터 9시(2건), 9시부터 10시(2건), 12시부터 오후 1시(1건), 오후 2시부터 3시(1건), 3시부터 4시(2건), 4시부터 5시(1건), 5시부터 6시(1건), 6시부터 7시(2건)이다.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보고사항’ 엇박자
7월25일 오전 6시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에는 주요 조치사항으로 ‘야간 호우특보 확대지역 비상근무 및 재해예방대책 철저 전언 통보(경북 봉화, 영주)로만 기록돼 있고 지방자치단체 사전조치사항에도 ‘행락객, 등산객, 주민 대피인원(0명) 수’, ‘소방 활동상항’, ‘금일이후 중점 조치할 사항’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7월25일 오전 7시 현재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 ‘7월25일 오후 대처상황 보고서’에는 인명피해 1건, 이재민 70가구 140명(봉화군 춘양면 마을회관 등 대피), 주택침수 70동(봉화), 교통통제 현황 4곳 등이 기록돼 있다. 특히 교통통제 현황의 경우 국도 31호(봉화군 석포면, 낙석 2km 구간 교통 두절), 국도 35호(봉화군 명호면, 침수 500m 구간 교통 두절), 국도 36호(봉화군 춘양면 침수 2개소, 1km 구간 교통 두절), 지방도 915호 봉화군 물야면 낙석 150㎥ 1차선 통제) 등이 기록돼 있다.

당연히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의 보고서 사항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보고서에 상당부분 반영이 돼 있어야 했고 ‘금일이후 중점 조치할 사항’이 거론돼 있어야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의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의 엇박자는 계속 이어졌다. 7월25일 오전 11시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에는 봉화군의 사망, 부상 등 인명피해, 이재민 발생 현황이 거론되지 않았다.

다만 주택 70개 침수와 경북 봉화군 국도 31호, 35호 교통두절(7월25일 오전 2시부터, 응급복구 중), 경북 봉화군 지방도 915호, 910호, 88호 교통두절(7월25일 오전 1시30분부터, 응급복구 중), 경북 봉화군 군도 1호, 8호 교통두절(7월25일 오전 4시부터, 응급복구 중) 상황이 기록돼 있다. 이 보고서에는 오전 6시 현재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 사전조치사항’에 행락객, 등산객, 주민의 대피인원이 0명으로 기록돼 있다. 또 ‘소방 활동사항’, ‘금일 이후 중점 조치할 사항’에도 봉화군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7월25일 오전 10시 현재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 ‘7월25일 오후 대처사항 보고서’에는 이날 오전 7시 현재 보고서에 기록된 사항(이재민 70가구 140명, 주택침수 70동, 교통통제상황, 응급복구) 외에도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 현장상황관리관이 영주시, 봉화군, 상주시, 문경시에 파견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봉화군의 ‘대형 자연재난’ 상황을 어느정도 감지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7월25일 오전 11시 현재 ‘이재민 발생 및 조치 사항’으로 인천 계양(2세대 4명), 경기 의정부(20세대 40명), 경기 고양(59세대 125명), 김포(24세대 48명), 광주(54세대 156명) 등 17개 지역만 기록하고 있었다.

7월25일 오전 11시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파악한 이재민 발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광주(54/156)와 경기도 고양(59/125)이었지만 실제 이재민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보고서에 언급조차되지 않었던 경상북도 봉화군으로 70세대 140명이었다. 이 보고서에는 주택침수 피해현황으로 봉화군이 70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기록돼 있었는 데도 ‘이재민 발생 및 조치사항’을 언급하지 않아 보고서 작성 자체의 문제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보고’ 엇박자 계속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7월25일 오전 7시와 10시, 오후 2시와 6시 각각 ‘7월25일 오후 대처사항 보고서’를 작성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7월25일 오전 6시와 11시, 오후 5시와 11시 각각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를 작성했다. 25일 오후 6시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의 보고서는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형 자연재난 상황관리체계’의 엄청난 부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작성한 7월25일 오후 6시 현재 ‘7월25일 오후 대처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봉화군에 사망 2명, 실종 2명의 인명피해와 이재민이 107가구 261명이고 주택은 2동이 전파, 주택 76동이 침수된 것으로 돼 있다.

또 농경지는 368ha 침수, 50.1ha 매몰, 110ha 유실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기록돼 있고 축사 1동이 침수돼 한우 8두가 폐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로 인해 재해구호물품 354세트가 지급됐고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서 응급구호물품 200세트가 지원됐고 안동댐 상류유역 홍수대책비상기획단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7월26일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김기홍 위원장 외 8명이 봉화군 피해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작성한 7월25일 오후 6시 현재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 봉화군 의양1리 2명 사망(7월25일 오후 12시10분)했고 ‘이재민 발생 및 조치사항’에 경북 봉화군 주택 107동을 조사 중이라고만 언급돼 있다. 또 ‘사유시설 피해’ 부분에 경북 주택 1개 파손, 주택 76개 침수, 농작물 364ha 침수, 축사 1동으로만 언급돼 있다. 같은 시간대 보고서인데 사망과 실종 등 인명피해의 현황(숫자)이 틀리고 주택 파손의 현황(숫자)과 농경지 침수, 매물, 유실 등의 피해 현황도 상당히 다르게 기록돼 있다.

22시간 만에 ‘특별재난 상황’ 감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경상북도 봉화군의 ‘대형 자연재난’ 상황을 어느정도 감지했을 것을 추측되는 보고서는 7월25일 저녁 11시 현재 작성한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이다.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작성한 7월25일 저녁 6시 현재 ‘7월25일 오후 대처사항 보고서’의 현황들이 거의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봉화군을 관할하는 영주소방서에 최초 상황으로 기록된 7월25일 새벽 1시 12분 이후 거의 22시간 만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한 대형 자연재난임을 감지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7월25일 오후 11시 현재 이전 보고서에는 ‘지방자치단체 사전조치 사항’으로 대피인원 행락객, 등산객 등의 인원수가 0명으로 기록돼 있지만 7월25일 오후 11시 현재 보고서 ‘지방자치단체 사전조치 사항’에는 대피인원 행락객(500명), 등산객(200명) 등이 최초로 언급돼 있다. 또 이 보고서에는 경상북도 봉화군의 ‘피해 및 응급조치 상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경상북도 봉화군을 관할하고 있는 영주소방서의 상황실 자료와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의 ‘7월23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의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7월25일 저녁 11시 현재 작성한 ‘7월23일부터 25일 호우 대처상황 보고서’만이 앞의 3건의 보고서와 달리 법에서 정하고 있는 정부의 상황관리체계 관리규정을 어느정도 잘 지켜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 보고서에 앞서 만들어진 3건의 보고서는 말로만 ‘중앙부처, 자치단체, 유관기관간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해 호우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방증해 주고 있다.

상황관리체계 따른 보고 의무사항 무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재난상황 보고체계 등 상황관리 규정(대통령 훈령)’ 제19조(재난상황 보고요령)에 따르면 각급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은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관할 구역의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나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지체 없이 보고해야 한다. 자연재난에 대한 사전조치사항·피해발생상황 및 응급조치사항은 실시간별로 수시로 보고해야한다.

자연재난의 경우 피해원인이 종료한 후 7일 이내에 최종피해상황을 보고하고 인적재난의 경우 재난상황이 종료한 후 즉시 보고해야 한다. 재난상황과 관련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국가안전관리정보시스템(NDMS)과 전언통신문 또는 팩시밀리로 즉시 보고하고 자연재난의 경우는 NDMS 및 전언통신문으로 보고해야 한다. 다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의 지시를 요하는 등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팩시밀리로 보고할 수 있다.

이런 보고체계에 따라 봉화군재난안전대책본부는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경상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봉화군의 ‘대형 자연재난’ 상황을 실시간 보고했다면 봉화군의 호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대응 복구도 좀 더 빨랐을 것이다. 하지만 경상북도 치수방재과 한 공무원은 “NDMS에 피해상황을 입력하는 것은 피해상황 인지 후 3일 이내에만 하면 된다”며 “피해상황을 실시간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7월25일 새벽 1시부터 당시 피해상황은 접수하고 있었지만 저녁이기 때문에 현장 접근이 어려운 상태에서 재난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날이 밝아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상황을 보고 할 수 있었다”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자연재난 상황에 대해 보고가 늦었다고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종합상황실에 근무했던 한 공무원은 “7월25일 오후 4시 10분 경 봉화군에서 2명의 실종 사건이 접수돼 봉화군에 전화를 걸어 사건 경위를 물어보는 과정에서 봉화군의 사태가 ‘대형 자연재난’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을 만큼 엄청난 ‘대형 자연재난’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이명박 대통령이 상황실에 방문했던 7월25일 오후 1시 15분에는 전혀 보고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한 고위공무원은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의 업무 중복부분과 소방방재청 자체의 소방과 방재업무 공무원들의 불협화음,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소방방재청장의 위상 차이가 총체적인 재난안전관리체계의 문제점을 낳고 있다”며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의 재난안전업무 조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정부 차원의 재난안전상황관리체계가 제대로 갖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