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6일 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으로 선임된 김성태(성균관대학교 국정관리대학원장) 교수가 원장 취임 4개월만에 “국가의 중장기적 문제 해결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협조와 연계를 이끌어낼 한국형 미래전략기구인 가칭 ‘국가미래전략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10일 NIA와 (사)국가미래정책포럼(이사장 오명, 건국대 총장) 주최로 열린 ‘미래예측과 국가미래전략 세미나’에서 김성태 NIA 원장은 미래기획위원회, 기획재정부, 청와대 비서실의 미래전략기능조직을 통합한 ‘국가미래전략처’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신설하자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장은 “기술, 사회, 글로벌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지만 미래지향적인 국정운영체제와 법제도가 미흡해 국정운영체계가 현안 해결 위주로 치우쳐 있고 분야별로 정책 시스템이 나눠져 있어 효율성이 낮다”며 “미래역량 제고를 위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보자원공유 플랫폼 마련 등을 위해 지식기반 인프라 구축, 선진 국정운영체계 수립 등으로 국정운영과 IT를 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국회에 미래상임위원회를 신설하고 민간 싱크탱크 기관, 각 부처 등과 상호 협력 체계를 갖춤으로써 한국형 미래전략기구로서 국가미래전략처를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03년 초에도 ‘국가정보화위원회’ 설치 주장
김성태 원장의 이런 주장에 관련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지난 2003년 초에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펼쳤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3년 초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국제정보정책전자정부연구소 소장)로 재직하던 때 ‘정보화추진위원회’,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정보화전략회의’, ‘정보화책임관협의회’ 기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추진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추진체계를 만들기 위해 국가정보화정책, 전자정부정책과 관련해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추진이 가능토록 기획권,?예산권,?조직권의 통합적 장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국가정보화의 하위 정책들이 상호 연계돼 통합적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추진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가정보화와 전자정부정책의 추진에는 전문능력이 매우 중요하므로 민간위원들의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정보화를 대통령이 담당하는 프로젝트로 만들어 대통령 직속의 강력한 통합체계 정립을 통해 조정력을 발휘하게 함으로써 부처간 할거주의와 이해관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구체적인 조직의 위상까지 제시했었다. 당시 김성태 교수는 “청와대에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국가정보화위원회(NIC)를 설치하고 국가 핵심전략으로서 국가정보화정책과 전자정부정책 등을 포함한 하위 정책들을 종합적으로 기획·조정해 이끌어 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NIC 위원장은 국가 CIO(최고정보책임자) 역할을 하도록 하고 NIC 위원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위원과 관련 부처CIO(차관)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국가미래전략처’ 신설 물밑 작업 중?
그가 오래 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NIC를 NIA 원장이 된 이상 더욱 구체화시켜 볼 요량인 것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렇게 분석하는 근거로는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하자는 미래전략기구인 가칭 ‘국가미래전략처’ 신설 주장을 과학기술부 장관,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 건국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오명 국가미래정책포럼 이사장이 배석한 행사에서 주장했다는 것이다.

	(사진1) 김성태(성균관대학교 국정관리대학원장) (사진2) 제타룡 전 서울시장개발연구원 원장 (사진3) 배규한 국민대 교수(미래기획위원회 위원)

오명 이사장은 이날 ‘미래예측과 국가미래전략 세미나’ 개회사에서 “또 다른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총체적인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국정운영시스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분야를 초월해 미래 전문가들이 모인 이 자리가 민족의 번영과 국가의 지속발전을 실현시킬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제국 행안부 국정과제실시간관리추진단장, 제타룡 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원장, 권기헌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교수, 배규한 국민대 교수(미래기획위원회 위원), 이재은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장, 오규택 기획재정부 미래전략과장, 위금숙 위기관리연구소장,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김성태 원장이 ‘지식기반인프라 국가미래전략’, 박제국 단장이 ‘21C 한국형 국가미래전략’, 제타룡 전 원장이 ‘세계의 트렌드와 미래전략과제’, 이재은 소장이 ‘위기관리 국가미래전략’이란 주제로 발제했다. 또 발제자 모두와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장, 오규택 기획재정부 미래전략과장, 위금숙 위기관리연구소장,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토론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