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주식 등 보유재산과 담당직무와의 연관성이 있는지를 처음으로 심사한다. 3월 중 접수를 받고 4월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심사한 후 보유재산과 직무와의 연관성이 밝혀지면 전보 등 인사조치를 내리게 된다.

이는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대책｣, 일명 '박원순법'을 통해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것으로, 작년 10월 ｢서울특별시 공무원 행동강령｣과 ｢서울특별시 지방공무원 징계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을 마친 상태다.

또, 청탁에 노출될 소지가 많은 4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분기별 1회 청탁 내용 의무등록제를 시행하고, '특별등록기간'을 운영해 청탁 등록 문화를 조성해나간다.

퇴직공직자의 이른바 '관피아' 문제 방지를 위해서 ｢퇴직공직자 행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예컨대, 서울시 퇴직공직자는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맡았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시는 공직자가 대가성, 직무관련성을 불문하고 단돈 1,000원이라도 받으면 처벌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14년 8월 발표한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대책｣, 일명 '박원순법'의 세부 실행 계획을 이와 같이 확정, 즉시 시행한다고 5일(목) 밝혔다.

작년 9월 비리신고‧공익제보 온라인 창구 '원순씨 핫라인' 개설과, 10월 ｢서울특별시 공무원 행동강령｣과 ｢서울특별시 지방공무원 징계 등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제도 정비를 완료한 데 이어, '박원순법'을 한층 본격화하는 것이다.

3대 핵심 골자는 ▲ 3급 이상 공직자에 대한 이해충돌여부 심사 ▲ 4급 이상 공직자 청탁 등록 의무화 등 청탁 등록 활성화 추진 ▲ 퇴직공직자 행동 가이드라인 마련이다.

'박원순법'의 핵심인 이해충돌여부 심사는 3급 이상 공무원을 최종 대상자로 결정했으며, 본인은 물론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보유재산과 소관 업무간 연관성을 심사한다.

시는 지난 2월 개최한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공‧사익간 이해충돌은 주로 고위직에서 이뤄지기 쉬운 만큼 이해충돌 심사 우선 대상을 주요 정책을 세우고 의사결정력을 가진 3급 이상 실‧국‧본부장으로 하기로 정했다.

신청한 사람만 심사하는 자발적 참여가 전제로, 현재 대상에 해당하는 실‧국‧본부장은 총 52명이다.

시는 13일(금)~31일(화) 대상자 접수를 통해 심사청구서, 정기 재산변동신고서, 최근 1년간 추진업무내역자료를 제출받아 4월 중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해충돌 여부 심사를 법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공직자윤리법｣개정을 작년 11월 건의했으며, 법 개정 전이라도 시가 독자적으로 실시해 공직 혁신을 주도해나가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시가 건의한 ｢공직자윤리법｣ 개정 내용은 3급 이상 공무원의 재산등록 심사시(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심사) 이해충돌 여부도 함께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심사는 공통 및 재산항목별(▴부동산 ▴주식 ▴출자지분 및 출연재산) 종합심사를 통해 본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보유재산과 소관 업무간 직무관련성을 판단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공통항목은 보유재산과 관계있는 기관의 경영 또는 재산상 권리에 관한 상당한 정보를 입수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지휘·감독 사항 포함)관련성 여부다.

심사는 시 자체 '이해충돌예비심사위원회(가칭)'의 직무관련성 판단 여부 예비 심사 → 공직자 재산등록 심사를 처리하는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의 자문(본 심사) 순으로 진행된다.

심사 결과 이해충돌 항목이 발생할 경우 3가지 조치(▴직무참여 일시중지 ▴직무대리자 지정 ▴전보)가 사안에 따라 이뤄지며, 청구자 본인과 인사담당 부서에 통보된다.

시는 공직자의 온라인 청탁 등록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탁등록시스템 개편 ▴4급 이상 간부 의무등록제 시행 ▴청탁 특별등록기간 운영 등을 추진해 청탁 예방을 위한 선제적‧자정적 노력에 나선다.

공직자는 부당한 지시, 부탁, 외압 등으로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행정포털 내 '청탁등록시스템'에 청탁 내용을 등록할 수 있다.

청탁등록 제도가 활성화되면 부정청탁을 받은 공직자는 등록을 이유로 청탁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되고, 청탁자는 자신의 청탁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돼 향후 부정청탁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청탁등록시스템'을 행정포털 메인화면에 노출시켜 접근성을 높이고, 3단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공직자 스스로 등록 대상 여부를 쉽게 판단해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탁을 받은 공직자가 안심하고 등록할 수 있도록 청탁등록사항은 시장과 감사관만 열람가능하게 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다.

4급 이상 간부 '의무등록제'는 청탁에 노출될 소지가 많은 본청, 사업소 4급 이상 공직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매 분기별 1회 이상 청탁 내용을 등록해야 한다.

청탁 받은 사실이 없더라도 ‘해당없음’을 등록해 청탁 등록 문화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청탁 특별등록기간은 매 분기별 첫째 주로 지정·운영한다. 지난 분기(3개월) 동안에 청탁을 받았으나 등록하지 못한 청탁사실을 특별등록기간에 일괄 등록하면 된다.

공직자가 정기적으로 청탁등록시스템에 접속해 자신이 청탁받은 경험이 있었는지를 자가점검해봄으로써 자율적인 감시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시는 취지를 설명했다.

시는 청탁을 등록한 직원이 청탁으로 인한 인사고충이 발생했을 때 우선적으로 직무 재배정이나 전보 등 인사상 우대하고, 청탁등록 우수 직원에게는 사안의 경중을 감안해 부조리 신고에 준한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은 13일(금) 오전 10시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청탁등록 시연행사｣를 갖고, 직접 청탁등록시스템에 청탁내용을 등록해보며 직원들을 독려한다.

퇴직공직자 행동 가이드라인은 퇴직공직자가 준수해야 할 관련 법규와 권고사항을 상세히 소개하며, 3월부터 퇴직 예정자 대상 강좌에 교육자료로 제공하는 등 직원 교육에 활용된다.

직원들이 상시 접할 수 있도록 시 행정포털▸업무데스크▸｢감사｣ 항목에 게시하고, 주요 내용을 재구성해 '조사이야기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이다.

주 내용은 개정된 공직자 윤리법과 시 공무원 행동강령을 반영해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업무취급제한 및 행위제한 ▴퇴직 후 재산 변동사항 신고 ▴부당이익수수금지 ▴ 이해관계로부터의 독립 등이다.

한편,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방안｣은 ▴공‧사익간 이해충돌 방지제도 신설 ▴퇴직자 재취업 부패 등 '관피아' 근절 대책 ▴부정청탁 근절 시스템 마련 ▴금품수수 공무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강화 등이 주 내용이다.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 개정('14. 10) 내용은 ▴직무회피 이해관계 대상자를 본인 위주에서 본인･배우자 및 본인･배우자의 직계존비속까지 확대 ▴학연･지연･종교 등 연고관계에 기인한 직무회피 대상자를 추가 등이다.

임동국 서울시 조사담당관은 “공직사회 혁신대책은 부패와 비리에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청렴에 있어서만큼은 서울시가 시민들의 기대 수준에 부응하고 다른 공공기관의 기준이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해나가겠다”며 “서울시의 공직사회 혁신대책이 전체 공직사회의 변화를 유도하는 나비효과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기관리경영 - 이정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