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도시(U-시티)가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각광 받고 있는 가운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행안위의 소관부서인 행정안전부가 유비쿼터스 도시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한 양동 작전을 펴고 있다. 국회에서는 유비쿼터스 도시의 활성화라는 공동 목표 아래 이와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는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공무원과 기업 학계 등이 참여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나라당 조진형 위원장은 지난해 12월8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U-City 미래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국회 각 상임위 위원장을 비롯해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이윤성 국회부의장,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등 50여명의 국회의원과 김영호 행안부 1차관 정남준 행안부 2차관을 포함한 정계·관계·학계·업계 등에서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유비쿼터스 도시(U-시티)법’ 주관부처인 국토해양부의 국토해양위원장이 아닌 활성화 정책을 수립중인 행정안전부의 담당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장이 주최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KT가 바라보는 U시티

이는 지금까지 유비쿼터스 도시와 관련해 국토부가 법 제정을 통한 규제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활성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기업의 비판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유정현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1부 행사에서 행안위 조진형 위원장은 “유비쿼터스 도시 구축은 IT 강국의 장점을 극대화해 국가경쟁력과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는 산업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건설과 첨단 IT가 결합된 최첨단 산업으로 차세대 융합 분야의 새로운 성장 엔진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인 만큼 우리 모두가 거시적 안목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회 이윤성 부의장은 “조진형 위원장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유비쿼터스 도시라는 어려운 주제를 들고 나온 것은 미래 성장 동력인 유비쿼터스를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미래 지향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유비쿼터스 도시는 행정안전위, 국토해양위 등에 다 걸려 있는 만큼, 중앙 정부에서 계획을 잘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오늘 행사에 각 상임위의 위원장들을 모두 초청한 것은 유비쿼터스가 한 두개 부처가 아닌 거의 모든 부처에 관계된 사안이라는 점을 조진형 위원장이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수도권에 제조업 공장을 허용하는 등의 정책보다는 유비쿼터스 도시와 같은 첨단 개념을 먼저 도입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수도권 경쟁력이고 지방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는 길”이라고 밝혔다.

	U시티토론회

국토해양위 이병석 위원장은 “유비쿼터스 도시는 ‘인간 생체와 부딪히는 곳에서 한 치의 불편함도 느낄 수 없는 최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의 대융합’을 일컫는다”며 “젊은 사람도 갖기 어려운 미래 첨단 분야에 대한 안목을 갖고 있는 조 위원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유비쿼터스 도시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부 행사에 이어 진행된 ‘U시티 현안과 미래 이슈’ 토론회에는 건국대 정보통신대학 한선영 학장과 고려대 컴퓨터정보학과 정창덕 교수, 국토해양부 이영근 도시정책관, 행정안전부 정헌율 정보화기획관, 인천광역시 윤석윤 기획관리실장,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강용근 도시관리본부장, KT U시티 컨설팅담당 박진식 상무 등이 참여해 유비쿼터스 도시에 대한 미래를 진단하고 제언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장관 원세훈)는 2008년 12월17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중앙?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및 기업체, 학계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2회 u-City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국제세미나 유비쿼터스 도시 서비스간 상호 호환성 확보와 운영방안 등 그간 제기된 이슈에 대해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유비쿼터스 도시 추진을 위한 각국의 정책 및 정보화 모델, 서비스 구현 기술 및 솔루션 현황 등 최신 트렌드도 보여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비쿼터스 도시 구축의 주체인 지방자치단체들은 중앙·지방정부·사업시행자가 함께하는 거버넌스 체계 확립을 유비쿼터스 도시 성공의 선결 과제로 꼽았다. 이는 유비쿼터스 도시 운영비 부담을 놓고 벌어지는 중앙정부, 지자체, 시행사간 논란을 포함해 다소 모호한 실정인 시행 주체간 역할분담과 현황을 반영한 것이다. 또 유비쿼터스 도시 실현을 위해서는 건설업계와 IT업계간 유기적인 협력과 조화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류화선 파주시장은 “지난해 9월29일 시행된 ‘유비쿼터스 건설 등에 관한 법률’은 유비쿼터스 건설을 계획적이고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하지만, 운영하고 관리해야할 지자체의 입장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꿈의 도시라 일컬어지는 유비쿼터스 도시가 현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학계, 관련 산업의 힘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최문기 원장은 ‘국내 u시티 발전을 위한 정책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건설 산업계에서 바라보는 유비쿼터스 도시와 IT 산업계에서 바라보는 유비쿼터스 도시는 다소 간극이 존재하여 이들 주체간의 유기적인 협력과 조화를 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KT가 참여한 동탄U시티 조감도

이날 행사에서는 강원도 김화종 U강원정책실장이 ‘국토연구원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u시티 시행주체간 역할분담 방안’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약 53%가 유비쿼터스 도시는 ‘기존 정보화사업과 차별화 된다’고 답했으며, 유비쿼터스 도시에 대한 총괄부서와 관련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약 34%가 ‘지자체장 직속으로 신설된 전담조직’, 약 26%는 ‘정보화사업담당부서’라고 답했다. 또 구축에 있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운영비 분담방안 및 재원마련 방안(32%)’이 꼽혔다.

김화종 실장은 “조사 결과 유비쿼터스 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도시 중심의 보편적인 유비쿼터스 도시 모델 정립과 지자체내 유비쿼터스 도시 업무를 이해하는 부서의 설립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유비쿼터스 서비스는 현재의 도시 서비스에서 진화해야 하고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재원은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 지자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국제세미나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미국 OGC의 칼 리드 CTO가 ‘u시티 거버넌스를 위한 상호운영성과 표준의 중요성’을 주제로, 두바이 소재 미국 사르자대학의 팔라투체릴 교수가 ‘행정서비스를 위한 도시정보화 모델’을, 일본 정보통신연구기구(NICT)의 시모조 신지 박사는 ‘오사카시의 u시티 활용과 지역정보화 개선 방안’에 대해 각각 강연했다.

침체된 IT 산업계가 부활을 위해 기대하는 것이 유비쿼터스 도시 구축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제정과 관련된 법이 올해는 효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가 기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법안이 행정안전부 주도로 마련된 ‘국가정보화기본법’이다. ‘정보화 촉진에서 정보화 활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겨냥한 이 법은 국가 정보화의 기본 틀은 물론이고 추진체계까지 정비하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정부가 국가정보화기본법과 더불어 마련한 ‘국가정보화 기본계획’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선포한 정보화 청사진으로, e코리아·u코리아를 한단계 뛰어넘는 새로운 정보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본격 시행될 예정인 ‘국가공간정보법’과 ‘공간정보산업진흥법’의 제정은 ‘공간정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보화 구심체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통산업과 IT의 대표적 융합모델인 공간정보산업은 측량, 위성영상 정보 획득 및 처리, 위치기반서비스,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 첨단 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교육산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미래 산업으로, 정부는 이 국내 공간정보산업을 세계 5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향후 5년간 대대적인 투자와 시장을 창출을 추진한다. 지난해 시행에 들어간 ‘유비쿼터스 도시의 건설 등에 관한 법률(일명 u시티법)’도 정보화가 가장 낙후된 건설산업에 IT의 옷을 입히는 ‘대규모 정보화 프로젝트’의 기본 틀이 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유비쿼터스 도시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법을 가지고 있는 국토해양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활성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자 항변이다. 하지만 국회 행안위와 행안부가 주도적으로 나서며 유비쿼터스 도시 콘텐츠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업계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 꿈의 도시를 세운다는 취지하에 추진되고 있는 유비쿼터스 도시 계획이 올해에는 과연 얼마만한 성과와 진척을 보일지, IT를 비롯한 타 산업분야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 귀추가 모아진다.

한편 국가성장은 물론 업계의 불황타개를 위한 핵심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는 유비쿼터스 도시가 자칫 거대한 재난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구상단계부터 안전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도시가 첨단화 거대화 고도화 될수록 안전에는 그만큼 취약해 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달콤한 열매만 보고 달려가기 보다는 열매 뒤에 숨은 독소들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위험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재난포커스 - 이규복 기자  kblee@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