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1, 5.8의 강진과 19일에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 발생으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국민안전처의 재난대응문자 늦장 발송,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마비, 지자체의 지진대응 안내 부족 등 재난에 대처하는 국민안전처 및 관련 공공기관, 지자체의 재난대응미숙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때문에 정부 및 공공기관, 지자체는 서둘러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과 내진보강 작업에 나서는가 하면 지진대책등 전면 재검토, 재난대응매뉴얼을 보완 및 수정하고 실제훈련을 기획하고 있다.

우선 부산시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지진 전문가를 6급 상당 전문관으로 채용, 초고층 건물이 밀집된 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진 대응 체계를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울산시는 지진가속도 계측기를 자체 분석할 수 있도록 지진 전문직 공무원 2명을 채용키로 하고 국민안전처에 요청했이다.
고리와 월성 원전, 석유화학시설 등 위험시설이 산재해 있지만 지진 관련 전문직 공무원이 없고 지진가속도 계측기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경기도와 충북도, 강원도, 경남도, 부산시, 광주시 등도 투자 우선순위를 정해 학교, 대피시설, 교량, 터널 등의 내진보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공공시설물의 내진 설계율을 끌어올리기로 했으며, 광주시는 재난관리기금 5억 6천 만원을 들여 각 구청에 지진가속도 계측기를 설치하고 인천시도 동구, 남구, 부평구, 옹진군 등 4곳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이 같은 재난대응조치는 재난발생 후 대처하는 ‘사후약방문식’ 재난대응이라는 시민들의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 및 공공기관들은 재난때마다 늘 재난매뉴얼정비 및 재난훈련들을 강화해 왔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그 의미을 퇴색시켰다.

때문에 평상시에도 지진 등 재난대응훈련 및 보완된 재난매뉴얼을 숙지하고 늘 준비하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모습이었다면 이번 경주지진과 같은 재난발생이 공공기관의 늦장대응 및  미숙한 재난대응대처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관련 경주 지진발생 13일전인 지난달 8월 30일 부산 북구(구청장 황재관) 구포시장주변에서 실시한 ‘2016 재난대응 안전부산훈련’이 다시금 시의적절한 때 훈련을 해 관심을 받고 있다.

당시 부산 북구는 ‘2016 재난대응 안전부산훈련’이라는 목적하에 ‘지진대피 및 현장훈련’ 진행을 중심으로 실시했다.

특히 부산 북구 지진대응 훈련은 다중이용시설인 재래시장의 상인회와 관할 지자체가 합동으로 실시하는 지진피해 예방을 위한 훈련을 실시했으며, 지진피해규모를 고려한 인명구조 및 행정지원 체계 점검과 협력체계 점검 등을 주목적으로 실시했다.

또 48시간을 재난골든타임으로 설정, 매몰자 구조 및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모든 방안 강구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던 부산 북구 ‘지진대피 및 현장훈련’등 재난대비훈련이 지자체별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모범사례로 남을 듯하다.

때문에 정부 및 각 공공기관, 지자체 및 유관단체의 경우 부산북구와 같이 준비된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하고 보완된 재난대응매뉴얼 구축이 늘 준비 되어야한다.

이와함께 이번 경주지진을 겪으면서 전 국민 및 재난안전에 대비하는 재난안전매뉴얼의 중요성과 매뉴얼 구축을 어떻게 하느냐가 또다시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의 재난매뉴얼은 기본적인 지침일 뿐, 예상 밖 재난상황에 대비하기 미흡하고, 각 부처 간 연계통합된 내용이 안 돼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즉 재난매뉴얼이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있으나마나한 서류뭉치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번 경주지진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재난전문가 양성 및 재난매뉴얼 구축 등을 교육하는 (사)한국비시피협회(국민안전처 소속) 정영환 회장은 “정부나 기업이나 재난전문가는 부처별 재난관리 담당자가 모여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협회가 재난매뉴얼까지 지원하는 협력체계를 구축 할 것 ”이라 말했다.

정회장은 재난매뉴얼의 중요성에 대해 “전 지구적 자연환경의 변화로 인해 각종 국가핵심기반 역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대형사고, 태풍, 호우, 집중호우, 홍수, 지진, 황사, 산사태, 가뭄 등의 자연재난과 대형화재, 붕괴, 침몰, 추락, 폭발 등의 인적재난, 또 최근 빈발하는 각종 전염병(메르스 및 구제역)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국가핵심기반 영역인 국가시스템, 금융, 교통, 수송, 전력, 정보통신, 주요 산업단지, 에너지, 원자력, 댐, 공중보건, 공공질서, 정부시설, 국가유물유적 등 각 분야가 위협에 노출되어 있어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 할 수 있는 재난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기관리경영 - 이정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