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체계에 드디어 ‘소방·방재’ 분류가 반영됐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은 지난 9월4일 과학기술기본법 제27조에 따라 인문사회분야에 ‘소방·방재’(SB1212) 분류를 포함하는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체계(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08-159호)를 개정ㆍ고시했다. 교과부는 이번 개정으로 인간, 사회, 인간과학 기술을 포함하는 인문사회분야 대분류는 기존 18개에서 17개로 통합했다.

반면 중분류는 140개에서 164개로, 소분류는 1124개에서 1253개로 확대하는 등 학문 간 세분화보다 유사 연구 분야를 통합하고 연구분야 포괄범위를 확대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 고시는 발령된 지난 9월4일부터 시행됐고 ‘훈령·예규 등의 발령 및 관리에 관한 규정’(대통령훈령 제248호)에 따라 발령 후의 법령이나 현실여건의 변화 등이 검토돼 폐지, 개정 등의 조치를 해야 하는 기한은 오는 2012년 9월3일까지다.

과학기술표준에 ‘소방·방재’ 분류 반영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체계에 인문사회분야는 역사, 철학, 언어학, 문학, 문화/예술/체육/관광(이상 인간), 정치학, 행정/정책학, 경제학, 경영학, 사회/인류학, 사회복지학, 생활/가정학, 지리/지역학, 심리학, 교육학, 법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문헌정보학(사회)18개 대분류(2008년 표준분류)에서 역사/고고학, 철학/종교, 언어, 문학, 문화/예술/체육, 법, 정치/행정, 경제/경영, 사회/인류/복지/여성, 생활, 지리/지역/관광, 심리, 교육,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문헌정보 등 14개 대분류와 뇌과학, 인지/감성과학,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3개의 인간과학과 기술분야까지 17개 대분류로 개정됐다. ‘소방·방재’ 분류는 대분류 ‘정치/행정’ 중분류 ‘분야별/유형별 행정/정책’의 12번째 소분류로 반영됐다.

“소방·방재학 정립에 큰 힘이 될 것”
이창섭 충청소방학교장은 “‘소방·방재 분류가 국가과학기술표준에 반영돼 소방학과 방재학이 정립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많은 대학에 소방·방재와 관련된 학과가 개설돼 있지만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50여개 대학에 방재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지만 대학마다 교육과목이 다르고 교육내용도 체계적이지 않다. 방재관련 학문·기술 등을 체계적으로 습득한 종합 시각을 가진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 제도 하에서는 개별법령에 의한 부분적 전문가만 양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은 지난 2008년 11월28일부터 2009년 5월27일까지 6개월간 한국방재학회와 ‘방재학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를 추진했고 대학에 방재학과 개설과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학문분류체계에 방재학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소방·방재학 표준교제 오는 12월에
소방학도 마찬가지로 체계적으로 정립되지 않아 소방관련 전문인력 양성·활용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소방교육훈련의 직무분야별 체계·이론 부족으로 효울성이 저하되고 소방전문인력의 객관적 기준 부재로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또 공공 및 민간분야가 상호 유기적으로 소방전문 인력을 양성·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취약하다. 특히 소방 이론의 분산으로 소방 정책의 방향성이 상실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체계에 ‘소방·방재’ 분류가 반영된 것은 소방·방재학이 공식적으로 ‘하나’의 분야로 인식될 계기가 됐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소방학과 방재학 각각의 표준교제 작업을 진행 중이고 오는 12월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