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신체·지역·경제 또는 사회 여건으로 인해 생활에 필요한 정보통신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에 대해 정보통신망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과 정보이용을 보장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협회가 설립됐다. 이 협회는 지난 9월1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사단법인으로 인가 받은 한국장애인정보격차해소지원협회(KOASA, Korea Accessibility Information Support Association, 이하 장정협)다. 장정협은 ▲웹 접근성에 대한 교육 및 관련 교육을 위한 평생교육시설운영 ▲웹 접근성 개선을 위한 진단사업 ▲웹 접근성에 대한 표준이행 확산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연구소 운영 등 다양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조사·연구를 통해 국가 정책에 반영시키고 국가 정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법인 허가를 받았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장정협은 행정안전부 산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실행조직인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필요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사회 여건이 몇 년 전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고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협회의 필요성이 대두돼 몇 개월간 각계 각층의 다양한 전문과들과 함께 장정협을 만들게 됐다”는 한상철 장정협 회장을 만나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재난포커스 - 윤성규 기자  sky@di-focus.com >

Q. 한국장애인정보격차해소지원협회(이하 장정협) 출범을 축하드린다. 현재 조직 등 장정협의 현재 현황은 어떤가?
A. 지난 9월15일 이사들과 모여 직원복무, 사무처운영, 지부운영, 회원, 회비, 이사회 등 전반적인 세부 규정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협회 운영을 위한 세부 규정들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협회 사무실은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 마련했고 조직은 총회, 이사회, 감사(1명), 회장(1명), 부회장(상근 부회장 포함 3명), 출판홍보실장, 장애인정보격차해소연구소장, 사무국장, 기획본부장, 정보화본부장 교육본부장 등 17명과 지부장 16명으로 구성될 것이다. 현재 확정된 조직도 있고 지부 등과 관련해 계속 확정해 나가야 하는 조직도 있다.

Q.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애인 관련 협·단체들과도 양해각서를 교환한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장정협도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가?
A. 우리는 행정안전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이미 인가를 받았다. 장애인 관련 협·단체들은 많은 데 정보격차 해소만을 전담하는 협·단체는 장정협이 유일하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도 장정협이 지난 9월1일 설립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 행정안전부 담당자들과도 구체적인 실무 추진은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지난 9월14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지난 9월22일에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장정협도 조만간 한국정보문화진흥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구체적인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Q. ‘무엇이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인지 쉽게 설명해 줬으면 한다.
A. 차별 받는 사람들의 실제행동과는 거의 무관하거나 전혀 관계없는 생각에 근거해 열등성을 부여하는 제도화된 관행을 통해 이뤄진다. 어떤 개인, 조직, 집단에 대해 자의적인 기준으로 불평등하게 대우해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주거나 배제시키는 것이다. 차별에는 직·간접적인 것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직접적인 것은 장애인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구별해 제한하거나 배제, 분리, 거부하는 등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간접적인 것은 형식상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가 없는 사람과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외에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유형에는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게 필수적인 편의제공을 거부하는 ‘정당한 편의제공 거부행위’가 추가된다. 또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내용이 담긴 문서, 도화, 영상, 공연, 음반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유포해 차별 행위를 조장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이런 내용을 포함해 지난 2007년 4월10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시행령은 2008년 4월10일 제정됐다. 이 법은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4월1일 시행됐다.

Q. 장애인 관련 법률을 이야기했는데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국가 차원의 법체계 정비 상황은 어떤가?
A. 정보화촉진기본법, 지식정보자원관리법, 정보격차해소법이 올해 5월22일 국가정보화기본법으로 통합됐다. 이어 국가정보화기본법시행령과 국가정보화기본법시행령도 올해 8월21일 전부 개정됐다. 국가정보화기본법 제4장 국가정보화의 역기능 방지 제1절 정보이용의 건전성·보편성 보장 제31조(정보격차 해소 시책의 마련), 제32조(장애인·고령자 등의 정보 접근 및 이용 보장), 제33조(정보격차의 해소와 관련된 기술 개발 및 보급지원)는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정보화기본법뿐만 아니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0조(정보접근에서의 차별금지), 제21조(정보통신·의사소통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의무), 제23조(정보접근·의사소통에서의 국가 및 지방자체단체의 의무)에서도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Q. 정부와 기업들은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
A.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서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정부 차원에서는 ▲정보격차 사전대응체계 구축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권 보장 강화 ▲취약계층의 정보활용 여건 개선 ▲글로벌 정보격차 해소 ▲유비쿼터스 한국(u-Korea) 실천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보격차 사전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체계적인 정보격차 대응을 위한 법·제도 정비 ▲정보격차 해소 정책의 효율적 추진체계 마련 ▲효과적인 정책 수립을 위한 조사·연구기능 강화 등이다.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권 보장 강화’를 위해선 ▲정보통신 접근성 향상 ▲농어촌 등 취약지역 정보이용 환경 개선 ▲취약계층을 위한 정보통신 기기 보급 등이다. ‘취약계층의 정보활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선 ▲정보화를 통한 소득창출 기회 제공 ▲취약계층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여건 조성 등이다. ‘글로벌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선 개도국 정보화 촉진 지원과 정보격차 해소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유비쿼터스 코리아를 이야기하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법, 제도 정비, 보안체계구축, 표준화 체계정비, 산업 경제 기반 조성을 통한 유비쿼터스 격차 해소에도 나서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는 대기업을 비롯한 각계 기업이 사회 공헌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취약계층의 정보화 교육 및 단말기 등의 지원, 그리고 장애인 및 저소득 계층에 대한 취업을 지원해서 소득을 통한 정보격차 해소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장정협에서는 국가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하루빨리 장애인 정보격차가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Q.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의 범위는 광범위할 것 같다. 우선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A. 전방위적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우선 중장단기적인 목표와 목표에 따른 단계별 계획이 나와야 한다. 지금까지는 법적인 근거를 만들고 흩어져 있던 관련 법들을 통폐합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목표와 단계별 실행계획을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실태 조사가 우선돼야 할 것 같다. 실태조사를 위해서는 단계별로 어디까지 어느정도 수준의 장애인 정보격차를 해소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장애 유형별과 정도별 기준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이를 위해 연구 용역과제를 공고했다. 오는 9월29일 ‘2009 웹 접근성 실태조사 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중앙행정기관(46개), 입법·사법·헌법기관(4개), 전자정부(20개), 광역 지방자치단체(1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232개), 공기업(24개), 준정부기관(80개), 국공립특수학교(20개), 국공립대학교(20개), 문화예술단체(20개), 공공도서관(20개), 종합병원(20개), 복지시설(20개) 모두 542개 기관에 대해 오는 12월 말까지 웹 접근성을 조사해 보고서를 만들 예정이다.

Q. 한국정보화진흥원에 통합된 옛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도 실태 조사는 매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이번 조사할 것과 다른 것이 있는가?
A.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국가 정책은 몇 년 전부터 추진됐다. 물론 웹 접근성과 관련된 실태조사도 꾸준히 진행돼 왔다. 이를 근거로 장애인 웹 접근성 준수의무는 지난 4월부터 오는 2015년까지 모든 공공기관과 민간기관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또 1단계로 지난 4월11일부터 모든 공공기관과 종합병원, 특수학교, 사회복지시설 등에 적용됐다. 이미 행정안전부는 장애인 차별금지법 적용에 앞서 웹 접근성 준수실태 점검과 개선점 발굴을 위해 2008년 말 현재의 공공기관 대표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 웹 접근성 수준은 평균 81.0점으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나 일부 기관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실태조사 기준 자체가 몇 년 전의 틀과는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보격차를 ‘정보를 가진 자’와 ‘정보를 갖지 못한 자’의 측면에서 바라 봤다면 이제는 인터넷 이용 내용측면에서의 차이를 반영한 정보차이(Digital Differentiation) 측면으로 바뀌어야 한다. 누가 정보를 이용하는지 이용하지 않는지 차원을 넘어 어떻게 정보를 이용하고 있는지 왜 그런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사상이 이번 웹 접근성 실태조사에 반영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웹 사이트들이 아주 많은 데 장애인들이 하루빨리 정보격차를 해소해 줬으면 하는 분야도 있을 것 같다.
A. 비장애인 장애인 나눌 필요 없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비장애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웹 사이트부터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에 나서야 한다. 국가 기관의 세금이나 서류 때문에 정부 기관의 웹 사이트를 얼마나 많이 장애인들이 이용하겠나? 가장 많이 이용하고 싶은 것은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의 웹 사이트일 것 같다. 또 인터넷 홈 쇼핑도 비장애인이 많이 이용하는 웹 사이트이다. 장애인도 좋은 물건을 값싸게 이용할 권리가 있다. 전체 고객 중에서 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면 당연히 회사 자체에서 정보격차 해소에 나서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공공성이 높은 기관의 웹 사이트부터 정보격차 해소에 나서고 사회공원 차원에서라도 50대 그룹 관계사들이 점차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에 자발적으로 나선다면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까지 웹 사이트 이용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이를 조사·연구하고 홍보하는 데 장정협에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