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청장 강희락)이 고려대학교(총장 이기수) 등과 함께 지난 9월16일부터 2일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2009 국제 사이버범죄대응 심포지엄(ISCR 2009, International Symposium on Cybercrime Response)’을 개최했다. ‘사이버위협의 최근 이슈와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공동으로 외국수사기관(인터폴, FBI), 국내 주요 IT(정보기술) 기관장, 관련 전문가 등 35개국 75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400여명이 참석했다. ‘7.7 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계기로 ‘사이버테러’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전문가들이 사이버위협의 최근 동향을 공유했다. 또 사이버테러 공격의 도구가 되고 있는 ‘사용자 PC 보안대책’ 등 각 국가 간의 협력방안 등이 논의됐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
지난 9월16일 첫날 행사는 정태명 한국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CONCERT) 회장의 ‘컴퓨터보안과 국제협력의 필요성’이라는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마크스 로저스(Marcus Rogers) 퍼듀대학교(Purdue Univ. 미국) 사이버 포렌식(forensic)학과 교수도 ‘디지털증거의 문맥과 의미 이해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두 기조연설은 ‘국제적 위협’이라는 부제 하에 발표됐다. 이어진 개회식에는 강희락 경찰청장이 개회사를, 이기수 고려대총장이 환영사를,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과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이 축사를 전했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세 번째 세션에는 ‘도전 : 사이버위협의 최근 이슈’ 부제 아래 7명이 발표했다. 조시행 안철수연구소 상무의 ‘사이버공간에서의 타깃팅 공격’, 이응세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의 ‘사이버범죄와 지적재산권 보호’, 이명수 KISA 단장의 ‘DDoS 대응과 향후 대응체계’, 김현수 이씨플랫폼 포렌식 연구소장의 ‘무결성을 보장하는 모바일 데이터획득’, 찰스 말레리(Charles Mallery) 미 FBI(연방수사국) 본부 컴퓨터 분석대응팀장의 ‘디지털증거 : 현대수사의 핵심’ 등이 발표됐다. 한편 법집행기관만 참석한 2일차 회의는 비공개로 열렸다. 2일차 회의에는 일본, 대만,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의 수사사례 발표가 진행됐고 ‘사이버범죄와 국제협력의 중요성’, ‘사이버범죄에 대한 공공부문의 대응’ 등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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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강희락 경찰청장
사진2.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사진3. 이기수 고려대총장
사진4.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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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조수사 시급”
강희락 경찰청장은 개회사를 통해 “65개국 430여대의 서버가 해킹당하는 글로벌 공격이 이어져 세계 각국의 공조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첨단 정보통신은 사이버경찰에게는 위기이자 큰 재앙일 수 있어 어느 한 나라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고 서로 협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명 CONCERT 협회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14억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환경의 성장은 인터넷 범죄와 같은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왔다”며 “개인 정보보호에 관련한 범죄가 이로 인한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명 협회장은 또 “사이버범죄는 2, 3차 공격의 형태로 등 다양한 공격방법으로 사이버 범죄 예방에 큰 어려움이 초래됐다”며 “국가 간의 정보공유와 사이버범죄를 막기 위한 공조 수사 체계 등이 구축돼야 인터넷 환경이 안전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시행 안철수연구소 상무는 ‘사이버공간에서의 타깃팅 공격’이라는 발제를 통해 “이번 DDoS 사태는 공격대상 사이트와 일정이 계획돼 있었고 그대로 이뤄진 후 날짜가 공개되는 보기 드문 형태”라고 설명했다.
‘사이버테러 중장기 종합대책’
강희락 청장은 “경찰이 제 역할을 못하면 인터넷을 통한 국제 사회 경제 위협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DDoS 사건을 계기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이버테러 중장기 종합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이 첨단 시설 도입 등을 골자로 수립 중인 ‘사이버테러 중장기 종합대책’은 지난 9월11일 정부가 최종 확정한 ‘국가사이버위기 종합대책’의 세부 대책으로 포함될 계획이다. 이 종합대책에는 ‘사이버테러 대응과 범죄자 추적 및 수사를 위한 첨단 시설 도입’, ‘전문인력 확충’, ‘FBI 등과 협력 루트 확대’, ‘인력 확충’ 등의 내용을 담아 올해 하반기 중 발표되고 예산 등의 문제로 오는 2010년에 적용될 전망이다.
“디지털 증거 분석, 현대수사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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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 한국CSO(Chief Security Officers)협회 회장(煎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이 지난 9월14일 국회 입법조사처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7.7 DDoS 대란 현안 간담회’에 초청돼 ‘7.7 DDoS 대란 교훈과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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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말레리 미 FBI 본부 컴퓨터분석대응팀장은 ‘디지털 증거, 현대수사의 핵심’이라는 발제를 통해 “디지털 증거 분석 업무는 급증하는 가운데 이를 전담하는 수사관의 부족하고 이는 FBI 뿐만 아니라 모든 수사기관이 고민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증거를 통합적으로 수집해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현대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찰스 말레리 팀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디지털 증거’를 수집키 위해 해당 하드디스크를 복제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할애됐다. 자료를 요청한 수사기관의 분석 재촉을 뒷받침 할 인력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FBI는 포렌식 전문 수사관을 확대하고 컴퓨터분석대응팀에 할당된 업무 중 일부를 일반 수사관 등에게 분담했다.
또 각 지역에 흩어져있는 수사관들의 디지털 증거를 하나로 모아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난 2000년에 중앙화된 대용량 저장 시스템을 구축했다. 찰스 말레리 팀장은 “미국 전역에 흩어져있는 수사 자료를 하나로 모으니 필요한 자료만 색출할 수 있게 됐다”며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네트워크를 일원화하다보면 보안상 허점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철저한 망분리를 통해 취약점을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포렌식 전문 인력 양성 시급”
찰스 말레리 팀장은 “FBI 중앙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체계적으로 나눠 정보유출 사고에도 대비하는 등 사이버범죄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과제는 남아있다”며 “분석대응팀은 진화하는 포렌식 관련 툴을 다룰 역량을 키워야 하고 수사관, 분석가 등이 포렌식에 대한 이해를 더욱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찰스 말레리 팀장은 또 “첨단화된 수사 환경을 위해서는 작업 공간, 냉각·보안시스템, 포렌식 툴과 장비 등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매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지만 가상화 등 신기술을 도입해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찰스 말레리 팀장은 특히 “철저한 훈련을 거친 포렌식 수사팀과 그들의 업무를 지원해주는 통합시스템 구축이 지금의 FBI 명성을 갖게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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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