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근무하거나 1일 1인이 교대로 근무해 구급차 출동 시 불가피하게 구급대원 1인이 출동, 적절한 응급조치를 못하는 현실이 바뀔 수 있을까? 당장은 어렵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갖고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응급의료상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방소방기관 설치에 관한 규정’에 따라 도서·산악지역 등 119안전센터의 신속한 출동이 곤란한 지역이나 119안전센터가 설치되지 아니한 읍·면 지역 등에 119지역대를 설치·운영토록 하고 있다. 지난 3월 현재 전국에 설치돼 있는 119지역대 현황에 따르면 623개소 중 구급대원 2인 이하가 근무하는 380개소는 격일로 1명이 근무하거나 1일 1인이 교대로 근무해 구급차 출동 시 불가피하게 구급대원 1인이 출동, 적절한 응급조치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119 구급차에 응급구조사 없이 운전 소방관 1인만 출동해 환자가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시정하라며 정우택 충청북도지사,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박진영 청주동부소방서장에게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권고했다고 10월22일 밝혔다. 박진영 청주동부소방서장에게는 구급차 등이 출동시 응급구조사 1인이 포함된 2인 이상의 인원이 탑승토록 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8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9조의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관할 소방기관의 운영실태를 분석하고 이를 상급기관에 보고하는 등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토록했다.
또 청주동부소방서의 감독기관인 정우택 충청북도지사에게는 청주동부소방서장에게 권고한 내용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지원토록 지시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에게는 전국 소방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8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9조의 준수 여부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유사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조치는 남모씨가 “119 구급차에 응급구조사 없이 운전 소방관 1인만 출동해 심장병으로 쓰러진 처남 안모씨가 병원 이송 과정에서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뇌손상을 입었다”며 지난해 7월 진정한 내용의 결과이다.
사건 경위에 대해 박진영 청주동부소방서장은 “응급구조사가 탑승할 수 있는 A지역 119안전센터는 사건현장에서 30분정도 소요될 것으로 판단해 현장에서 5㎞ 거리에 있는 B지역 119지역대의 구급대를 출동시켰다”며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지방소방장 이모씨는 24시간 격일제 근무를 하면서 소방차 출동과 구급차 출동을 겸직해야 하는 이른 바 ‘나홀로 소방관’으로 구급차 운전을 하면서 응급처치를 병행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박 서장은 또 “환자 안모씨는 지체할 경우 심장정지가 예상되는 긴급 환자로 판단하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고 답변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8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9조에는 구급차 등이 출동하는 때에는 응급구조사 1인 이상이 포함된 2인 이상의 인원이 항상 탑승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구급차에 응급구조사 탑승 없이 소방관 홀로 출동한 행위는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자에 대해 적절한 응급의료 조치를 취하지 못한 행위는 ‘헌법’ 제10조 및 제12조,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2조 제1항에서 보호하고 있는 국민의 생명권 및 건강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또 “‘헌법’ 제34조 제6항 및 제36조 제3항에서 기인하는 국민의 건강 보호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국 침해조사과 조정희 조사관은 “각 기관에 권고한 것은 일주일 전에 이미한 것”이라며 “아직 어떻게 하겠다는 회신은 없는데 한달 정도 기간을 두고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 노력에 대해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정희 조사관은 또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지 않고 해당기관이 얼마나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그리고 노력해 나가는지는 확인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 한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난 3월 현재 현황을 어떻게 조사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난 8월31일 현재 전국의 구급대는 모두 1305개소이고 2교대 구급대 중 1인 출동 구급대는 71곳, 3교대 구급대 중 1인 출동 구급대는 6곳”이라며 “2교대 1인 출동 구급대는 충북이 31곳, 충남이 22곳, 전남이 18곳이고 3교대 1인 출동 구급대는 대구가 6곳”이라고 설명했다.
< 재난포커스 - 윤성규 기자 sky@di-focus.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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