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청장 박연수)은 재해위험을 사전에 해소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8879억원 규모의 ‘2010년 재해예방사업’을 조기추진 한다. 지난 10월28일 소방방재청은 ‘2010년 재해예방사업 조기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재해예방사업 조기추진기획단’을 발족했다. 박연수 청장은 “대상사업 총 805개소에 대한 재해예방사업을 내년 2월 이전에 90%이상 조기 착공해 우기 전까지 전체 사업의 60%이상을 완공할 계획”이라며 “소방방재청의 사활을 걸고 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재난포커스는 소방방재청 주관 하에 각 지자체별로 추진하고 있는 내년도 재해예방사업 추진계획을 점검해본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소방방재청은 지난 10월28일 상습침수·붕괴 등 재해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하루빨리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2010년 재해예방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내년사업을 ‘우기 전 완공’, ‘재해에 선제적 대응’, ‘사업효과 극대화’를 목표로 재해예방사업 조기추진기획단(이하 기획단)도 구성했다. 특히 소방방재청은 내년사업의 조기추진을 위한 전략과 지자체별 조치사항·계획들을 논의키 위해 지난 11월3일 시·도 재난관리담당과장 회의를 개최했고, 11월5일부터는 14개 시·도별로 시·군·구 관계자들을 모아 내년 사업의 조기추진을 위한 회의가 각 시도의 일정에 맞춰 열리고 있다.

재해예방사업 조기추진기획단

	충남 공주시 정안면 내문리 내문천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공사 현장

강병화 소방방재청 방재관리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앙 기획단은 재해위험지구 사업반, 소하천 및 우수저류시설 사업반, 기술지원반 이렇게 3개반 17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재해위험지구 사업반과 소하천 사업반은 재해경감과 공무원으로 각 5명씩 배치됐고, 이들은 지자체 담당자를 맨투맨으로 연결해 상시 추진상황을 독려하고 지원한다. 또 기술지원반에는 국립방재연구소 박사 2명과 민간전문가 3명(안재현 서경대 교수, 박용섭 이산 기술사, 정종호 하존이엔씨 기술사)도 참여했다.

특히 시·도와 시·군·구에도 각각 기획단을 구성해 중앙 ‘17명’, 14개 시·도 ‘157명’, 157개 시·군·구 ‘1865명’ 이렇게 총 2039명으로 운영된다. 기획단은 내년 6월30일까지 실시설계, 보상, 각종 행정절차를 사전에 이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재해예방사업에 대한 현장점검, 품질관리, 기술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강병화 소방방재청 방재관리국장은 “이전 재해예방사업은 업무절차상 정부예산이 확정된 후 다음해 1월에 설계를 시작해 4월 이후에나 공사를 착공하고 하반기에 완공하는 수순을 밟았다”며 “하지만 작년의 경우 정부예산이 확정되기 이전인 10월부터 실질설계나 사전준비를 완료했고, 예산 성립 전 집행이나 긴급입찰 등의 각종 예방사업·제도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강 국장은 또 “작년 11월1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조기발주 추진단을 구성·운영한 결과, 올해 2월까지 90% 이상이 조기완공 됐다”며 이번 재해예방사업 조기추진기획단의 설치목적을 밝혔다.

총 사업비 8879억원, 전국 805개소 정비
‘2010년 재해예방사업 조기추진 계획’에 따르면 내년사업의 총 사업비는 8879억원으로 재해위험지구 정비에 5138억원(국비3083, 지방비2055), 소하천 정비에 3143억원(국비1572, 지방비1571), 우수저류시설 설치에 598억원(국비364, 지방비234)이 배정된다. 또 침수위험지역 125개소, 붕괴위험지역 26개소 등 ‘재해위험지구’ 184개소를 정비하고 ‘소하천’ 607개소(384㎞)의 정비, ‘우수저류시설’ 14개소를 설치해 전국 총 805개소에 대한 정비가 진행된다.

소방방재청의 내년 재해예방사업의 조기추진 전략으로는 ▲중앙, 시·도, 시·군·구별 조기추진 기획단 구성 전담관리 ▲조기발주를 위한 예산 성립전 사용, 긴급입찰 등 각종제도를 적극 활용 ▲올해 12월까지 실시설계 등 조기착공 준비 완료 ▲조기발주 분위기 확산을 위한 1월 중 기공식 개최 ▲토공, 수충부 호안, 배수펌프장, 유수소통지장 공작물 등은 우기 전 우선시공 ▲조기발주 및 준공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는 인센티브 부여 등이 있다.

소방방재청의 내년사업 추진계획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먼저 올해 말까지는 ‘조기발주를 위한 사전준비’기간이 된다. 각 지자체는 올해 집행 잔액과 지방비를 활용해 공사를 추진하는 모든 지구를 대상으로 실시설계를 추진하고, 실시설계가 완료된 지구는 국고 확정통보와 동시 발주가 가능토록 단가조정 등 입찰을 위한 설계내역서 보완을 완료한다.

	지난 11월3일 소방방재청은 14개 시ㆍ도 재난관리담당과장들과 재해예방사업 조기추진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또 실시설계 완료지구의 경우 올해 11월중 감정평가 의뢰와 보상협의에 착수하고, 실시설계 추진지구는 실시설계완료 전에 용지도·편입용지조서를 우선제출 받아 감정평가를 의뢰한다. 특히 내년도 사업계획에 대한 지역주민 설명회를 올해 12월 이전에 열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사업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사전에 대응한다. ‘조기발주와 착공’단계는 2010년 2월 이전 모든 사업장이 착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각 지자체별로 소하천 사업 등 소규모 공사는 공사기간을 내년 6월30일 이전까지, 대규모공사는 12월30일까지로 하고 공사계약은 가급적 총괄계약을 실시해 매년 공사입찰, 계약 등 공사발주로 소요되는 행정절차를 단축한다. 또 입찰공고 기간을 단축키 위해 긴급입찰 제도를 활용하고, 부득이 지방비를 당초예산에 반영치 못한 지구는 예산 성립전 사용제도를 활용 조기발주를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공사 추진’ 단계는 내년 한해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각 지자체는 사업장별 책임감리제를 최대한 활용하고 소규모 사업장은 통합해 통합감리제를 운영해 부실방지 등 품질관리대책을 강구한다. 또 분기별이나 주요공정별 기성금 지급을 통해 사업의 효율성과 자금흐름 원활화를 도모한다. 특히 토공, 수충부 호안, 배수펌프장, 유수소통지장 공작물 등을 우선시공해 우기철 공사장 피해를 사전에 예방한다.

토지수용문제
대부분의 시·도, 시·군·구 담당자들이 재해예방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문제로는 토지수용문제를 꼽았다. 한 시·도 재난관리담당 공무원은 “재해예방사업을 진행하는데 편입되는 토지들에 대해 토지소유자들이 협의를 거부하는 경우 사업이 더디게 진척될 수밖에 없다”며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받아서 낸 감정평가액을 제시하면 몇몇 토지소유자들은 ‘나라에서 사는 땅이니 비싸게 받아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인식으로 버티기를 한다”고 밝혔다.

이 공무원은 또 “적은 평수가 겹치는 경우 소송을 걸기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 시·군·구 재난관리담당 공무원은 “인접한 위험지구 주민들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재해예방사업을 진행치 못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두 위험지구가 맞닿는 부분의 물줄기를 어느 구역으로 돌릴 것인가?’를 두고 양쪽 주민들의 의견을 조정하는 문제로 사업을 진행치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감정평가액은 공시지가보다는 높고 시세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책정된다. 보상을 받는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가격도, 그렇다고 부당한 가격도 아니다. 이런 경우들이 발생하면 그 구역의 사업이 늦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다른 시·도 재난관리담당 공무원은 “재해예방사업을 시작하려면 먼저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해야 되는데, 한 구역을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하게 되면 자연재해대책법 12조 1항에 따라 고시도 해야 한다”며 “이렇게 위험지구로 고시를 하는 구역이 도심지일 경우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1. 강원도 춘천시 교동2지고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공사 현장 사진2.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360번지 지구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공사 현장

이 공무원은 또 “중앙 기획단에서 현장조사를 할 때 시·도에서 추천한 위험지구를 직접 보고 위험지구선정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공식적으로 지정통보를 해서 바꾸던가, 관련법규를 개정해 위험지구의 지정·고시 부분을 바꾼다던가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해위험지구 문제와 관련된 자연재해대책법 일부개정안은 이미 지난 1월8일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과 지난 6월5일 이윤석 민주당 의원에 의해 발의됐다.

개정안은 현행법에 재해위험지구 지정 권한을 시장·군수·구청장에서 소방방재청 쪽으로 무게를 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정안들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다. 서상덕 재해경감과장은 “우리도 가장 크게 생각하는 문제가 토지보상문제”라며 “해당 지역에 거주치도 않는데 부동산가격을 올려 받기 위해 버티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서 과장은 또 “토지수용문제는 쌍방간에 협의가 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며 “토지수용위원회를 거쳐서 공탁을 거는 방법이 있지만 이 절차에만 1년이 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