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형태로든 잉여(Redundancy)는 기업으로 하여금 충격이 있고 나서 이를 복구하는 동안 고객들에게 상품 및 서비스를 계속 공급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분의 재고를 확보해 둠으로써 작은 변동, 특히 제품에 대한 수요의 변동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익숙해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바로 이 같은 타입의 재고를 줄임으로써 비용을 줄이는데 진력해 왔고, 이에 따라 보다 긴밀하게 연결된 공급체인이 만들어지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도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예외적인 대형 사태에 대한 보호를 위해 특별한 안전 재고를 확보할 때는 기업은 이 같은 ‘날씬한(Lean)’ 공급체인 운영에 따른 혜택을 거스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실, 일부 회사들은 핵심부품에 대해서도 재고가 거의 없이 하나의 공급업체에만 의존하는 공급체인을 계속 유지키로 결정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균형차원에서 볼 때 여러 공급업체를 유지하고 안전재고를 확보하는 데 따른 비용이 너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재고는 대부분의 탄력성(Resilience)과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의 일부를 이룬다. 심지어 비교적 적은 양의 재고만 가지고도 충격을 입은 기업으로 하여금 얼마 기간 동안 대응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준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잉여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 수 있다. 기대치가 특별히 높고 추가 설비의 비용이 비교적 낮은 경우, 예를 들어 IT(정보시스템, Information Technology)와 같은 경우에 한해 기업은 완전한 잉여설비(이중화, Dual Operation)를 갖춰야 한다.

	Site, Application System등 인프라의 이중화와 BCP

특히 서비스 회사들은 서비스 불능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여분의 공급여력은 매우 중요하다. 서비스 회사들은 더욱이 자체의 재고를 유지할 수가 없다(예컨대, 소포가 정시에 배달되지 못하면 이 서비스를 다시 회수해 고객에게 새로이 제공할 방법이 없다). 결과적으로, 잉여 공급여력이나 다른 유연성 내지는 여력이 시스템에서 즉시 작동할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충격이 발생했을 때 그 결과 즉각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진다. 어떻게 사용되든간에 잉여는 모든 기업에게 추가비용을 발생시키는 법이다.

잉여는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따라서 이윤추구의 경영목표와는 부합치 않는다. 품질 프로세스, 지속적 개선, ‘식스 시그마(Six Sigma)’ 프로그램 등이 모두 낭비와 잉여를 줄이려고 목표하는 있는 터에 추가로 잉여를 창출하자고 주장하기는 경영진에 먹히기 어렵다. 좋게 말하면 잉여는 ‘필요악(Necessary Evil)’, 즉 리스크에 대한 보험 정도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경영진들이 시장에서의 경쟁에 압박을 받고 단기적인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충분치 못한 예비잉여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운영상의 유연성은 탄력성을 증가시켜, 기업이 충격에 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같은 능력은 단순히 여분의 재고를 보유한다거나 공급업체를 더 많이 유지하는 것, 또는 추가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일이다.

유연성은 기업 전체와 공급체인 전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여기에는 벤더, 공급업체를 포함하는 여러 협력업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비상 시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유연한 계약을 통해 수량과 배달일정에 변화가 가능토록 하는 것, 유연한 제조설비를 통해 필요 시 여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분권화된 다기능 노동인력을 통해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빨리 옮겨갈 수 있게 하는 것, 고객과의 긴밀한 유대 관계를 통해 문제가 생겼을 때도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