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 대처 능력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그 기업의 재난관리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우대금리로 융자해준다.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은 2006년 4월 민간기업의 재난관리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방재격부융자’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전신은 국영 정책 금융기관으로 1951년 설립된 일본개발은행이다. 1999년 일본정책투자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2008년 10월1일 민영화됐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방재격부융자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2007년 4월까지 10개 기업에 융자를 했다. 초기 융자대상은 대부분 지진 대책 관련 사업으로 10건 중 3건이 건물의 면진 사업이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재난관리 우수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방재격부융자는 내각부 중앙방재회의에서 만든 ‘방재에 대한 기업의 대처’의 자기평가 항목을 바탕으로 일본정책투자은행이 구축한 독자 평가 시스템을 통해 방재에 대한 대처가 뛰어난 기업을 평가·선정한 뒤 이뤄진다.

최근엔 지난해 12월25일자 오사카의 항만운송회사 사쿠라지마(櫻島)부두가 방재격부융자를 받았다. 사쿠라지마부두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평가하고 BCP 책정과 같은 방재사업에 대해 저리 융자를 해준 것이다.

사쿠라지마부두는 오사카항 중심 사쿠라지마 지역에서 물류 중계업을 하는 종합 항만운송 사업자다. 많은 기업이 자리한 간사이권을 배후로 해 입지 조건이 좋고 약 19만㎡ 부지에 대형 외항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와 대형 크레인 등을 갖췄다. 원재료를 중심으로 액체화물, 냉동화물 등 다양한 화물을 취급중이며 재난이 발생하면 고객 화물의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번 융자에 대해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지진에 대비해 지진 방재 규정과 예방 규정을 책정하는 등 전사적 지휘명령체계를 정비하며 창고·탱크 등에 대한 내진화도 추진하는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서 방재사업을 진행하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쿠라지마부두는 위험물을 취급하는 사업 특성에 맞춰 기름 처리, 탱크 냉각 등 2차 재해에 대처하기 위해 철저한 훈련을 실시하고 백업시스템 정비 등에 힘쓰고 있다. 또 오사카항 내 자치단체 및 관련 기업과 공동 방재 등을 실시해, 자사뿐만 아니라 지역과 관계사가 함께 참여하는 방재시스템 만들기를 추진하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쿠라지마부두에 대한 융자는 부두시설 방재기능 유지·강화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오사카 지역 항만 운송 사업자 가운데 첫 방재격부융자 대상으로 선정된 사례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사쿠라지마부두에 대해 “앞으로 시설 안전성 향상을 착실하게 진행함과 동시에 각 기업이 공급망 방재 대책을 실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류사업자로서 재해 전반에 대응한 업무연속성계획(BCP) 책정에 의해 고객이나 수송 업자 등과 협조한 종합 방재시스템 구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