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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강타한 살인 독감의 수수께기
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
지음 | 앨프리드W.크로스비 옮김 | 김서형 출판사 | 서해문집
2010년 04월 13일 (화) 14:26:57 편집국 marketing@di-focus.com
   
   

3000만 명 이상을 희생시킨 죽음의 독감 바이러스,
1918년 스페인 인플루엔자를 추적한다!

1918년 8월~1919년 3월 사이, 스페인 인플루엔자로 불렸던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으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었다. 1918년의 인플루엔자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망한 사람(1,500만 명)보다 더 많은 수치에 달하는 3천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미국에서만도 55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 당시 한국(조선)에서도 14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늘날 스페인 인플루엔자의 위험성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의 저자이자 저명한 역사학자인 앨프리드 W. 크로스비 교수는 극심한 공포로 가득했던 1918년과 1919년 동안 인플루엔자가 어떻게 발생하고, 어디로 퍼져나갔으며, 언제 소멸되었는지, 왜 스페인 인플루엔자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그토록 빨리 지워져버렸는지를 예리하게 추적한다.

또한 저자는 스페인 인플루엔자라는 전염병이 미국 사회와 가정 그리고 개개인의 내밀한 삶에 미친 영향력과 파괴력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듯이 세밀하고 유려하게 풀어낸다.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전염병,
그 본질과 인류 사회에 미친 영향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1970년대 미국에서는 인간이 이제 전염병을 완전히 퇴치했다고 자신한 적도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에이즈 감염자는 수백만 명에 이르렀고, 이미 한 세대 전에 완치되었다고 믿었던 결핵조차 항생제에도 끄떡없는 변종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예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라임병이나 웨스트나일열, 에볼라 바이러스 등도 나타나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최근엔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인 사스가 인간을 위협했고, 작년에는 신종 플루가 전 세계인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특히 신종 플루는 1918년 스페인 인플루엔자의 변종으로 알려져 더 큰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이 책 《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는 20세기의 흑사병으로 불리는 ‘1918년 인플루엔자’의 역사적ㆍ사회적 의미를 다룬 보기 드문 도서이다. 이 책은 1918년 인플루엔자의 기원이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염병의 본질과 인류 사회에 미친 영향을 고찰하는 책이다. 역사적 현상으로서 전염병을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얼마 전 신종 플루로 한바탕 난리를 경험한 우리에게도 꽤 유용한 책이다.

스페인 인플루엔자의 첫 등장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1918년, 미국에서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이 퍼져나갔다. 처음에는 매사추세츠 주의 데븐스 병영에서 질병이 발생했다.

20세기 초 미국의 가장 뛰어난 병리학자이자 의사였던 윌리엄 웰치는 윌슨 대통령의 요청으로, 군대의 전염병을 막기 위해 일하고 있었다. 1918년 늦여름, 군대의 위생 상태가 좋아져 웰치 박사는 군복을 벗고 대학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러나 갑자기 위생 상태를 의심하게 하는 질병(스페인 인플루엔자)이 발생했다.

인플루엔자로 죽은 병사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폐가 푸른빛으로 부풀어 있었다. 시체의 폐는 묽은 피와 거품으로 범벅된 체액으로 가득 차 있었다. 웰치 박사는 인플루엔자성 폐렴으로 축축해진 폐를 보고 '새로운 전염병이 틀림없다'고 여겼다. 이것이 무서운 징조의 시작이었다.

일반적인 독감이나 폐렴 사망자는 유아나 노인이었지만, 스페인 인플루엔자 사망자는 청년층(20~30대)이 많았다. 이는 상식으로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당시는 세계대전 중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전선에 나가 싸우고 있었다. 공동생활을 하는 군인들은 아주 쉽게, 아주 빠르게 스페인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다.

스페인 인플루엔자는 다른 부대로도 쉽게 전파되었고, 해외파견군에까지 확산되었다. 곧 인플루엔자는 미국을 넘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로까지 퍼져나갔다. 4개월 만에 스페인 인플루엔자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다.

미국, 독감에 대처하기 시작하다
1918년 9월, 미 해군은 스페인 인플루엔자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되었다. 7월부터 9월 사이 미 해군 4,136명이 독감과 폐렴으로 사망했다. 좁은 공간 안에 함께 승선해 있던 해군들은 금세 스페인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다. 환자들이 넘쳐나는 선실에 누울 공간이 없어 차가운 갑판 위에 누워야 하는 군인들도 많았다. 선실은 전염병으로 인해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군인들은 코피를 쏟으며 죽어갔다. 사망한 병사들은 차가운 바다 속으로 수장되었다.

1918년 10월, 필라델피아에서는 하루에만 700명이 인플루엔자로 사망했다. 필라델피아의 응급 병원은 독감 환자들로 넘쳐났다. 많은 간호사와 의사들이 독감에 걸려 일할 수 없었다. 필라델피아 전화교환원 850명도 독감에 걸려 집에서 쉬어야 했으며, 487명의 경찰관도 독감에 걸려 근무할 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마스크 법령을 만들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을 엄벌에 처했다. 아주 잠깐 담배를 피기 위해 마스크를 벗은 사람조차도 벌금을 물거나 체포되었다.

필라델피아는 인플루엔자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시를 7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의사들을 배치했다. 방문간호협회는 체계적으로 환자를 방문했다. 환자에 비해 간호사가 턱없이 부족했다. 간호사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흑사병이 발생했던 14세기와 비슷하다고 여겼다.

사회복지관에서는 굶주린 사람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었고, 자동차 회사는 간호사와 의사의 방문을 쉽게 하기 위해 차량을 지원했다. 아픈 승객이 병원으로 가자고 해도 택시 운전기사들은 단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때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인플루엔자에 맞서 환자들을 돌봤다.

스페인 인플루엔자가 남긴 것
1919년 3월 이후, 다행히 스페인 인플루엔자는 급속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스페인 인플루엔자는 1918년 9월부터 1919년 3월까지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무수히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다. 어떤 질병이나 전쟁, 기근도 단기간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지는 못했다. 스페인 인플루엔자로 인해 미국의 48개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37개 회사는 배당금을 빼거나 줄일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 인플루엔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모를 잃었고, 아이를 잃었고, 가족을 잃었다.

스페인 인플루엔자는 너무도 갑자기 발생했다가 갑자기 없어졌다. 그래서인지 스페인 인플루엔자는 어떤 질병보다 미국인에게 큰 영향을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기억에서 빨리 지워졌다. 아마도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중대한 관심사가 미국인들을 먹구름처럼 검게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플루엔자는 갑자기 발생했고, 엄청나게 확산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 위험을 완전히 깨닫기도 전에 소멸했다. 이는 지구화라는 현상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글로벌화는 지역의 풍토병도 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만들고 있다.

스페인 인플루엔자는 인류의 기억에서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인류 사회의 작은 단위(개인)에게는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 1918년 이후 여성들은 흡연하기 시작했고, 금주법의 효력은 점차 약해졌으며, 포켓 위스키 병이 등장했다. 과거에는 진정한 남성이라면 차지 않을 손목시계를 군 장교들이 차기 시작했다. 미국 사회는 자유 공채 운동과 국가주의 그리고 독일인에 대한 병적인 증오감, 전쟁과 마비된 인간성으로 가득했다.

미국의 소설가 캐서린 앤 포터는 스페인 인플루엔자에 대해 "내 인생을 분열시켰고, 초월했다"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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