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0일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일행이 탄 전용기가 추락해 96명이 숨진 데 이어, 한 달 뒤 리비아 여객기가 폭발하는 대참사가 빚어졌다. 5월12일 리비아 국적 에어버스 330-200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하려다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04명 가운데 10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여객기는 아프리키아항공 소속으로 전날 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해 이날 오전 6시10분(현지시각) 트리폴리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원인 모를 이유로 갑자기 폭발하고 말았다.

사고 직후 아프리키아항공은 홈페이지를 통해 승객 93명과 승무원 11명이 탄 자사의 에어버스 330-200 기종 8U 771편 여객기가 트리폴리 공항에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아프리키아항공에 따르면, 8U 771편은 트리폴리를 거쳐 영국 런던 인근 개트윅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승객 중 절반이 넘는 61명이 네덜란드인이었고, 영국인과 남아공인도 포함됐다. 승무원은 모두 리비아인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리비아정부는 “여객기가 착륙 도중 폭발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고 밝히면서도, 6월11일부터 열리는 남아공월드컵을 겨냥한 테러일 수도 있다는 논란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모하메드 알리 지단 리비아 교통장관은 “테러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사고 조사팀은 “현장에서 블랙박스 2개를 찾아내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리폴리 공항 쪽은 사고 여객기 잔해를 수색하다가 한 어린이를 구조해 병원으로 호송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이 어린이는 루벤 판 아쉬라는 이름의 9살짜리 네덜란드 소년이며, 두 다리 여러 곳에 골절상을 입었지만 장기 손상이 없어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한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쉬는 부모의 결혼 9주년을 기념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을 마치고 트리폴리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모와 형이 숨지면서 홀로 남게 됐다. 아쉬는 트리폴리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15일 의료용 항공기를 타고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