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전쟁을 준비하는 군인처럼 산불을 예방하고 혹시 모를 산불에 대비하는 그들을 보며 산은 그곳에 당연히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이렇게 지켜주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존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봄철 산불방지 미담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산불감시원 진광범씨의 체험수기 ‘내 인생의 녹색 신호등’의 한 구절이다.

산림청(청장 정광수)은 지난 6일 울창한 숲을 지키기 위해 산불과 싸웠던 산림가족의 애환을 담은 미담사례집 <땀과 눈물로 숲을 지키는 사람들>을 펴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산림청이 올 초부터 산불진화대원과 산불감시원 및 그 가족, 산불담당공무원,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산불조심기간에 겪었던 산림가족의 애환을 다룬 체험수기를 공모한 결과물이다.

산불방지 미담사례 공모전 출품작 70편중에서 문인과 산림청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외부 심사위원단이 산림자원의 소중함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하고 진정성과 구체성, 문장 구성력 등이 뛰어난 작품 35편을 가려내 엮은 것이다.

<땀과 눈물로 숲을 지키는 사람들>에 실린 35편 가운데 최우수작은 앞서 소개한 진광범씨의 ‘내 인생의 녹색 신호등’이다. 지은이는 “산불감시원으로 활동하며 산불현장에서 느꼈던 소회를 문학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림청 쪽은 평생 몸담았던 군을 떠나 소백산 자락 산골 마을에 정착해 살면서 깊어가는 지병 탓에 무기력에 빠졌던 지은이가산림보호감시원 모집공고를 본 뒤부터 막막한 빨간 신호등에서 희망이 가득한 푸른 신호등으로 인생이 바뀌는 과정을 잘 그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단양국유림관리소에서 산불감시원 조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은이가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낀 산불진화대원의 땀과 노력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문장 속에서 잘 녹여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게 산림청 쪽 설명이다.

우수작으로 뽑힌 ‘일요일에는 목욕을 하지 않는다’(인제국유림관리소 김호중)와 ‘토치램프와 바둑판’(여주군청 송순심), ‘아! 왕피리이어라’(울진국유림관리소 장은영), ‘산불 너 때문이야’(강신원) 등 4편은 소재가 신선하고 산불 현장의 애환을 호소력 있게 서술했다는 게 선정 이유다. 이 밖에도 ‘임업직 공무원과 결혼하다’ 등 장려상 10편, ‘강 건너 산불구경?’ 등 격려상 20편도 함께 실렸다.

산림청은 이 미담사례집을 각 기관과 산하단체 등에 배포해 산불방지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남균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사례집에는 현장에서 산불방지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생생하게 잘 표현돼 있다”면서 “앞으로도 산불방지와 산림보호 활동 등 숲에 쏟아 붓는 사람들의 땀과 열정을 매년 발굴해 사례집으로 엮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