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2일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제2호 태풍 ‘꼰선’이 필리핀 루손 섬과 중국 남부, 베트남 일부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7월12일 오전 9시께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03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2호 태풍 ‘꼰선’(Conson)이 필리핀을 가로질러 중국 남부와 베트남 일부지역까지 피해를 입혔다. 특히 꼰선에 직접 강타당한 섬나라 필리핀은 17일 현재 150여명의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발생 직후 중심 최저기압 995헥토파스칼(hPa)의 중형태풍으로, 시속 19㎞로 서진한 꼰선은 13일 필리핀 북동부 퀘존 지방에 상륙했다. 이후 루손 섬을 통과하면서 필리핀 수도 마닐라 등에 폭우를 퍼부었다. 필리핀 재난당국은 꼰선이 내륙지방에 이르기 전에 취약지역 주민 4만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최고 시속 15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이 태풍으로 수많은 농가가 침수됐고, 도시기반시설 등이 파괴되고 말았다. 폭우가 쏟아진 마닐라 시내에선 홍수가 일어나고 전기가 끊어져 시민이 고통을 겪었다. 또 공항에선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되고 일부 학교와 관공서는 문을 닫아야 했다.

필리핀 국가재해조정위원회(NDCC)는 17일까지 65명이 숨지고 87명이 실종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불어난 물에 휩쓸려 익사하거나 쓰러진 나무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필리핀 재난당국은 꼰선이 남중국해로 빠져나간 뒤 해안경비대 함정과 공군 헬리콥터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필리핀 루손 섬을 강타한 꼰선은 16일 시속 126㎞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채 중국 남부 하이난다오(海南島) 산야(三亞)에 상륙했다. 산야 시민 4만여명은 산사태와 침수를 피해 대피했지만 인명피해를 막진 못했다. 강풍으로 산야시내의 간판들이 무더기로 떨어졌는데, 시민 2명이 간판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6ｍ가 넘는 파도로 페리선 운항이 중단돼 하이난다오를 찾은 여행객들의 발이 묶이고, 항공편 28편도 취소되고 말았다.

태풍 꼰선의 이름을 붙인 베트남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올해 발생한 두 번째 태풍인 꼰선은 베트남의 지명으로, 베트남이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 가운데 하나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16일 남중국해 시사군도(西沙群島)에서 고기 잡던 어선 한 척이 침몰해 승선원 6명이 실종되고, 북부 탄호아에서도 여성 관광객 한 명이 수영하던도중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에 베트남 재난당국은 탄호아와 타이빈 등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주민과 관광객 15만명을 대피시켰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