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남 합천군과 충남 보령시·부여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는 7월16~18일과 23~24일 집중호우 피해지역 중 피해규모가 큰 합천·보령·부여 3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고 8월9일 밝혔다. 이에 따라 3개 시군은 피해복구비의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게 됐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일반지역 피해규모에 견줘 약 2.5배 이상의 대규모 재해가 발생했을 때 지방자치단체의 복구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국비를 추가 지원하는 제도다. 특별재난지역은 중앙안전관리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선포한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기본법) 제59조와 제60조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재난으로 인하여 국가의 안녕 및 사회질서의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효과적인 수습 및 복구를 위하여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특별재난지역 선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은 지방비로 부담해야 하는 피해복구비의 일부를 국고에서 추가 지원받게 된다.

3개 시ㆍ군에 국고 155억 추가지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3개 시군은 모두 199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7월16~18일 최고 293㎜(평균 167.3㎜) 폭우가 퍼부은 합천군은 도로, 하천 등 공공시설 58억원과 농경지, 축사 등 사유시설 2억원을 합쳐 6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합천군의 특별재난지역선포기준은 50억원으로 국고지원기준인 20억원의 2.5배다.

7월23~24일 최고 293㎜(보령시 청라면)가 쏟아진 보령시의 피해액은 66억원, 부여군은 74억원이다. 보령시는 피해액이 특별재난지역선포기준 65억원(국고지원기준 26억원)을 초과해 국고 3억원이 추가 지원되고, 부여군의 경우 특별재난지역선포기준 50억원(국고지원기준 20억원)을 크게 넘는 피해를 입어 국고 77억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합천군은 추가 국고지원금 75억원을 포함해 총 212억원의 국고가 지원된다. 보령시와 부여군은 국고 추가지원비를 포함해 각각 82억원과 218억원의 국고를 지원받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피해지역에 대한 신속한 복구사업 추진을 통해 피해지역 주민의 생활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한 국고지원 등 모든 행정력과 가용자원을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구사업 발주 58일서 26일로 단축
8월9일 합천·보령·부여에 대한 중대본의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앞서 소방방재청은 8월6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집중호우 피해가 극심한3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행정안전부에 건의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브리핑을 한 김계조 복구지원과장은 7월 2차례의 집중호우로 “전국 48개 시군구에 318억원의 피해가 발생해 복구비 1032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 가운데 피해규모가 큰 지역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통해 복구비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복구지원계획을 강화했다며 △이재민에 대한 정부지원금 등 신속 지급 △주민 안전을 위한 피해재발 방지 대책 마련·추진 △복구사업 발주 기간 단축 운영 △복구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팀 구성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3개 시군의 이재민에게 지원하는 재난복구지원금을 복구계획이 확정·통보되기 전에 지급할 계획”이라고 김 과장은 말했다. 호우피해를 입은 3631세대를 대상으로 사망위로금, 부상자 치료비, 주택복구비, 생계지원비 등 52억원을 신속히 지원해 피해지역 주민의 생활안정을 돕겠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또 피해재발 방지를 위해 홍수범람 지역에선 하천 인근 논과 토지를 매입해 하천 폭을 넓히거나 저류지를 조성하는 등 하천정비기본계획보다 강화된 대책으로 홍수 위험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복구사업을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복구사업 발주 기간을 크게 줄이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김 과장은 설명했다. 국고지원 전 발주를 위한 성립 전 예산편성, 실시설계 사전준비 등을 통해 복구사업 발주시기를 기존 58일에서 26일로 한 달 이상 단축시키겠다는 게 핵심이다. “수립한 복구계획을 8월9일 중대본에서 심의 확정하면 바로 계약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김 과장은 전망했다.

그밖에 소방방재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자치단체의 부단체장이 단장을 맡아 책임지고 건설과장을 중심으로 한 설계기획단 및 보상전담반을 구성해 내년도 우기 전까지 복구사업을 마무리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특별재난지역 지원범위와 내용
특별재난지역은 일반지역 피해액의 2.5배 이상 피해가 생겼을 때 선포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재난구호 및 재난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7조에 따라 지방비 총 부담액의 50~80%까지 국고 추가지원이 가능하다. 이 규정에 따라 국고추가지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시군구에는 재난지원금 국고 부담률을 70%에서 80%로 상향 지원한다. 단 국고 추가지원은 사유재산피해자와는 무관하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경우 해당 자치단체에 대한 피해복구비 국고 추가지원뿐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다양한 지원이 뒤따른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자치단체 주민들에 대한 주요 지원내용은 △건강보험료 지원 △국민연금보험료 지원 △국세ㆍ지방세 감면 및 징수유예 조치 △농기계 수리, 농업용자재 외상 공급 △농어민 등에 대한 재난복구 융자금 지원 등이다.

먼저, 특별재난지역 주민들은 재난 피해정도에 따라 부담보험료의 30~50%가 줄어든다. 재난으로 연금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국민연금보험 가입자에겐 국민연금보험료 납부 예외 조치를 할 수 있다. 또 국세의 납부기간이 9개월 연장되고 30% 이상 재난피해자는 세금을 감면받는다. 건축물 대체 취득자에게는 취득세·등록세 등 지방세 비과세 조치가 따른다.

농어민 등에 대한 재난복구 융자금 지원은 농어민들의 재난복구를 위해 금융기관을 통한 융자를 장기 저리로 지원하는 것이다. 재난복구 융자 조건은 1.5% 고정금리에 5년 거치 10년 상환이며 융자상환 연기 및 이자감면, 특례보증 등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