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환경,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위한 산림의 역할’을 주제로 지난 8월23일부터 28일까지 6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제23차 세계산림과학대회(IUFRO 세계총회)가 열렸다. 폐막식에서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회(IUFRO)는 지구촌 전체의 산림보전을 위해 기후변화와 임업, 산림생물다양성 보전, 미래를 위한 산림자원 등 6개 핵심 영역에 대한 연구와 국제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서울선언을 발표했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과 IUFRO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세계산림과학대회엔 100여개 나라에서 온 산림전문가 3000여명이 참석했다. UN이 내년을 ‘세계 산림의 해’로 정한 가운데 열려 이전 대회보다 세계 산림학계의 관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최대 인원 참석, 최다 논문 발표 등 118년간의 세계산림과학대회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는 게 이를 입증한다. 이번 총회에선 지구촌이 직면한 기후변화 위기 극복을 위해 산림의 가치를 환경·경제적 측면에서 재조명하는 2150편의 논문이 제출됐다. 총회 기간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을 위한 산림의 역할에 대해 열띤 토론이 펼쳐지기도 했다.

산림보존 위한 연구·협력 강화
대회 폐막일인 28일 IUFRO는 ‘산림 보전을 위한 서울선언’을 발표했다. 세계 산림전문가들은 ‘산림 보전을 위한 서울선언’에서 △인간을 위한 산림 △기후변화와 임업 △바이오에너지 △산림생물다양성 보전 △산림과 물의 상호작용 △미래를 위한 산림자원 등 6개 핵심 영역에 대한 연구와 국제협력 강화를 선언했다.

IUFRO는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 단위간 연계, 학제간 협력 증진, 회원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결의하고 국제기구와 제휴 및 협력 확대, 정책논의 과정에서 과학정보 제공 등을 통해 과학과 정책을 서로 연결하는 연구 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새로운 현안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면서 정책과 과학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폐막식에선 다음번 세계산림과학대회를 유치한 나라와 이돈구(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IUFRO 회장을 이을 신임 회장이 발표되기도 했다. 차기 24차 대회는 4년 뒤인 2014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새로운 회장에는 덴마크 출신 닐스 엘러스 코흐(Niels Elers Koch) 현 IUFRO 부회장이 선임됐다. 닐스 엘러스 코흐 신임회장은 코펜하겐대 교수로 재직하며 덴마크 산림경관 회장을 맡고 있다. 이돈구 IUFRO 회장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5년간의 임기를 마쳤다.

초대형산불 원인은 ‘대기불균형’
제23차 세계산림과학대회 폐막에 앞서 27일 미국, 캐나다, 러시아, 한국 등의 산불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엔 미국 산림청 남부산림연구소 존 스탠터프(John Stanturf) 책임연구원, 러시아 산림청 스타니슬라프 스타로스틴(Stanislav Starostin) 교육과학국제협력국장, 캐나다 산림청 산불연구소 빌 그루트(Bill W. Groot) 책임연구원, 류성렬 캐나다 앨버타대학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산불분야 권위자인 그루트 박사가 ‘미래 지구환경과 산불관리’란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러시아, 그리스 등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의 주원인은 대기불균형”이라고 주장한 데 따라 마련된 것이다. 대회 주최 쪽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주로 작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생하는 빈도는 비슷하지만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다. 이처럼 산불발생의 패턴이 변하고 피해가 커지는 것은 앞으로 산불분야에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주제이며, 이번 세계산림과학대회 참가 산불전문가들 사이에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스타로스틴 국장은 “최근 러시아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아주 특별한 기후현상(130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 때문이다. 이번 산불을 통해 대형 산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국제적인 공조가 반드시 필요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루트 박사는 “최근 산불 발생 빈도 증가와 함께 산불 발생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며 “특히 아주 특이한 이상기온현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대형 산불 발생 빈도도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