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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침수·화학물 누출 반복에, 행안부, ‘재해경감활동계획’ 기준 대수술
2025년 07월 01일 (화) 00:25:05 이정직기자

공장 화재, 화학물 누출, 침수 사고가 반복되며 지역 전체를 마비시키는 상황이 잇따르자 정부가 기업 대상 재난관리 기준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행정안전부는 기업이 재난과 사고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기업재난관리표준」(행정안전부 고시)을 전면 개정했다고 6월 30일 밝혔다. 해당 표준은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업이 수립해야 하는 ‘재해경감활동계획’의 기본 틀을 제공하는 핵심 제도다. 정부는 이번 개정이 단순한 ‘형식 정비’가 아니라, 국내 재난관리 체계와 기업 현장 간 괴리를 좁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기업재난관리표준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시한 ‘사업 연속성 관리(BCM)’ 모델을 중심으로 구성돼 왔다. 그러나 품질관리 중심의 ISO 체계는 화재·홍수·폭발 등 실제 재난 상황에서 적용이 어렵고, 국내 재난관리법 체계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이번 개정안은 기존 국제표준의 핵심을 유지하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정한 ‘예방–대비–대응–복구’ 4단계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실정에 맞게 재구성됐다. 특히, 각 단계별 조치사항이 구체화돼 기업이 실제 재난 상황에서 어떤 준비와 대응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준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정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유사 법령 간 중복을 줄이고 제도 간 연계를 강화했다. 예컨대,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이미 수립 중인 ▲안전보건관리체계 ▲위험성 평가 ▲국제인증 등을 재해경감활동계획으로 인정할 수 있게 해, 중복작업을 줄이고 행정 부담을 완화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재난·사고 발생 시 최대 추정 손실액을 산정하고, 관련 사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이는 추후 보험료 할인,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에 활용될 수 있어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장 인근 주민에 대한 경보 전파·대피·지원 조항도 새로 추가돼, 기업의 재난관리가 더 이상 ‘공장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대형 화재나 화학물 누출 사고는 인근 지역으로 쉽게 확산돼 주민 피해로 이어지곤 했다. 행정안전부는 현재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제도’를 운영 중이며, 2025년 6월 기준으로 총 348개 기업이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인증 기업은 ▲신용보증 등 자금조달 우대 ▲재해경감 설비자금 지원 ▲기반시설 입주 시 우선권 ▲공공 입찰 시 가산점 부여 등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용균 안전예방정책실장은 “기업의 재난관리 역량 강화는 개별 기업 경쟁력 확보는 물론 지역경제 안정과 국민 안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행정안전부는 더욱 많은 기업이 재난에 강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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