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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피해지 무턱대고 심었다간 또 죽는다”, ‘적지적수’가 열쇠
2025년 07월 11일 (금) 00:42:16 한지현기자

올해 대형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에서 산림청이 주관한 산림복구 회의가 7월 9~10일 양일간 열렸다. 이 자리에는 산림분야 교수진, 기술사,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 지자체 실무자 등 각계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산불 피해지에 적합한 조림 수종 선정과 관리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산림청은 “산불 피해지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복구는 실패 확률이 높다”며, 이번 논의가 단순한 조림사업을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산림 회복 전략 마련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산불 피해지에서는 숲 바닥을 덮고 있던 낙엽과 하층식생이 불에 타 없어지고, 토양은 고온건조 상태로 방치된다. 이처럼 생태계의 완충장치가 사라진 환경에 나무를 심더라도 생존 확률은 극히 낮다. 실제로 2022년 대형산불로 초토화된 경북 울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수종으로 알려진 낙엽송이 76%, 소나무가 75% 생존했지만, 상수리나무는 고작 31%만이 살아남았다. 수종 간 생존율 편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최근 기후변화로 이상고온·극건조 현상이 빈번해지며 조림목의 활착 실패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산주(山主)와 지역주민들이 소득을 고려해 특용수종을 무리하게 식재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산불 피해지의 토양은 미생물과 양분이 사라져 있어 생육 환경으로 부적합하다. 산림청은 이번 논의 내용을 토대로 전문가 중심의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산주 맞춤형 기술 컨설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림복원지에 대한 행정관리와 감독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황재홍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기술경영연구소장은 “소득증진을 위해 지역주민이 희망한 특용수종으로 조림복원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건조하고 미생물과 양분이 소실된 산불피해지 특성에 적합하지 않고,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과 같은 기상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조림목이 제대로 활착하지 못했다.”라며 “적지적수(適地敵樹)를 고려한 수종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은식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은 “산불피해지 복구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적지적수 식재로부터 시작한다”며, “산불피해지 특성에 맞게 산주가 조림 및 산림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전문가 중심의 모니터링과 기술지원 등 컨설팅을 강화하고, 조림복원지에 대한 행정관리 및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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