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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 뒤에 숨지 마라' 국민 93% "사이버폭력 심각"
2025년 10월 16일 (목) 02:52:47 심해영기자

익명 기반 애플리케이션(익명 앱)을 통한 사이버폭력이 사회적 재난 수준에 이르렀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가해자 처벌 강화와 실명제 수준의 본인 확인 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국민권익위)는 익명 앱 이용 실태와 부작용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10월 15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권익위가 9월 10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 2,9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3%는 익명 앱 내 악성 댓글·욕설, 허위사실 유포 문제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익명 앱 부작용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시급한 해결이 필요한 사회적 문제라는 공감대를 보여준다. 특히, 설문 응답자 4명 중 1명은 직접적인 사이버 폭력 피해를 경험했으며, 이들은 '분노와 증오심'(25.1%)과 '우울감과 무력감'(16.6%)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피해자의 대응 실태다. 사이버 폭력 피해자 2명 중 1명인 52.6%는 대응 방법을 알지 못했으며, 결국 피해를 겪고도 46.6%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응답자의 58.8%가 '도움을 요청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를 꼽아, 피해자들이 구제 절차에 대한 깊은 불신과 체념에 빠져있음이 확인됐다. 국민권익위는 이러한 결과가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 시스템 마련이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익명성에 기대어 자행되는 불법 행위에 대해 국민 대다수는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응답자의 89.4%가 '법적·제도적으로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답하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가해자 처벌 수위 강화 (30.1%) ▲실명제 수준의 최소한 본인 확인 장치 마련 (29.4%) ▲앱 사업자의 게시물 삭제 및 차단 의무화 (19.8%)등이 요구됐다. 이 밖에도 신속한 피해 신고 및 구제 절차 마련,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감독 책임 강화, AI 기술을 활용한 악성 게시물 필터링, 디지털 윤리 교육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국민권익위 유철환 위원장은 "익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타인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가 아닌 명백한 범죄"라고 강조하며 ,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와 함께 피해자는 신속히 구제받고 가해자는 반드시 책임을 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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