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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의 역사 - 철도 바퀴하나가 101명 목숨 앗아가 (1)
1998년 발생한 독일 최악의 철도 대재난 분석... ‘금속피로’등 경고 무시하고 고속주행하다 전후 최대 비극 빚어내
2011년 04월 11일 (월) 16:57:06 유상원기자 goodservice@di-focus.com

작은 결함이나 작은 실수가 순식간에 큰 재난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대형 참사의 이면을 뒤져보면 금새 알 수 있는 사회현상이다. 작은 정비 불량 하나가 큰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진 사례 중 대표적인 경우는, 1998년 6월 3일 오전 11시경 독일 하노버시 에세데에서, 승객 101명이 한 순간에 사망한 ‘독일 고속열차(ICE, 이체에)’ 참사 사건이다. 대형 참사의 원인은 어이없게도 기차바퀴 하나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정비불량이었다. 작은 실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고, 첨단 기술, 첨단 서비스를 자랑하던 ICE와 첨단 기술국 독일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생생한 고속열차 대재난에 대해서 이제 집중 탐구를 해보자.

   

세계 고속열차 사고 중 최대 사고로 기록된 이날 사고 내용은 이렇다. 그 당시 독일이 자랑하는 최첨단 고속열차 ICE 884호 열차는, 에세데역으로부터 약 300미터 전방에서 대형 참사를 빚어냈다. 전후 독일의 최대 열차 사고로도 기록되고 있다. 사망자를 포함해서 190여명의 사상자가 일순간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ICE 884호 고속열차는 이날 오전 5시47분 뮌헨에서 출발해서 함부르크를 거쳐 앨토나로 갈 예정이었다. 오전 10시 33분경 3분간 하노버역에서 정차 후 함부르크로 출발했다. 사고는 이날 11시 3분경 발생했다. 사고지점은 교차로와 분기기가 있었던 곳이었다.

이 분기기 바로 뒤쪽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교량이 철도 위를 지나고 있었다. 사고결과는 처참했다. 이날 열차 탈선사고 후 차량 상태는 참혹했다.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각 열차 차량은 제각각 분리되면서 탈선했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1,2,3번 객차는 탈선 후 고가를 지난 300미터 지점에서 정차했다. 3번 객차는 탈선 후 고가 콘크리트 기둥과 충돌했고 콘크리트 고가는 곧바로 붕괴하기 시작했다. 4번 객차는 선로 변 숲속으로 튕겨 나간 채 발견이 됐다.

 6~11번 객차는 차량들이 연쇄적으로 탈선을 했고 이 객차끼리 서로 충돌을 했다. 파손된 객차 차량들이 붕괴된 콘크리트 고가 잔해와 뒤섞여 엉킨 채 발견이 되었다. 8, 9번 객차 차량은 아예 고가의 콘크리트 상판에 파묻혀 버렸다. 12번 객차는 붕괴된 콘크리트 고가로 인한 파손은 없었지만 후부 동력차가 빠른 속도로 들이 받으면서, 이 객차 역시 강한 충격을 받았고, 강하게 압축되었다.

 시속 24km 저속열차에서도 나타나

ICE 884호 사고는 기술대국 독일에게는 최대의 굴욕적인 대 사건이었다. 첨단기술을 자랑하던 독일은 하루아침에 발칵 뒤짚혔다. 이 사고가 처음 났을 때에 독일 언론들은 콘크리트 교량 위에서 떨어진 자동차가 열차를 덮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고, ICE를 운영하고 있던 DB(독일철도주식회사)도 그게 맞다고 우겼다. 하지만 참사 원인을 조사를 하면 할수록 새로운 원인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그러다 놀랍게도, 가장 큰 사고 원인이 허술한 바퀴 정비 하나에서 비롯된 사실이 발견되면서 독일 전체가 경악하기에 이르렀다. 부실한 바퀴 정비의 골자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ICE가 열차 승차감을 더 좋게 하려고, 사고 당시에, 금속 외피를 둘러싼 ‘외피 분리식 이중 차량바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차량 바퀴를 둘러싸고 있는 이 금속 외피가 반복 사용을 하면, ‘금속피로’ 때문에 열차운행 중 끊어질 수도 있다는 기초적인 과학사실을 DB가 일부러 간과했다는 점이다. 놀라운 점은 독일 하노버에서 노면전차 등 대중교통을 운용하는 다른 철도회사에서 1997년 가을에, ‘외피 분리식 이중 차량바퀴’가 심각한 금속피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로 인해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내용을, 이미 ICE 등 역내 다른 철도회사들에게도 공식 통보해주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금속피로는 고속열차가 아닌 저속열차에서도 나타났다. 시속 24km로 느리게 가는 시내 노면전차의 바퀴(외피 분리식 이중 차량바퀴)에서도 금속피로 현상은 어김없이 발생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점은, 이같은 금속피로와 관련해서 공식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DB는 “우리 ICE는 그런 일 없음”이라고 공식 회신을 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대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 ICE 운전사들이, 아마 열차바퀴 금속피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ICE 소음이 전보다 더 심하다고 하는 보고를 이미 상부에 보고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DB는 이같은 주변의 통보와 하부의 보고 등 모든 경고를 모조리 다 무시하고, 차량 바퀴 정비 또한 허술하게 처리하면서 스스로 제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ICE는 주변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속 200km가 넘게, 고속으로 주행했다. 그러다 이날 대형참사가 난 것이다. 대 참사로 독일은 하늘 같은 고속열차 기술 선진국 자리에서 땅속으로 떨어졌다. DB 임원 두 명과 엔지니어 1명이 기소됐다. DB는 막대한 금액의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그리고 ICE는 사고 직후에 모든 ICE 차량 바퀴를 즉각 다시 일체형으로 바꾸었다.

 

<재난포커스 - 유상원기자(goodservice@di-f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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