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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팬데믹 대비” 미지의 감염병 가정한 백신 전쟁 시뮬레이션 착수
2026년 02월 06일 (금) 00:35:18 심해영기자

다음 팬데믹은 언제, 어떤 이름으로 올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백신을 얼마나 빨리 만들고, 얼마나 신속하게 승인해 공급하느냐가 국가의 생존력을 가른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 가정을 전제로 한 모의 위기 대응 훈련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은 미지의 신종 감염병 발생을 상정한 도상훈련을 통해, 국내 백신 개발과 규제 체계가 실제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이번 훈련에는 감염병혁신연합과 국제백신연구소가 함께 참여해, 국내 대응 역량을 국제 기준 위에 올려놓고 검증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훈련 시나리오는 세계보건기구가 설정한 가상의 신종 감염병, 이른바 ‘Disease X’가 국내에서 확인되는 상황이다. 병원체 확보 이후 백신 후보 개발, 임상시험, 허가 심사, 생산과 공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시간 압박 속에서 시뮬레이션한다. 단순 대응 연습이 아니라, 어디서 멈추고 지연되는지를 드러내는 구조적 점검에 가깝다. 특히 이번 훈련은 국내 규제 기관과 국제 백신 개발 조직이 함께 참여하는 첫 합동 도상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팬데믹 대응이 더 이상 한 나라의 행정 역량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국제 협력 속에서 한국의 역할과 한계를 동시에 점검하는 시험대가 마련된 셈이다.

훈련의 핵심은 세 가지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이 실제 위기에서도 명확하게 작동하는지, 백신 개발에서 임상·허가로 넘어가는 과정에 구조적 병목은 없는지, 그리고 국제 협력을 통해 백신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공급할 수 있는지다. 이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드러난 취약 지점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식약처는 이번 훈련을 통해 백신 신속 허가 체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안전성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규제 대응 모델을 정교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역시 백신을 단순한 보건 수단이 아니라 국가 위기관리와 안보 체계의 핵심 자산으로 보고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번 훈련은 실제 위기 상황을 가정해 백신 신속 개발과 허가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식약처는 앞으로도 국제기구 및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안전한 백신 허가·출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제 대응체계를 고도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팬데믹 대응에서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공급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국가적 과제이자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라며, “이번 식약처·CEPI·IVI와의 공동 도상훈련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도 빈틈없이 작동하는 백신 개발·규제 연계 체계를 점검하고, 한국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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