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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음성·가짜 수사까지 동원, 설 앞두고 보이스피싱 ‘주의 경고’
2026년 02월 11일 (수) 02:49:42 한지현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생활비와 선물 비용 등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를 노린 보이스피싱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택배회사, 수사기관, 금융기관 등을 사칭한 사기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금융당국이 사전 예방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명절을 전후해 보이스피싱 피해가 집중되는 점을 고려해, 국민 누구나 쉽게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본 행동 지침을 정리해 공개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범죄 수법이 인공지능(AI) 기술까지 활용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단순한 주의 환기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핵심 대응 원칙은 ‘의심되면 끊고, 직접 확인하라’는 것이다.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경찰을 사칭하며 명의도용이나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통화를 지속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는 즉시 전화를 끊고, 공식 대표번호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사기관이 전화로 구속이나 조사를 압박하거나 통화를 끊지 못하게 하는 일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근 늘고 있는 수법 중 하나는 피해자를 외부와 단절시키는 방식이다. 범죄자는 수사를 이유로 모텔 투숙을 요구하거나 가족과의 연락을 차단하도록 유도하는데, 금융당국은 이러한 요구가 있을 경우 100% 사기라고 강조했다.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경우에도 AI 음성 합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직접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출을 빙자한 사기 역시 명절을 앞두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형이다.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 상환을 요구하거나, 공탁금·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모두 사기에 해당한다. 금융회사는 대출 과정에서 개인 명의나 제3자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지 않으며, 어떠한 명목의 선입금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금융당국은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노린 범죄도 확산되고 있다. 범죄자는 은행 앱이나 통신사 앱 삭제를 요구하거나, 문자·메신저로 전송한 링크 클릭을 유도해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한다. 악성 앱이 설치되면 통화와 문자, 연락처까지 탈취당할 수 있어,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배송 안내를 가장한 사기 역시 주의 대상이다. 법원 등기 반송이나 신청하지 않은 카드 배송을 빙자해 연락한 뒤,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전화를 끊고 법원이나 금융회사 공식 창구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융당국은 사전 차단 수단으로 ‘안심차단서비스’ 활용도 권고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명의도용에 따른 대출, 비대면 계좌 개설, 오픈뱅킹 이용을 사전에 제한할 수 있으며, 해제는 반드시 대면 확인을 거치도록 설계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의 불안과 긴박함을 이용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범죄 수법을 미리 숙지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상당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심이 들 경우 주저하지 말고 경찰이나 금융회사에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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