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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은 있었지만 현장은 달랐다”, 화학사고 인명피해 88% 원인 정조준
2026년 06월 25일 (목) 00:31:24 한지현기자

최근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인명피해 사고 대부분이 기술적 결함보다 기본 안전수칙 미준수 등 현장 관리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사고 원인을 직접 겨냥한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사업장 대응 체계 개선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화학사고로 인한 노동자와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고 원인별 맞춤형 안전관리 방안을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사업장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모두 35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는 180건이며, 사망 19명과 부상 274명 등 총 293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정부가 인명피해 사고 180건을 분석한 결과, 159건이 법적으로 정해진 안전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인적 요인 사고로 확인됐다. 전체 인명피해 사고의 88% 이상이 작업 과정에서의 관리 부족과 연결된 셈이다.

특히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화재·폭발을 유발하는 점화원 관리 미흡 △유해물질 노출 상황에서 보호장구 미착용 △현장 경험이 부족한 단기노동자 안전관리 부족 등이 꼽혔다. 정부는 사고 빈도가 높은 산업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울산, 서산, 여수 등 주요 산업단지 내 331개 사업장 안전관리자 480여 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실제 적용 가능한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화재와 폭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정전기 등 점화원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접지와 본딩 등 정전기 예방 조치를 자체 점검 항목에 포함하고, 주기적인 확인을 의무화하는 방식이다. 작업 전 인체에 축적된 정전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방전 장비 지원도 추진한다. 유해가스 흡입이나 화상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보호구 착용 문화를 강화한다. 위험 공정과 밀폐공간 등 고위험 구역을 ‘화학안전구역’으로 지정하고, 출입 단계부터 음성 안내 등을 통해 안전수칙을 반복 안내해 작업자의 위험 인식을 높일 계획이다.

단기노동자 사고 예방 대책도 강화한다. 작업 장소가 자주 바뀌는 근로자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 온라인 교육 중심 방식에서 벗어나 작업 전 현장 교육 중심으로 전환한다. 취급 물질, 공정별 위험 요소, 사고 발생 시 대응 방법 등을 실제 작업 공간에서 교육하도록 한다. 정부는 개별 사업장의 예방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 사업장 합동 점검도 확대한다.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은 ‘화학안전점검의 날’로 운영해 시설 관리 상태를 확인하고 자율적인 안전관리 활동을 유도한다.

조현수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보건국장은 “화학사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장 현장에서 기본 안전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보호장구 착용, 정전기 방지, 작업 전 교육 등 현장 중심의 예방 대책을 적극 추진하여 화학사고로부터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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