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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없는 노후주택 897만 세대, 연기감지기·자동소화기까지 화재안전 전면 강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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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3일 (수) 00:11:14 |
이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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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인명피해가 반복되면서 정부가 주택 화재 대응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전기·가스 등 생활 속 화재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부터 연기감지기를 통한 조기 인지, 자동확산소화기를 활용한 초기진압, 피난약자 대피 지원까지 화재 대응 전 과정을 촘촘하게 보완한다.
정부는 2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노후주택 화재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과 7월 부산 아파트 화재로 아동 4명이 숨진 이후 ‘노후아파트 화재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올해 2월 서울 은마아파트와 7월 서울 은평구 연립주택에서도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이어지면서 기존 대책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추가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화재가 발생한 뒤 소방 대응에만 의존하지 않고, 화재가 발생하기 전 위험요인을 줄이고 화재 발생 직후 거주자가 신속하게 알아차린 뒤 초기진압과 대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주택 자체의 대응력을 높이는 데 있다.
우선 노후주택의 화재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전기와 가스 등 일상적인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정부는 2027년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공동주택을 전기안전점검 의무 대상에 포함한다. 기존 전기배선 중심의 점검에서 벗어나 콘센트와 멀티탭의 과부하 여부 등 실제 생활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화재 위험요인까지 확인할 계획이다.
전기안전점검과 화재안전 관리를 연계하기 위해 2027년에는 전기·소방 분야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점검체계도 마련한다. 단순히 위험요인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개선을 위한 컨설팅도 함께 제공한다.
전기불꽃인 아크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한 아크차단기 설치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물류창고와 전통시장에 적용되는 설치 의무를 주택으로 넓혀 2029년까지 관련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가스 분야에서는 노인·장애인·아동 등이 거주하는 화재취약가구를 대상으로 연간 1만4천 세대 규모의 가스 타이머콕 설치 지원을 지속한다. 노후 LPG 고무호스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하는 사업도 기존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까지 확대한다.
화재 위험관리와 함께 보호자 부재 등으로 발생하는 돌봄공백도 줄인다. 야간인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되는 마을돌봄시설을 현재 341개소에서 2027년 393개소로 늘리고 아이돌봄 인력도 확충한다.
주민이 직접 안전점검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된다. 정부는 2027년 제주와 인천에서 ‘화재안전점검 주민신청제도’를 시범운영해 주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화재안전점검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노후주택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화재 초기 인지체계도 강화한다.
정부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강화되기 전에 지어진 노후주택을 중심으로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 보급을 일반세대까지 확대한다. 주택 화재 사망자의 72%가 화염 자체보다 연기 흡입에 따른 질식으로 발생하는 만큼, 불이 크게 번지기 전에 연기를 감지하고 거주자에게 경보를 전달하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스프링클러를 노후주택에 소급 설치하는 경우 비용과 배관공사 등의 부담이 큰 반면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는 개당 약 8천 원 수준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 열 감지기보다 화재를 빠르게 감지하고 85데시벨의 경보음을 내도록 설계돼 초기 대피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현재 정부가 연기감지기 지원 대상으로 관리하는 화재취약세대는 453만 세대다. 정부는 여기에 일반세대 444만 세대를 더해 스프링클러 등이 없어 연기감지기가 필요한 약 897만 세대까지 보급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한다.
자율적인 설치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도 시작된다. 정부는 올해 10월부터 공익광고와 대형마트·영화관 등을 활용한 홍보를 실시하고 명절에는 ‘부모님댁 연기감지기 선물하기’ 등 생활밀착형 캠페인을 추진한다. 고향사랑기부제 등 기부문화와 연계한 보급 확대도 추진한다.
구매 편의성도 높인다. 정부는 농협과 협의해 2027년부터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연기감지기 등 소화용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판매처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0월에는 전남 나주와 구례에서 연기감지기 보급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효과를 검증한 뒤 2027년 광역 단위, 2028년 전국 단위로 보급을 확대한다.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2027년부터 연기감지기 보급 노력도를 재난관리평가에도 반영한다.
화재가 발생한 이후 불길을 초기에 차단하기 위한 장비도 확충한다.
정부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공동주택에 자동확산소화기와 휴대용 소화용품을 보급한다. 자동확산소화기는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소화약제를 분사하는 장치로, 대당 약 3만 원 수준의 비용으로 기존 주택의 초기 화재 대응력을 보완할 수 있다.
올해 서울지역 3만9천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2027년에는 지방정부와 연계한 보급사업으로 확대한다. 2028년부터는 국비 지원을 통해 전국 보급을 추진한다.
아파트 세대 내부에 자동확산소화기를 설치할 때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관련 근거도 마련한다. 스프레이형과 투척용 등 주민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소화용품 보급도 확대한다.
마지막 단계인 대피체계도 손질한다.
노인과 장애인 등 피난약자가 화재 발생 사실과 대피방법을 신속하게 안내받을 수 있도록 119안심콜 서비스 가입 확대에 나선다.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피난시설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2028년까지 관련 정보플랫폼도 구축한다.
평상시 대피훈련도 강화한다. 정부는 소방훈련지원센터와 연계해 9월부터 입주민 합동훈련과 컨설팅을 실시하고, 피난시설 주변에 물건을 쌓아두는 등 대피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불시점검을 강화한다. 주민 신고와 포상제도 활성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노후주택 화재를 단순한 소방 대응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공간에서
사전에 위험을 줄이고, 화재 발생 직후 신속하게 인지하며, 초기진압과 안전한 대피까지 연결하는 전 과정의 안전관리 문제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는 각 과제의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행 여부를 관리할 예정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집은 국민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생활공간인 만큼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면서, “반복되는 노후주택 화재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화재 위험요인은 미리 줄이고,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알리고 대응할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빈틈없이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정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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