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기관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전산실에서 각종 피해, 손상 등 기업재난이 일어나면 보험 보장을 해주는 데이터센터종합보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농협중앙회 전산망의 전면마비 사건, 현대캐피탈의 43만명 고객정보 유출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같은 필요성은 더욱 더 고조되고 있다.

<재난포커스 - 유상원기자(goodservice@di-focus.com)>

농협 전산마비로, 3000만명 고객들 불편, 피해 겪어

데이터센터의 종합보험이 필요한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대지진과 쓰나미,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 복합적인 대재앙이 일어난 데서 알 수 있듯이, 기업, 기관의 데이터센터는 현재 예측할 수 없는 지진이나 태풍, 풍수 같은 자연재난와 9.11테러, 해킹, 전산망 전면마비 같은 인적재난, 사회적 재난 등에 직면해 있어서다. 이 재난이 일으킬 수 있는 데이터센터 피해 규모 역시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도사리고 있다.

일례로 이번에 큰 기업재난이 일어난 농협중앙회 사례를 보자. 기업 데이터센터인 전산망 사고로 일어난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농협중앙회는 자체 고객만 2000만 명 단위농협을 포함하면 3000만 명의 고객을 거느리고 있는, 전국적인 방대한 조직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형 전산망 사고로 인해 농협중앙회 자체가 20시간이 넘게 올 스톱이 됐다.

농협은 전산실 데이터센터 사고에 대해서 처음에는 단순한 시스템 오류라고 설명했지만, 이와 달리 농협 고객들의 금융거래내역 데이터까지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복구비용 및 고객에 대한 배상책임 규모가 확대되어 농협의 기업재난 규모와 범위가 더욱 더 커질 전망이다. 만일 이같은 농협 기업재난이 소송으로 이어지면 농협은 존립을 위협받은 정도로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농협 고객 1인당 10만원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그와 같은 고객 숫자가 500만명이라고 한다면, 그 손해배상 금액은 무려 5000억원이나 된다.

만일 그 고객 숫자가 1000만명이라면 그 손해배상 금액은 무려 1조원이나 된다. 사소한 데이터센터 내 사고 자체가 기업 존립을 가름할 수 있는 대형 기업재난으로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데이터센터 사고와 연관해서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4월 14일 대고객 사과 성명까지 발표했다. 앞으로 이같은 데이터센터 사고 규모와 범위는 갈수록 더 커질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기업재난은 갈수록 더욱 더 기승을 부리고, 기업과 오너를 위협하는 악재로 부상할 것으로 기업재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우리나라도 지진, 원전사고의 안전지대 아니야

데이터센터 사고 규모와 범위가 갈수록 더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 숫자와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 기관들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5년 3570억 규모에 불과했던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10년에 이미 9828억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같이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업의 데이터센터는 온갖 태풍, 지진, 풍수해 사고, 그리고 해킹, 전산망 대형사고 등 온갖 재난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이젠 지진이나 쓰나미, 원전 사고 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또 오래전부터 국내 기업 데이터센터를 괴롭혀온 풍수해, 전기적 사고, 기계적 사고, 낙뢰, 취급 부주위, 잡 위험, 그리고 각종 인적재난으로부터 데이터센터를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역시 이미 형성되어 있다. 반면 기업이나 기관들이 데이터센터 보안을 위해서 사용하는 돈은 쥐꼬리만 하고, 그나마 그 금액도 계속 줄고 있다.

현재 금융업체의 인터넷뱅킹 가입자 수는 해마다 크게 늘어 6700만명에 달하지만, 가입자 보호를 위한 금융업체들의 투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2년간 농협은 보안예산을 23억 5천만원, 국민은행은 44억 5천만원을, 외환은행은 4억원 각각 줄였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보안예산은 전체 IT예산의 3.4%에 불과하다.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5%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은 2.4%에 불과해

현재 국내 기업, 기관들은 데이터센터를 비롯해서 모든 정보시스템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로 대재앙을 맞이한 일본 참상을 본 이후로 안전관리에 더욱 더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실정에서 보면, 기업의 데이터센터 자체가 국내 지진이나 풍수해, 인적재난 등으로 인한 위험에서 안전하다고 할 수도 없다.

특히 지진이나 풍수해 등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도래된다면, 최악의 경우, 데이터 백업이나 복구는 스토리지 장치를 통해서 복구도 가능하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장비 자체가 고스란히 모두 다 손상되는 일은, 기업 입장에서는 보통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건물이 지진에 강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 건축물 680만여동 중에서 내진설계가 적용된 곳은 불과 2.4%인 16만여동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지진이나 풍수해 재난이 발생하면 기업의 고귀한 정보가 살아 숨쉬는 데이터센터가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자연재해나 인적재해가 발생하면 기업, 기관의 데이터센터는 일거에 큰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데이터센터가 입는 인적재해 중 가장 큰 것은 전기적 사고(단락, 합선, 과전류 등)와 습도, 잡위험 등이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해서 각종 시설에 전기설비가 늘어나고 있고, 동시에 전기사고 역시 꾸준하게 동반 비례해서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건물 내부에 있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에서 사고가 나면, 데이터센터 안으로 들어가는 각종 케이블류를 비롯해서 할로겐화합물 소화설비, 공조 덕트 등 각종 부대설비가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같은 전기적 사고가 발생하면 데이터센터는 연기로 심하게 오염되기도 하고, 데이터센터 내 각종 컴퓨터 장비는 일순간에 큰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인적재해는 비단 전기적 사고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예를 들어 파업, 기술 부족, 종업원 및 제3자의 악행 등으로 인해 사업장의 중요한 데이터센터 기기가 손상된다면 이는 회사의 생명을 좌우하는 중대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특정한 누구의 사업장, 특정한 누구의 회사라고 해도, 이같은 파업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손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불시에 사업장에서 폭동이나 노동쟁의가 발생하면 그 시설 피해는 고스란히 당사자인 회사나 회사 오너가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무조건 이같은 대형 재난,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최선의 대비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전자 정밀 기기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데이터센터는 데이터센터종합보험으로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재난에 대한 예방 및 복구를 위해, (사)한국BCP협회(회장 정영환)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딱 맞는 ‘데이터센타종합보험(가칭)’ 정보를 관련 기업들에게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종합보험의 골자는 이렇다. 전자기기의 사용 또는 관리 중에, 예측할 수 없는 우연한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보험이다. 다시 설명하면, 화재나 폭발, 혹은 전기적, 기계적 사고 등으로 인해 기기 자체(하드웨어)에 일어난 물적 손해, 그리고 데이터센터에서 보관하고 있던 외적 정보 매체(소프트웨어)의 손실, 데이터센터 손상으로 인해서 대용기기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추가작업 등에 따르는 비용 등을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즉 데이터센터 내 기기에 대해서 모든 손해를 종합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올 리스크(All Risk)’보험이다. 주지하다시피 전자기기는 20세기 첨단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정교하고, 온도나 습도, 먼지 같은 환경 요인에 민감하다. 그래서 전자기기는 일반기계와는 다른 속성을 지닌다. 대부분의 기계는 하드웨어 사고가 주를 이루지만, 전자기기는 소프트웨어 손실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데이터센터종합보험은, 기존의 화재보험이나 동산종합보험, 기계보험의 담보와는 상당히 큰 차이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일부 업체는 데이터센터종합보험과 유사한 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며 가입율도 현재는 극히 미미한 상태이다. 데이터센터종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과 범위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우선 컴퓨터시스템을 들 수 있다. 조사, 개발, 상업, 사무, 산업용으로 이용되는 모든 컴퓨터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모두 다 해당된다. 마그네틱 테이프, 마그네틱 디스크 같은 외적정보매체도 역시 가입 대상이다.

통신시설도 가입대상이다. 송신기, 전화교환시설, 지상항공 관제시설 및 위성송수신기기, 레이더 및 라디오 통신 기기, 라디오 및 텔레비전 송신기, 텔레비전 전화시설, 전송사진 수신기 등이 모두 다 가입대상이다. 기타 전자기기도 가입대상이다. 산업용 TV, 전자스코어보드 설비, 영화 및 TV 스튜디오 시설, 교통신호장치, 전자현미경 분석시설, 복사기, 전동타자기, 전자계산기, 산업용 로봇, 자동제어장치류, 인공위성 및 우주선, 컴퓨터화된 각종 전자기기 등이 모두 다 가입대상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같이 가입범위가 넓은 게 데이터센터종합보험의 특징이지만 보험업계는 현재 가입대상자의 태반이 이 보험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종합보험의 특징은 사고 발생 시에 진가를 발휘한다는 점이다. 약관에 따라서, 사고 발생시 사고 발생 전 상태로 복구를 한다고 할 때에, 수리 및 대체비용을 전액 보장해준다. 사고로 인해 손실된 정보매체에 대한 손해비용, 즉 복구비용을 보상해준다. 사고로 대용 기기를 사용하면 이때에 발생하는 작업비도 보상을 해준다.

 이밖에도 풍수해, 지진, 전기사고 등에 대한 다양한 손해를 보상해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데이터센터종합보험은 기본담보가 3가지다. 하나는 물적손해에 대한 담보다. 사고 발생 전의 상태로 복구하는데 드는 수리 및 대체비용 전액을 보상한다. 보상하는 손해는 이렇다. 화재, 낙뢰, 파열, 폭발, 연기, 부식성 가스, 침수, 습도, 우박, 서리, 폭풍으로 인한 손해다. 단락이나 합선, 과전류, 섬광 등 전기적 사고도 포함된다. 기계적 사고도 들어간다.

주조나 재질 결함, 혹은 설계나 제작, 조립의 결함도 보상 대상이다. 종업원의 취급 잘못, 기술 부족, 부주의, 그리고 종업원 또는 제3자의 악행도 보상 대상이다. 항공기 및 공중 낙하물도 마찬가지로 대상이다. 기타 보상하지 않은 손해에 명기되지 않은 원인에서 일어나 손해도 역시 보상 대상이다. 또 하나는 외적 정보매체에 대한 담보다. 물적 손해에서 담보하는 위험으로 인하여 구내에 보관되어 있는 정보 매체가 손실을 입었을 때에, 재료비, 재생비용 등에 따른 손해비용을 보상해준다. 마지막은 추가작업비용에 대한 손해 보상이다.

데이터센터 장치가 물적 손해로 인해 가동이 전부 또는 일부 중단이 되면서, 손상된 기기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 발생하는 손해 보상이다. 이런 경우, 대용기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대용기기를 사용할 때에 발생하는 제반 작업비용을 추가로 보상하는 것을 말한다. 농협중앙회 전산마비 사건에서 보듯이, 전자거래 관련 기업들은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는 주요한 위험과, 데이터센터보험의 배상책임 정보가 필요하다.

해서 (사)한국BCP협회는 관련된 정보를 기업들에게 계속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동시에 이같은 데이터센터종합보험을 협회 주관으로 해서, 포괄 보상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란 설명이다. 동시에 보험료는 보험사와 협의하여 최소보험료로 하고, 보상은 최대 보상이 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 기관이 데이터센터종합보험 가입에 대해 문의하려면, (사)한국BCP협회 보험분과위원회(위원장 지재오, 011-260-7788, 02-420-3888, backlot@naver.com, www.bcp.or.kr)로 하면 된다. 지재오 보험분과위원장은 재난관리사 자격증을 지닌 기업재난전문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