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매설물은 상수, 전력, 가스를 공급하고, 하수를 처리하는 동시에 정보통신망을 구축하는 중요한 도시기반시설들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도시내 도로의 지하공간에 이들이 매설되어 있으며, 대도시의 광로의 지하공간에는 공동구와 케이블박스 등도 매설되어 있고 이 안에 상하수도관과 가스관, 전기, 전화선이 설치되어 있다. 때문에 테러 등 유사시 사고가 발생하면 많은 재산과 인명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

지하공동구에 맞는 재난관리가 시급한 실정
지하공동구는 도시 및 공동주택 단지에 반드시 필요한 전력, 통신, 가스, 송유관, 급·배수, 에너지시설 등을 효과적으로 수용하고 도시기반시설의 확장에 따라 파생되는 여러 가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설물을 한곳으로 모아 유지 및 관리하는 시설이다. 지하공동구가 훼손될 경우 국가안보는 물론 사회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커 화재예방 활동 및  취약점 등을 분석하고 방재 대책을 도출하여 공동구의 설계, 제도적인 문제, 방화시설의 문제, 화재확산현상 등 화재 및 위험을 분석하여 화재예방활동과 진압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하공동구는 테러 등이 발생하면 지상보다 취약하며 큰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례로 지난 2006년 국내에서 종각역 지하상가 일산화탄소 누출로 인한 집단중독 사고가 발생했으며, 발생 원인을 살펴본 결과 서울시내 지하철역사 중 오염물질 감지장치를 갖춘 역사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당시 종각역 지하도상가 유해가스 누출사고는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도상가에서 일산화탄소(CO)가 누출되어 상가상인 등 70여명이 중독되고 지하철 승객 700여명이 긴급대피한 사고였다.

현장 조사결과 지하상가의 지하2층 기계실에 있던 냉·온수기의 기계적 결함과 배기관 연결부 접합불량 및 내부청소 미실시 등 시설책임자가 안전관리를 소홀히하여 발생된 것으로 잠정결론이 났으나 만일 테러 등으로 다량의 가스가 누출되었다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재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지하공간은 특성상 격리된 공간으로 화재, 가스 등의 사고발생시 외부공기의 획득이 제한적이며, 연기나 가스의 급격한 확산이 일어나고 이용자들이 제한된 통로를 이용하여 수직 이동하기 때문에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외부와의 시각적인 접촉부재로 폐쇄감, 화재시 대피불안감, 붕괴시 매몰공포 등 심리적 측면에서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95년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 사망 101명, 부상 202명
지하공간의 이러한 특성상으로 인하여 외국에서도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여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은 사실이 있었는데 1987년 11월 런던 킹스크로역 화재로 31명이 사망하였고, '88년 7월 일본 오사카 우메다 지하상가 배기덕트 화재로 시설피해가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95년 4월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로 사망 101명, 부상 202명, '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사고로 사망 192명, 부상 148명의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도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종각역 사고 이후 서울시가 부랴부랴 오염물질 감지장치 설치를 서두른다고 했지만, 아직 설치된 곳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심 의원은 “서울시는 지하도상가와 지하철 역사에 유해가스누출감지 및 자동경보기 설치를 서두르고, 종합방재센터 구축도 조기에 실시하는 등 시민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하공간에서의 안전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하공간의 활용은 빠른 속도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1967년 원유·가스 등의 지하비축시설 설치 등 국한적인 활용으로 시작하여 70년도 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90년대 지하철 8호선까지 건설하면서 지하상가, 지하 환승역, 기존 건물과의 연결통로, 지하차도 등 다각적인 지하공간 이용이 진행되어 왔다. 도시교통난 가중으로 전 광역시에서 지하철 및 지하상가를 건설하고 있으며, 인접 건축물의 지하층과 지하철 역사를 연계하는 지하도시공간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또한 민간건물에서도 대형화와 함께 지하층의 규모도 거대화하면서 개발유형도 점차 변해가는 추세로서 단순히 상가와 통행의 기능이 아니라 스포츠, 레저시설, 공연시설 등 다중이 이용하는 생활공간개발에 중점을 두고 이용규모가 점차 대형화되어, 그 기능도 복잡화되고 있다.

시설물 설치, 안전대책 크게 미흡
반면 정부에서는 이러한 지하공간에서의 문제점에 대처하기 위하여 건설교통부에서는 각종 구조물 및 시설물의 설치기준, 환경부에서는 실내공기질의 적정 유지관리, 소방방재청에서는 지하공간에서의 화재안전기준 등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특히 지난 종각역 가스누출 사고에서 보듯이 시설물 설치를 위한 기준으로 지하공간의 종합적인 안전대책에는 크게 미흡하여, 이를 보완할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하공간의 기본적인 안전시설기준 설정, 안전관리계획 수립, 각종 설비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주기, 안전관리를 위한 관리주체 및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임무,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직구성 및 예산확보, 조직원에 대한 재난예방 교육·훈련 등의 의무규정이 포함된 종합안전대책 수립·운영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테러, 화재, 침수, 가스누출 등 재난유형이 고려된 방재대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대피시 행동매뉴얼도 조속히 작성, 보급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제2소방재난본부는 테러 취약 지역에 대한 특별안전 소방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점검은 지하철 역사 및 지하, 공동구, 석유 비축기지 등 관내 55곳이었다. 검사에는 비상구 확보 등 피난·방화시설 유지관리 적정여부, 전기·가스·위험물시설 안전관리 및 취급 상태, 자위소방대 편성 등 방화관리업무 수행 상태 등을 확인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소방서의 경우도 지난해 7월 터널과 지하차도 및 지하공동구 테러 및 화재 발생에 대비한 도상훈련을 실시했다. 이 도상훈련은 터널에서 테러 및 승용차 화재 발생으로 큰 혼란시 인명피해를 방지하고 신속하고 효과적인 현장대응을 위해 실시했다.

지하공동구에 재난관리 전문가 시급한 실정
한편 지하공동구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자 소방방재청은 지하공간내의 모든 안전대책을 수용할 수 있는 법적근거 마련했다. 소방방재청은 지하공동구의 일정규모 이상 개발계획에 대해 계획수립 단계부터 사전에 안전성을 검토·협의하는 등 지하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의 제도화를 위해 가칭 「지하공간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지난 2006년 제정했다.이 같은 추진배경에는 그동안 관리되지 않았던 지하공간에서의 위험성으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판단된 결과였다. 하지만 지하공동구의 관리는 구조물과 수용된 시설이 당초 건설된 상태의 유지와 시간에 따라 구조물, 수용시설, 부대시설의 정비, 추가시설 등을 변경사항시 이를 원활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만약 지하공동구내에서 테러, 화재 등 재난 발생시 공동구안에 수용시설, 방재시설 등이 갖추어진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이유는 우선 국내 지하공동구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그 역사가 짧고 충분한 연구 없이 건설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하구조물 역시 수요시설, 부대시설, 방재시설 등 관리에 필요한 기본시설 또한 부족하다. 또 지하공동구의 구조물은 설계 및 계획, 내진, 지질조건, 지하수 조건, 환경여건 등을 충분히 조사한 후 공동구 설계지침에 따라 시행하여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하공동구는 이러한 원칙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건설되어 공동구로서의 원래 기능이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미래수요예측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없이 건설되어 공간확보가 원활하게 되어 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와 함께 지하공동구에 설치된 수용시설물에도 문제점이 있다.

지하공동구에는 상수도관, 통신케이블, 전력케이블 등이 있지만 테러, 화재 등 보안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로 시설이 되어있어 각 수용시설물별 관리에 필요한 감지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재설비 역시 수용시설물을 테러, 화재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화재감지시설, 소화설비 등 필요한 시설이 규격대로 되어있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오늘날 공동구는 전력·난방·상수도 등 시민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은 물론 통신 시설과 같이 국가 기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시설이다. 이와 함께 공동구 건설 및 이용 또한 증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난전문가들은 지하공동구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테러 등 각종 재난에 매우 취약해 더 큰 재난을 맞이할 수 있다며 우리 현실에 맞는 재난관리체계를 세분화하고 국제 표준에 맞는 제도를 도입해 지하공동구에 적합한 재난관리 체계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라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