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7일 서울시가 2011년 11월과 12월 2개월간 25개 자치구와 서울대공원 등 3개 공원사업소를 대상으로 집중호우에 따른 위험 발생지역 270곳을 조사한 결과, 179곳이 안전 및 보강공사가 필요한 안전등급 C이하 지역으로 분류됐다. 자치구별로는 북한산과 도봉산이 인접한 도봉구가 20곳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중랑구가 각각 18곳, 서초구 17곳, 관악·강서구 각각 14곳, 은평구 12곳, 구로·양천구 각각 11곳 등이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

산사태 등 토사유실 산사태 위험지역 179곳
서울 도봉구 창동의 초안산 군 부대의 도로 철거지, 은평구 수색동의 봉산 도시자연공원, 서초구 방배동의 서리플공원과 방배근린공원, 양재동 바우뫼공원. 이들 지역은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우 산사태 등 토사 유실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지역들이다. 이처럼 서울에서 집중호우 시 산사태 등 토사유실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지역이 179곳(서울대공원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중 시설물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있어 긴급하게 안전 및 보수공사가 필요한 수준인 안전등급 D·E 판정을 받은 곳도 86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기 전인 6월말까지 448억원을 투입해 이들 지역에 대한 사방공사 등을 완료할 예정이다.

지난 1월 27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1월과 12월 2개월간 25개 자치구와 서울대공원 등 3개 공원사업소를 대상으로 집중호우에 따른 위험 발생지역 270곳을 조사한 결과, 179곳이 안전 및 보강공사가 필요한 안전등급 C이하 지역으로 분류됐다. C등급은 93곳, D등급은 49곳, E등급은 37곳이었으며, 안전에 이상이 없는 A등급과 B등급은 각각 21곳, 90곳이었다. C등급은 간단한 보강공사가 필요한 곳이며 D등급은 긴급한 보수·보강공사가 필요한 지역이고, E등급은 즉각 대피해야 할 위험 지역이다. 자치구별로는 북한산과 도봉산이 인접한 도봉구가 20곳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중랑구가 각각 18곳, 서초구 17곳, 관악·강서구 각각 14곳, 은평구 12곳, 구로·양천구 각각 11곳 등이다.

도봉구의 경우 도봉동 무수골은 낮은 사방댐을 계단식으로 설치해 토사유실 및 이동을 막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했던 서초구도 서리플공원과 방배근린공원의 위험지역에 사방댐을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면산에선 지난해 산사태 피해를 면했던 16곳이 보강공사를 해야 하는 곳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는 홍은동 산지 인근 주택가에 배수로를 설치해야 하며 금천구는 시흥동 산지 주변에 집수정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강북·송파·영등포·동작·용산·성북구 등은 산지에 위험지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와 함께 우면산과 북한산, 불암산 등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벌여 위험지역에 대한 안전공사를 벌일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3월부터 C등급 이하 판정을 받는 지역에 대한 안전·보강 공사에 착수해 우기가 시작되기 전인 6월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정감사 서울시내 산사태 위험지역 1억2740만㎡
한편 이 같은 위험성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잘 나타났다,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내의 산사태 위험지역이 1억2740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이 같은 주장은 당시 유정복 의원은 총리실 산하 국토연구원으로부터 ‘기후변화 적응도시 조성방안 연구’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를 발표를 인용하며 제기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산사태 위험이 가장 높은 서울시내 자치구는 ▲강북구 2086만6414㎡ ▲관악구1526만597㎡ ▲서초구 1403만4398㎡ ▲노원구 1360만7054㎡ 등이었다.

이 외에 ▲서대문구 1391만9445㎡ ▲은평구 885만14㎡ ▲강남구 667만9794㎡ ▲종로구 420만1411㎡▲성북구 378만9856㎡ ▲구로구 370만8629㎡ ▲도봉구 316만7531㎡ ▲강서구 302만1723㎡ ▲광진구 288만8801㎡ ▲중랑구 221만5369㎡ ▲강동구 201만2379㎡ ▲용산구184만4036㎡ ▲동작구 157만4397㎡ ▲양천구132만2927㎡ ▲금천구 129만9248㎡ ▲송파구 90만3943㎡ ▲동대문구 88만1627㎡ ▲마포구 77만468㎡ ▲성동구 27만2576㎡ ▲중구 27만432㎡ ▲영등포구 4만243㎡ 등이 산사태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태풍·호우·대설 등으로 인한 서울의 피해액은 총 1040억6270만원이었다.

또 최근 10년간 서울시내 침수건물은 총 15만2844채였으며, 이중 동대문구(1만6606채), 광진구(1만6297채), 중랑구(1만4861채), 성북구(1만151채), 양천구(9861채)의 침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유 의원은 “기상청과 국립해양조사원의 실시간 관측자료 등을 보면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동대문구 등 서울 북부지역에서 호우 현상이 두드러지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울시 북부 중랑천 유역과 관악구 등이 취약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과거처럼 일률적 잣대를 적용한 획일적 재해대책으로는 재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없다”며 “지역별 맞춤형 대응책과 세부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종합해 국가차원의 재해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의 우면산 산사태가능성 연구결과도
이와 함께 지난 1월 달에는 건국대 지구정보공학연구실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량 증가로 서울 북한산과 불암산 일대와 가평·양평·남양주 등 경기 동북부 산간지역에서 토양 유실량이 크게 증가해 ‘제2의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건국대 지구정보공학연구실은 ‘환경부 토지이용정보를 이용한 서울, 경기지역의 미래 기후변화에 따른 토양유실 예측 및 평가’라는 논문에서 서울, 경기지역의 2040년과 2080년의 토양 유실량을 분석 예측과 토양 침식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에서 북한산과 불암산 일대가 미래 강우량 증가에 따라 토양 유실량이 가장 많아 산 아래 주거지역에 대한 피해예방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산 불암산 일대의 경우 토지이용 분류로 보아 대부분 지역이 토양유실 비율이 가장 높은 나지로 이루어져 있어 토양유실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가평·양평·남양주 등 경기 동북부지역(연천·포천 지역은 정보제한으로 분석 대상 제외)은 경사가 급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앞으로 토양 유실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이들 지역을 우선으로 하는 토양 유실 방지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건국대 연구팀은 “경기지역은 우리나라 동고서저 지형의 특성상 동쪽 산간지역의 지형 고도가 높고 경사가 급해 더 많은 토양유실량이 발생한다”며 “토양유실을 예방하기 위해 산사태로 유실되는 흙과 나무를 중간에서 걸리도록 산 중간 중간에 사방댐과 같은 방재시설을 만드는 것이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고려할만 하다”고 제안했다.

또 “산간 절개면이나 경사면 등에 생육이 아주 빠른 식생종자를 살포해 나지를 초지나 산림으로 서서히 피복을 변화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다”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분별한 난개발을 최소화하여 기초지반이 약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올해 서울지역 산사태 규모는 85개소 77.36㎢로 지난해 63개소 5.4㎢ 와 비교해 피해 면적은 14배, 발생 지점은 35% 늘어났다고 밝혔다.

재난발생 재난전문가 필요성 강조
한편 서울시는 2013년까지 서울 전 지역에 대한 안전실태조사를 벌인 뒤 위험지역 및 시설물에 대해서는 10개년 계획을 세워 필요한 공사를 벌여 나갈 계획이다.우선 보강공사 뒤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지역은 55곳이었고, 안전하지만 부분 보강공사가 필요한 곳은 100곳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이들 155곳에 475억원을 들여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는 6월 이전까지 사방공사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는 또 지난해 12월 2일부터 2주 동안 외부전문가 12명을 포함한 68명의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집중호우 때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 290곳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다. 이를 통대로 서울시는 또 올해 제2의 우면산 사태를 막기 위해 시간당 100mm 강우에 대비한 ‘수해 및 산사태 예방 사업’에 4626억원을 중점 투자한다.

서울시는 ‘수해 및 산사태 예방 사업’을 위해 ▲배수분구 27개소 관거능력 향상(1388억원, 129.6㎞), ▲침수지역 하수관거 개량(1223억원, 33.9㎞), ▲빗물펌프장 25개소 신·증설(904억원), ▲빗물저류조 9개소 설치(417억원), ▲빗물저류배수시설 3개소 신설(308억원), ▲산림내 위험시설물 정비 및 산사태 방지 등(280억원), ▲주택침수방지시설(차수판, 모터펌프) 지원 등(106억원)을 예산에 반영한다.하지만 이 같은 서울시의 대비책에 대해 재난전문가들은 “지진, 화산 폭발, 지진해일(쓰나미), 눈사태 등 대규모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이어서 예보와 피난이 최선인 경우가 많다” 며 “산사태는 진흙이 포함된 지질의 경사면에 많은 비가 내려 물기를 머금고 무거워진 흙더미가 아래로 밀려 내려가는, 중력에 따른 현상이다.

눈 깜짝할 새 진흙에 파묻히지만 매몰이나 붕괴 사고와 달리 생존 공간을 거의 남기지 않아, 인명 피해가 크다” 고 말했다. 때문에 “미국 정부는 1970년대부터 ‘산사태 경고 프로그램’(Landslide Hazards Program)을 운영하며 대비해오고 있지만, 연평균 산사태로 25명이 숨지고 10억~20억달러의 피해를 보고 있다” 며 산사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산사태 등 도심 재난에 대한 재난 및 안전 매뉴얼의 체계적인 구축이 필요성과 재난발생시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난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