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주 발생한 지진으로 일본이 공포에 떨고 있다. 바로 후지산 폭발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의 여성세븐 최신호는 일본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피해액은 최대 2조5000억엔(약 35조5800억원)에 달할 것이며 용암이나 화산재 등에 의해 최악의 경우 통행불가능 도로 최대 1만4600km, 운항불가능 항공기 하루 515편, 누전에 의한 정전피해는 최대 108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난포커스 - 김용삼 기자>

새해부터 흔들리는 일본 열도
동일본 지역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면서 후지산 폭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지난 2월 8일 현지 일본 언론들은 지난 2월 7일부터 8일 아침까지 동일본에서 모두 10차례 지진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그 중 7일 발생한 2건은 수도권 직하 진원인 것으로 밝혀져 일본 지진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이틀 동안 발생한 10차례 지진의 진도는 높지 않았지만 2건의 경우 리히터 규모 7급의 수도직하 지진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 근처에서 발생해 전문가와 주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도 2월 7일 오후 10시 38분께 발생한 지진의 진원지는 치바현 북서부 인자이시 부근으로 진원 깊이는 약 80Km이며 지진 규모는 리히터 규모 4.2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에서 눈에 띄는 피해는 없었지만 진원지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무사시노학원대의 시마무라 히데키 특임 교수는 “관동지방 일대는 필리핀해, 태평양, 북미 등 3개 플레이트가 동시에 존재하는 아주 드문 지역으로 과거에도 몇 번이나 진도 7 규모의 직하형 지진이 발생했었다”며 “지금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 같은 우려는 2월 7일 저녁 발생한 도쿄도 마치다시와 하치오지시, 카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 등에서 진도 1~2를 기록한 직하형 지진이 관측되면서 증폭되고 있다. 이날 기상청은 2월 7일 오전 8시 10분 경 4.0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진원지 깊이는 40Km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이 지역도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진원지가 도쿄도 타마동부로 밤에 수도권을 덮친 것과 같은 수도직하형 지진이었다고 발표했다. 앞서 현지 언론사인 슈프레뉴스는 유명 역술가 마기가 후지산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것이 화산 폭발의 전조인 화산 폭발의 초기 현상인 ‘분기’가 이미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마기는 지난 1월 25일 오전 산허리에서 증기가 세차에 뿜어져 나오는 후지산을 찍은 사진을 자신의 불로그에 올려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한 주에 1~2회 도쿄와 나고야를 오가면서 후지산을 관찰하는데, 그날은 동쪽 경사진 부분에서 갑자기 연기가 뿜어져 나와 순식간에 하늘로 퍼져나갔다”고 촬영당시를 회고했다.

일본 대지진 4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 70%
한편, 일본 수도권을 진원으로 한 규모 7 이상의 직하형 지진이 앞으로 4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7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불안을 더 가중시켰다. 기존 일본 정부의 공식 추정치에 비해 한층 ‘긴박한’ 경고였다. 지난 1월 23일 일본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히라타 나오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3월 11일 있었던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지진활동이 활발해진 점을 반영해 이같은 예측치를 내놨다. 지난해 대지진 뒤 연말까지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3~6 지진은 하루 평균 1.48차례로, 그전에 비해 5배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이 상태가 계속된다는 가정 아래, 규모가 1씩 커질 때마다 지진의 발생빈도는 10분의 1씩 내려간다는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지진을 예측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는 수도권 직하형 지진을 포함해 미나미간토(남관동) 지역에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30년 이내 70%’라고 지난해 발표한 바 있었다. 이번 예측치가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공식발표는 아니지만, 이 연구소 전 소장인 히라타 교수팀의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TBS 방송은 보도했다. 해저가 아니라 육지 또는 근해의 얕은 지하에 진원을 두는 직하형 지진은 수평이 아니라 상하 진동이 심해 국지적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일본에선 겐로쿠 대지진(1703년)이나 관동 대지진(1923년)이 수도권 직하형 지진에 해당한다. 히라타 교수는 “건물의 내진화, 목조건물의 불연화 등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므로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산하 중앙방재회의 역시 도쿄만 북부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7.3의 수도직하형 지진이 일어나면 최악의 경우 사망자 약 1만3000명, 건물붕괴 약 85만 채, 약 112조 엔에 달하는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후지산이 심상치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하로 흔들리는 수도직하형 지진으로 후지산(富士)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는 것이다. 일본의 여성세븐 최신호(2월 9일자)는 일본 내각부 ‘후지산해저드맵검토위원회’가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피해액은 최대 2조5000억엔(약 35조5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위원회는 용암이나 화산재 등에 의해 최악의 경우 통행불가능 도로 최대 1만4600km, 운항불가능 항공기 하루 515편, 누전에 의한 정전피해는 최대 108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이와 관련 일본 리츠메이칸대 역사도시방재연구센터 타카하시 마나부 교수는 “대지진이 발생하면 일본의 대동맥인 토카이도의 주요 도로나 철도는 모두 붕괴하고 대지진 뒤에 후지산이 폭발하면 화산재에 약한 비행기는 운항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화산재가 2cm 이상 쌓이는 지역에서는 기관지 등 노약자의 건강피해와 함께 농업부분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 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벼농사는 0.5cm, 밭농사나 축산은 2cm 이상 화산재가 쌓이면 1년 동안 수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다카하시 교수는 시즈오카, 야마나시 등 수도권 지역에서 화산재가 1cm 쌓이는 곳은 대규모 정전이나 통신망 불통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화산재 영향으로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 수도권 통신망이 끊어질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까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주민이 패닉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게다가 이 잡지는 ’후지산해저드맵검토위원회’가 의견을 내놓지 않은 사상자 발생에 대한 문제도 언급되고 있다.

화산활동 전문가인 치바대 대학원 이학연구과 츠쿠이 마사시 교수는 “화산폭발시 후지산의 절반 또는 3분의1 정도 무너질 가능성을 정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후지산이 무너질 경우 토사 속도는 최대 시속 100km를 넘기도 하기 때문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츠쿠이 교수는 이어 “지난 1792년 운젠후겐타케가 폭발하면서 산이 붕괴됐을 때 1만 5000명에 달하는 주민이 숨졌다” 며 “현재 야마나시와 시즈오카의 인구를 감안한다면 10만 가구, 15만명의 주민이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일본기상청은 연초에 발생한 지진과 후지산의 폭발과 연관성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일본에서 대지진과 후지산 폭발에 대응하는 위기의식을 확실히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 후지산의 북서쪽 기슭 8부 능선 부근에 새가 날아가는 듯한 잔설의 모양이 나타나자 후지산이 폭발할 것이라는 불길한 징조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잔설의 모양이 농사 시작시기를 알리는 봄의 상징인 ‘농조’를 닮았지만 추운 겨울에 보이는 것은 드문 경우”라고 전했다. 후지산 기슭에 새의 모양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월 31일부터다. 공교롭게 지난 1월 28일 리히터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수차례에 걸친 여진으로 일본 전체가 대지진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을 즈음이다. 후지산 기슭 지역인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시에 따르면 농조는 예년의 경우 눈이 녹기 시작하는 5월 중순부터 6월에 나타난다. 올해는 쌓여있던 눈이 강풍으로 날아가면서 농조의 모습이 나타났다.

후지산 폭발과 백두산 폭발 상관관계는
한편 후지산이 폭발하면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까. 후지산 폭발로 생길 여파는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1707년 후지산 폭발 당시에도, 약 100km 떨어진 도쿄에까지 화산재가 2cm가 쌓였을 만큼 위력이 크다. 따라서 만약에 발생할 후지산 폭발한다면 한반도 또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또 후지산이 화산폭발을 일으켜 방대한 화산재가 상공으로 치솟아 성층권에 진입할 경우 전지구적인 기온 하강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후지산과 인접한 도쿄는 직접적인 화산재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태양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물론 화산재가 두껍게 쌓인다거나 화산재비가 내리는 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큰 문제는 후지산 폭발의 영향으로 백두산 폭발이 더 위험해 진다는 것이다. 백두산이 당장 폭발할 가능성은 없지만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이라고 중국의 지질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과학원 류자치 원사와 중국지질과학원 리하이빙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 여파로 거대한 에너지가 방출돼 주변의 화산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고 과학시보가 보도한적이 있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지질학자들의 잇따른 폭발 가능성 제기에 중국 지질당국이 뚜렷한 징후가 없다며 일축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은 일본 대지진에서 방출된 에너지가 주변 500∼60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국을 비롯한 환태평양 지역 화산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백두산이 당장 분출될 가능성은 없지만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류 원사는 “대지진 직후 일본 화산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위험신호로 서태평양 지질판이 ‘태평하지 못한’ 상태로 접어들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화산 폭발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후지산 폭발, 백두산 폭발 등 재난 발생시 각 부처의 책임기관의 경우 비상시 대응할 수 있는 재난관련 매뉴얼이 필요하며 우리 현실에 맞는 재난관리체계를 통해 이를 세분화하고 국제 표준에 맞는 국제표준화 작업도 시급한 실정이다.

후지산

후지산은 높이 3,776m. 산정 화구 지름 약 700m. 깊이 약 240m. 일본 최고봉으로, 후지 화산대의 주봉이며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원뿔형의 성층화산이다. 역사시대의 화산활동으로는 781년부터 1707년까지 10여 차례의 기록이 있는데 그 중에서 800년, 864년, 1707년의 분화가 특히 유명하다. 1707년에 마지막 분화를 하고 나서, 후지산의 활동은 긴 휴지기에 있다. 그러나, 헤이안 시대에는 수십 년간격으로 분화하고 있었던 것이 기록됐으며, 기록을 근거해 보면 대체로 백년에 한 번 정도는 분화한다. 2000년 가을부터 후지산의 지하 10~15킬로 밑에서 지진이 빈발했다. 약한 지진이었지만, 그것은 저주파 지진으로 불리는 지진으로, 지하에 있는 액체나 화산가스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