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갑작스런 한파로 예기치 않은 질병이 다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바로  조류독감(Avian influenza 또는 Bird flu)이다. 조류독감은 치사율이 100%에 이를 만큼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제1종 법정전염병, 국제수역사무국(OIE)은 A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 기자(jjlee@di-focus.com)>

조사지역 2,552대상 중 89건 바이러스 검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지난 2월 12일 “1월 전국 야생조류의 AI 바이러스 검출률이 3.5%로 높은데다가 2월 상순에 한파까지 예고돼 있어 2월이 AI 관리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계기관 및 가금농장 등의 특별주의를 당부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하 ‘과학원’)은 1월 AI 모니터링 결과 전국 9개 조사지역 중 8개 지역의 야생조류분변에서 총 89건의 AI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말했다. 과학원은 지난 9월부터 올 4월까지를 AI 발생취약시기로 보고 전국에 걸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 중이었다.

그중 지난 1월, 총 9개 조사지역의 2,552개 시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89건의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바이러스 검출률이 3.5%로 지난해 2011년 12월보다 0.3%인 12배 증가했다. 1월에 바이러스가 높게 검출된 지역은 천안 6.0%, 보령 5.9%, 순이었고, 전주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조사결과,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1월 눈 속에 한파가 이어진 영향으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파와 대설로 인해 AI 발생에 취약해지는 한파형 AI 발생취약시기로 확인됐다.
과학원은 1월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률이 3.5%로 높아진 상태에서 2월 상순에 한파가 닥치면 AI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특별관리를 위한 자료를 관계기관에 제공하는 한편, 가금농장 등의 특별주의를 당부했다.

또 한파와 대설 후 3주까지가 AI 발생취약시기로 분석됨에 따라 2월말까지 AI 관리의 고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겨울철새의 먹이부족으로 우려되는 3~4월 먹이고갈형 AI 발생취약시기의 막바지 AI 관리를 위해 4월까지 야생조류의 AI 바이러스와 생태를 집중 조사하는 등 AI 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다. 과학원은 현재 전국 44개 야생조류 AI 예찰지역을 중심으로 총 8,947여점의 야생조류 분변 등 시료를 채집·분석하고 있다. 그중 올 2∼4월에는 총 6,000여점의 시료를 분석하고 결과를 관계 기관에 바로바로 통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AI 주요관리지역 등 전국 10개 지역에서 AI에 취약한 철새에 대한 인공위성위치 추적을 실시하고, 기온과 습도추이 및 논의 먹이 등을 조사하여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예견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검출
한편 지난해부터 일부 철새도래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도 했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9월 23일~11월 20일 주요 철새 도래지에서 확보, 2,871개를 검사한 결과, H5형 AI 8건을 포함해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44건을 검출했다고 밝혔었다. 발생 지역은 천수만, 금강하구, 창원(주남저수지), 파주(곡릉천) 등이 었으며 이동한 야생오리와 갈매기 등과 같은 철새에서 증상이 확인됐었다. 이외에도 천안 풍세천, 익산 만경강, 아산 곡교천, 청주 미호천 등 과거에 가금류 AI가 발생한 지역에서도 검출됐다. 당시 바이오안전연구팀장은 “검출결과를 지자체와 시·도 야생동물구조센터 및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한 상태”라며 “철새도래지, 농경지, 축사 주변에서 야생조류와 철새의 분변 등을 접촉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류독감은 Bird Flu라고도 하며, 조류 인플루엔자 또는 가금 인플루엔자라고도 하며 닭·오리 등의 가금류에서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감염된 조류의 콧물이나 호흡기 분비물, 대변 등에 접촉한 조류들이 다시 감염되는 형태로 전파되며, 특히 철새들에 의해 많이 전파된다.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 약병원성, 비병원성으로 구분되며,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는 우리나라에서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닭은 특히 감수성이 커서 감염되면 80％ 이상이 호흡곤란으로 폐사한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A형과 NA형이 있다. HA형 15종과 NA형 9종이 곱해져서 이론적으로는 135종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조류에서 조류 인플루엔자를 잘 일으키는 H5형이나 H7형은 원칙적으로는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지 않으나, H5N1 인플루엔자처럼 드물게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야생조류에 대한 조류인플루엔자(AI) 검사 집중실시
이 같은 조류인플루엔자(AI) 위험에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당국도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본부장 박용호)는 2012년 AI 상시예찰계획의 일환으로 올 1월부터 12월까지 야생조류 2,000수에 대한 AI 감염실태를 집중 조사키로 했다.이 조사는 야생조류를 포획하여 AI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것으로 주 포획대상은 오리·기러기와 같은 겨울철새와 백로, 왜가리 등 여름철새이며 포획시기는 겨울과 봄에 집중되어 있다. 검사를 위하여 포획된 조류는 현장에서 시료채취 후 즉시 방사하여 야생동물 피해를 최소화하고, 포획전문 기관과 협조하여 사업을 추진한다.  

이 예찰사업은 국내가금사육 농가를 위협하는 AI 바이러스의 유입 및 전파원인 규명을 위한 모니터링 사업으로 2010·2011년 발생한 HPAI(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의 역학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한 예로 지난 2010년 11월 29일 전북 익산 만경강에서 포획된 청둥오리에서 HPAI 바이러스가 검출(국내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최초)되었을 때 그로부터 한 달 후인 12월 29일 해당 지역의 가금농가에서 HPAI가 발생되는 등 국내 AI 발생과 야생조류간에 상관관계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이 사업은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추진해온 것으로 2007년(500수 포획, 항원·항체 6건 검출)에 비해 2011년(1,300수 포획, 항원·항체 52건 검출)에는 검출율이 크게 증가해  2012년에는 포획물량을 2,000수로 확대할 예정이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야생조류 뿐만 아니라 재래시장 및 종계장 예찰 등을 통하여 AI 국내 유입여부의 조기검색 및 위험요인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재난전문가들은 “조류독감과 같은 문제는 비단 관련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며 여러기관 각 부처의 책임기관들도 이 같은 비상시 대응할 수 있는 재난관련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또 “여러 위험재난이 도사리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현실에 맞는 재난관리체계를 통해 이를 세분화하고 국제 표준에 맞는 국제표준화 작업도 시급한 실정”이라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진행될 자연, 인적 재난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에 대비 이를 체계화는 것이 필요하며 사회적 손실을 막고 국민혈세 낭비를 줄이는 방법론이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