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진 등 재난 재해로 붕괴될 수 있다는 위험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3.11 동일본 대지진은 이런 일본 위기에 불을 당겼다. 더 심각한 것은 최근 일본 동경연구소에 발표한 일본 붕괴시나리오다. 이 내용을 보면 ◆30년 이내 도쿄 대지진 발생 확률 70% ◆도쿄 직하지진 예상 사망자수 약 1만 2천 명, 경제적 손실 무려 112조 엔 ◆도쿄 도심부 바로 밑 120km의 활성단층대 지진 발생 예상 피해, 고베 대지진의 30배 ◆일본의 동해, 동남해, 남해 3연동 지진 발생 시 열도 절반 바다 속으로 침몰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일본국민들은 지진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을 하거나 급기야 일본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부산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려는 일본인과 재일교포가 크게 늘고 있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김해공항을 통하면 왕래가 편할 뿐더러 지진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안전가옥’을 찾고 있던 일본인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일본 정부도 관동지역의 지진, 쓰나미 등 재난에 대비해 부산, 경남, 거제 일대를 석유 비축 후보지로 삼고자 우리 정부와 협상 중에 있다. 일본의 경제환경도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은 이른바 ‘6중고’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진 발생 이전부터 계속되어온 기업의 과중한 세부담, 무역자유화 지연, 노동 및 환경 규제, 엔고에 지진 이후 생겨난 전력난까지 가세해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태국 홍수의 경우 태국에 진출한 2000여개의 공장 중 이 상당수 업체가 이번 홍수로 침수피해를 당해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한편 이런 일본위기 상황은 한반도 재난관리의 바로미터로 제시되기도 한다. 최근 한 연구보고 의하면 서울 등 수도권지역이 1629년 강진 발생 후 지진정지상태에 있어 15년이내(1997년기준)에 강진발생확률이 57%나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학교, 병원 등 국내 주요 시설물의 내진설계 비율은 18.4%에 불과하다. 특히 2010년 8월 기준으로 내진설계 대상 5만1903곳 가운데 내진설계가 된 곳은 8477곳, 16.3%에 그쳤다. 내진설계 대상이 아닌 건물을 포함한 전체 공공건물(15만1233곳)의 내진설계 비율도 5.6%였다. 재난전문가들은 “재난은 예고없이 찾아온다”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시설 보강과 교육을 반복하는 등 철저한 대비만이 더 큰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