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봄만 되면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것은 바로 황사문제이다. 중국의 서북쪽에 위치한 대규모의 사막의 모래가 발원지의 저기압에 의한 강한 상승기류, 강력한 편서풍, 그리고 한국 상공에 배치된 고기압 등 한국에 황사를 만들어내는 ‘3박 자 기후조건’에 의해 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넘어 오는 황사에는 먼지, 모래뿐만 아니라 중국의 동쪽에 위치한 대규모의 공장 시설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인 납. 니켈 등 중금속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그중 제일 무서운 것은 황사기간 중 중국 원전사고가 발생 그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를 뒤덮는다는 가정이다.
<재난포커스 - 편집자 주>
황사 발생 급속한 증가추세
황사 발생 급속한 증가추세황사는 우리들의 기관지, 피부 등의 신체적인 해로움뿐만 아니라 황사가 상수원으로 유입되면서 심각한 농작물 피해도 일으키고 있다. 농작물 피해로 인해 먹이사슬이 붕괴되고 점차 생태계 전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등의 정밀 기계까지 피해를 입는다. 정밀한 부품에 먼지가 들어가면서 그 기능이 파괴되는 것이다. 이러한 황사피해는 금액으로 계산해보더라도 수조원에 달한다. 이런 황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다.지난 3월 7일 전북 김제시농업기술센터는 “황사발원지인 중국과 몽골이 강수량 및 수분함량이 적어 황사 발생이 많고 기온 역시 급작스런 저온현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981∼2010년까지 황사 발생의 30년 평균을 살펴보면 5.1회였지만 지난해의 경우 8.5회로 급속한 증가추세와 함께 저온현상 마저 발생 빈도가 잦은 만큼, 축사 및 하우스작물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만일, “저온예보가 발효될 경우 수막·관수시설 등의 점검과 보온재를 감아줘 동파를 방지해야 되며 피해를 입었을 때는 회복이 가능한 포장은 생육이 회복될 때까지 햇빛을 2∼3일간 가려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서서히 햇빛을 받도록 한 다음 요소 0.2%액을 엽면 살포해야 되며 회복이 불가능한 포장은 즉시 다른 작물로 대피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고추나 딸기 화훼류 등 시설재배 작물은 밤과 낮의 심한 온도 차이와 저온·다습한 조건에서 ‘곰팡이병’ 발생이 많은 만큼, 적절한 보온과 환기를 통해 병 발생을 억제하는 한편 초기에 적용농약으로 방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사발생시 출입문과 환기창을 닫아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되며 종료 후 동력분무기 등을 이용, 세척하거나 몸체를 씻어내고 구연산 소독제 등으로 분무소독을 실시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반도 먼지 덤프트럭 4,000대에서 5,000대 분량
이 같은 봄철 불청객 황사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자주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중 중국 및 몽골지방 등 황사발원지의 사막화가 심해지면서 황사의 위력이 점점 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사(黃沙/黃砂)는 봄철에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에 있는 모래와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봄철에 황사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나라중 하나다. 원인으로는 강한 바람과 황사 발원지의 눈이나 비가 적게 내리는 경우에 황사가 더욱 심해지며, 또 과도한 가축의 방목에 따른 목초지 감소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발원지의 사막화가 가속되어 황사가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1980년대에는 황사발생일이 3.9일에서 1990년대에는 7.7일, 2000년 이후에는 12.8일로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황사로 인한 피해는 폐호흡기 환자와 조기 사망자가 늘어나고 항공, 운수, 정밀산업 같은 산업이 손실을 입게 되는 데, 황사가 한번 발생할 때 동아시아 상공에 떠도는 미세먼지의 규모는 약 100만t에 이른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반도에 쌓이는 먼지는 15t짜리 덤프트럭 4,000대에서 5,000대 분량인 46,000t에서 86,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 2002년의 황사의 경우 피해액은 연간 5조5천억 원에 달했으며 국민 1인당 11만 7천원씩의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황사는 여러가지 질환을 일으키거나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대표적으로 호흡기 질환과 안질환, 피부질환 등을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면역성이 약하고 활동성이 강한 어린이들이나 평소 알레르기 질환 또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선물이다. 때문에 지리적으로 중국 몽고 사막등지에서 불어오는 먼지바람을 막을 수 없다면 적절히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황사로 인한 피해 심각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지난 2005년 “황사로 인해 한국에서는 한 해 최대 181만 7천 여명이 병원치료를 받고 165명이 사망한다며 유·무형의 피해를 화폐 단위로 환산할 경우 한 해 최대 7조3천억여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전국 1천명을 대상으로 2000년∼2004년 황사피해 경험 유형을 설문조사한 결과 35.4%가 연평균 2차례 꼴로 황사로 인한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의 황사는 규소, 철, 알루미늄, 납, 카드뮴 성분이 들어있어 대기중 중금속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사 현상이 나타나면 먼지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 공기가 더러워지면서 코와 입으로 먼지를 마시게 되는 탓에 감기,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 눈병, 콧병에 걸리기 쉽다. 또한 아주 정밀하고 예민한 기계를 사용하는 항공기, 자동차, 전자 장비 등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고, 농작물과 식물의 기공을 막아 성장을 방해할 우려가 높다.
황사 때문에 가장 큰 고민을 안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다. 중국이나 몽골이 대표적으로 모래폭풍이나 강한 바람 때문에 황사 현상이 생기면, 무엇보다도 사막의 면적이 늘게 된다. 지표면의 흙이 바람에 쓸려가고, 비옥했던 토양이 메말라 버려 식물도 자랄 수 없게 전락해 버리고 만다. 매년 황하강 중류에서만 20억 톤의 흙이 사라지고 중국 전체에 걸쳐 초원마저 잠식당하고 있다. 흙이 쓸려가고, 모래가 이동하면서 사막이 넓어져 이제는 중국 땅의 16%가 사막으로 바뀌었다. 비옥했던 토양도 메말라 식물이 더 이상 자랄 수 없게 전락해 버린다.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원자력 발전
문제는 황사 문제가 중국의 사막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의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다. 현재 중국에서는 현재 엄청난 수의 원전이 건설중이다. 세계 원전 건설 1위인 중국은 1991년 친산1호기를 시작으로 현재 13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27기를 신규로 건설한다. 전 세계 원전 통계를 집계하는 IAEA-Pris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은 64개로, 신규 원전 건설의 42%가 중국에 몰려 있다. 건설 2위인 러시아의 11개, 공동 3위인 한국과 인도의 각 5개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공개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동아시아 장거리 대기확산 모델의 연구개발 선행연구’에 따르면 중국 중서부지역인 은촨(銀川)지역에서 핵 유출 사고가 발생해 12시간 동안 요오드131이 대기 중으로 방출될 경우 편서풍의 영향으로 3일이면 우리나라 서해안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이후 요오드131은 나흘째 되는 날 낮 12시부터 바람을 타고 제주도를 포함한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되고, 6일 이후에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까지 넓은 형태의 방사능 지대가 형성된다. 은촨은 그래도 거리가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가까운 산둥(山東)반도에도 원전을 건설한다. 산둥반도의 원전에서 사고가 날 경우 우리나라는 더 빠른 시간에 더 오랫동안 방사능지대로 변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렇게 날아오는 방사성 물질을 피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매년 봄철이면 겪는 중국발 황사와 함께 날아오는 방사성 물질이 완전히 한반도를 뒤덮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최장 잔류시간이 86시간이나 된다.다시 말해 중국의 원전에서 핵 유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즉시 복구하더라도 3일 이내에 한반도로 방사성 물질이 날아오고, 이후 최소 6시간 최대 86시간 정도 우리는 방사성 물질에 둘러싸인다는 뜻이다. 후쿠시마 핵 유출 사고에서 드러났듯 한반도로 넘어온 방사성 물질은 대기만 오염시키지 않고 빗물에 섞여 토양을 오염시키거나 국내산 채소류에도 영향을 주며, 바다에 인접할 경우에는 바닷물까지 오염시킨다. 새로 짓는 대부분의 중국 원전은 황해 연안에 건설된다. 서해의 특성상 바닷물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음을 고려하면 그 피해 규모는 상상을 넘어선다.
중국 핵 유출 사고와 부실공사
그렇다면 중국 원전관리는 안전할까? 일본의 경우 핵산업계의 사고 은폐, 축소기조가 시시때때로 드러난다. 이 가운데 2002년 도쿄전력의 사고 은폐와 허위보고가 대표적이다.당시 도쿄전력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최소 29건의 결함을 은폐했다고 드러났다. 그중에는 이번에 폭발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노심 결함도 포함돼 있다. 2007년에는 후쿠시마 제1발전소 3호기에서 1978년 일어난 핵 임계 사고가 무려 29년 만에 알려졌다. 일본의 원전 관련 사고의 은폐 축소 내용이 알려지는 경로는 대부분 환경단체나 시민사회의 끊임없는 문제제기 혹은 내부고발자의 폭로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중국의 경우 환경단체나 시민사회가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 견제세력이 없는 핵산업계는 사건을 은폐 축소하기가 더욱 쉽다.
그 한 예가 2010년 광둥성 선전의 다야완 2호기에서 일어난 냉각수 유출사고다. 같은 해 5월 23일 홍콩에 전력을 공급하는 다야완 2호기에서 핵연료봉 문제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전을 운영하던 홍콩 중톈사와 홍콩 정부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 사고 내역과 함께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하자 홍콩 중뎬은 부랴부랴 “경미한 사고가 있었으나 냉각수가 완전히 밀폐되어 발전소 가동과 주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자유아시아방송 보도가 없었다면 사고 소식조차 알 수 없었던 셈이다. 이와 같은 은폐 기도는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당시에도 나타났다. 지진으로 인해 군용·민용 핵시설이 손상을 입었으리라는 국제 핵 전문가들의 지적이 일자 중국 정부는 “방사성 물질 32개가 매몰되었으나 30개는 회수했고 2개는 위치를 파악해 옮기겠다”는 짤막한 답변만 하고 말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이 얼마나 어떤 상태로 있는지 언급은 전혀 없이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당시 규모 7.9에 이르는 강진이 있었고, 진앙지 반경 100km 이내에 핵연료 및 연구시설이 있었다고 추정되는 만큼 인명피해가 없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많은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지진 피해가 컸던 이 지역에는 핵무기 설계본부와 플루토늄 재처리시설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시설은 군사용 시설이어서 정확한 위치와 핵물질 보유량조차 파악되지 않아 그 공포감은 더욱 컸다. 실제로 중국 핵·방사능안전센터는 지진 발생 다음날 모든 직원에게 핵 유출 사고에 대비하라는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이같이 중국 사회 내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제기하고 나설 최소한의 시민사회도 형성되지 않은 중국 때문에 원전의 안전을 신뢰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또한 핵 유출 사고를 중국 정부가 은폐 축소할 경우 그것을 밝혀낼 방법은 더욱 없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국민과 소통과 내부 민주주의 요구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상황에서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시민사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방사능대책 필요성
이 같은 상황은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해 3월 20일 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배포한 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발 방사능오염물질이 황사를 타고 넘어왔다. 변재일 의원은 당시 “중국 같은 주변국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원자로가 통제 불능 상황이 됐을 경우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 점검과 연구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황사와 대기 중의 방사능 농도와 직접적인 상관관계에 대해서 학술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없을 정도로 연구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핵 활동 생성물, 방사능 물질들이 모래먼지 등에 붙어서 운송될 것으로 추정하는 수준에 연구가 머물러 있어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세국 인천지속가능경제연구소장은 ‘황사 피해의 경제적 가치 추정’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현재 황사가 발생하는 기간이나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 소장은 “현재 태풍, 홍수 등은 특별재난관리 항목으로 지정해 놓고 많은 예산 지원으로 대책이나 피해보상을 하고 있지만, 황사는 연간 6천억 원에 달하는 물적 피해가 발생함에도 턱없이 적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 원전에 사고 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재난전문가들은 “현재의 황사피해 종합 대책으로 피해의 원인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재난전문가의 확충이 필요하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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