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조류인플루엔자)는 2003년 이후 동남아 등지에서 379명이 발병해 239명이 사망했듯 인체 감염 시 치사율이 63%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AI가 신종 슈퍼 인플루엔자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 1억5000여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 질병관리본부도 ‘인간 AI 대유행’의 경우 30%가 감염되고 초기 사망자만 5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재난포커스 - 김용삼 기자>

올들어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 다시 엄습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가 다시 엄습했다. 지난 3월 11일 충남 계룡시 두마면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올 들어 첫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타나면서 전국에 AI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 지난 2월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 13개 지역에서도 야생조류 분변 3635점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97건(2.7%)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전주·군산 지역의 경우 야생조류 고병원성으로 변이될 수 있는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3건 검출됐다. 경기도의 경우도 올해 2월 고병원성으로 변이 가능한 H5형 AI(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3건 검출되자 관계기관 및 가금농장 등의 특별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이 AI(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은 “혹한이 이어진 2월 야생조류에서 AI 바이러스가 비교적 높게 검출된 만큼 야생조류의 먹이고갈이 그 원인중 하나라라며 여름철새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AI 차단 방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또 “먹이가 부족한 3~4월에 면역력이 저하된 겨울철새가 마을 인근에 출몰할 수 있고 현재 대만의 고병원성 AI 발생지 내에 머물고 있는 저어새 등 여름철새가 오는 4월 돌아올 수 있어 야생조류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된다”며 “4월까지 겨울철새 출몰 우려지와 여름철새 집중도래지인 서해연안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차례 고병원성 AI 발생 천문학적인 피해
이같이 조류독감 발생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일부 철새도래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이상 징후로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지난해 9월 23일~11월 20일 주요 철새 도래지, 2,871개를 검사한 결과, H5형 AI 8건을 포함해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44건을 검출했다고 밝혔었다. 발생 지역은 천수만, 금강하구, 창원(주남저수지), 파주(곡릉천) 등이었으며 이동한 야생오리와 갈매기 등과 같은 철새에서 증상이 확인됐었다. 당시 천안 풍세천, 익산 만경강, 아산 곡교천, 청주 미호천 등 과거에 가금류 AI가 발생한 지역에서도 검출됐다.
당시 바이오안전연구팀장은 “검출결과를 지자체와 시·도 야생동물구조센터 및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한 상태”라며 “철새도래지, 농경지, 축사 주변에서 야생조류와 철새의 분변 등을 접촉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네차례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천문학적인 피해가 났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발생한 고병원성 AI만 해도 전국으로 번져 약 650만마리의 닭·오리를 산 채로 묻어야 했다. 이처럼 고병원성 AI는 일단 발생하면 그 피해가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특징이 있다. 양계·오리농가뿐 아니라 축산물 유통이 마비되고 요식업과 관광업이 일대 혼란에 빠지는 등 국가 재앙으로 번진다. 하지만 AI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는 양계·오리농장은 절반이 안된다는 점이 문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먹이가 부족해 면역력이 저하된 겨울철새가 마을 가금류 농장으로 출몰할 가능성이 크며 고병원성으로 변이될 수 있는 H5형 AI 바이러스도 검출된 상황이어서 AI 매개체로 추정되는 야생조류와 가금류 간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또 최근 동남아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현재 타이완의 고병원성 AI 발생지 반경 27㎞ 범위 안에 머물고 있는 저어새가 4월 중 다시 우리나라로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야생조류 AI 주요 전파경로에 대한 차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국 10개 AI 취약지역 위성위치 추적
조류독감의 심상치 않자 정부도 대책에 나섰다. 국립환경과학원은 AI 관리에 겨울철새들의 출몰이 잦은 지역과 저어새 등 여름철새 집중도래지인 서해연안에 대한 AI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겨울철새의 먹이부족으로 우려되는 3~4월 먹이고갈형 AI 발생취약시기의 막바지 AI 관리를 위해 4월까지 야생조류의 AI 바이러스와 생태를 집중 조사하는 등 AI 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다. 과학원은 현재 전국 44개 야생조류 AI 예찰지역을 중심으로 총 8,947여점의 야생조류 분변 등 시료를 채집·분석하고 있다. 그중 올 2∼4월에는 총 6,000여점의 시료를 분석하고 결과를 관계 기관에 바로바로 통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AI 주요관리지역 등 전국 10개 지역에서 AI에 취약한 철새에 대한 인공위성위치 추적을 실시하고, 기온과 습도추이 및 논의 먹이 등을 조사하여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본부장 박용호)도 2012년 AI 상시예찰계획의 일환으로 올 1월부터 12월까지 야생조류 2,000수에 대한 AI 감염실태를 집중 조사키로 했다. 이 조사는 야생조류를 포획하여 AI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것으로 주 포획대상은 오리·기러기와 같은 겨울철새와 백로, 왜가리 등 여름철새이며 포획시기는 겨울과 봄에 집중되어 있다.

검사를 위하여 포획된 조류는 현장에서 시료채취 후 즉시 방사하여 야생동물 피해를 최소화하고, 포획전문 기관과 협조하여 사업을 추진한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야생조류 뿐만 아니라 재래시장 및 종계장 예찰 등을 통하여 AI 국내 유입여부의 조기검색 및 위험요인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도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을 막기 위한 특별방역대책으로 지난 3월 12일부터 ‘청정소독지원팀’과 ‘AI조기경보팀’을 가동했다.

연구소는 AI가 발생했던 지역과 가금류 가축시장에 대해 집중소독과 예방관찰·감시활동을 벌여 AI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청정소독지원팀은 5개반 30명으로 편성돼 소독차량과 휴대용소독기 등을 갖추고 과거 발생농장, 재래시장 등에 대한 일제 소독을 실시해 AI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5개반 20명으로 구성된 AI 조기경보팀은 이동식진단차량과 검사장비 등을 갖추고 AI 유입 가능 경로인 철새·텃새, 닭·오리 사육농장을 상시 예찰감시해 AI발생을 조기에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국제 표준에 맞는 국제표준화 작업도 시급한 실정
한편 이같이 AI(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재난전문가들은 “발병 원인과 관련해선 그동안 철새 이동시기가 아닌 3~4월에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는 점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며 “무엇보다 AI의 인체 감염을 막도록 해야 한다. 고병원성 AI에 사람이 일단 감염되면 치사율이 매우 높으므로 역학조사자와 주민 등 직접적인 관련자들에 대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또 “AI가 확산돼도 국민들이 근거 없는 불안에 흔들리지 않도록 미리 홍보를 해야 한다” 며 “실제로 AI 바이러스는 섭씨 75도 이상에서 5분 동안만 가열하거나 튀기면 세군이 죽는다는 점을 강조, 닭과 오리 소비가 급감해 관련 농가와 가공·유통업계가 더 큰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정확한 지식 전달에도 주력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류독감과 같은 문제는 비단 관련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며 각 부처의 책임기관들도 이 같은 비상시 대응할 수 있는 재난관련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재난전문가들은 “여러 위험재난이 도사리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현실에 맞는 재난관리체계를 통해 이를 세분화하고 국제 표준에 맞는 국제표준화 작업도 시급한 실정”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자연, 인적 재난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에 대비 이를 체계화는 것이 필요하며 사회적 손실을 막고 국민혈세 낭비를 줄이는 방법론이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