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BCP
일본은 세계적으로 봐도 지진과 태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다. 기업은 어떠한 커다란 리스크를 만나더라도 사업이 중단되는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거래처의 업무에 영향이 없도록 빠르게 통상의 상태로 복구할 필요가 있다. “사업연속”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번 대지진은 “1000년에 한번”, “일본의 재해역사상 최대”라고 불린다. 반면에 재해를 입었지만 “사전의 위기대응 시나리오에 근거하여 행동했기 때문에 사업연속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회사가 있을까.
<재난포커스 - 이교진 기자>

일본의 대기업에 느껴지는 엄격한 시선
설마 자신의 회사가 무너지거나 업무 불능에 빠지는 일은 아무도 상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는 갑자기 습격해온다. 리스크매니지먼트에 주력해, 커다란 재해에도 미리 준비하고 있던 회사는 대지진이 발생해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 사업 연속을 가능하게 하거나 빠른 복구가 가능하게 된다. 반면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던 회사는 큰 손실을 입게되고,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또는 복구가 되지 않아 폐업이라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확실히 3.11대지진과 지진해일의 영향은 매우 굉장한 것이었다. 파나소닉, 히타치제작소, 니콘, NEC, 소니, 도요타자동차, 혼다 등 일본의 대기업은 공장의 재해와 전력부족으로 인해 평소와 같은 생산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일본국내에 있는 국민들은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외의 글로벌기업의 눈에 비치는 일본 기업은 전혀 다르다. 일본기업에서 부품 등을 조달받고 있는 IT업계나 자동차관련 해외글로벌기업은 서플라이체인이 끊겨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본기업은 재난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았나?”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휴대전화 단말기 기업인 노키아는 3월 21일 “많은 제품으로 인해 공급체제에 혼란이 생겼다”라고 발표했다. 소니에릭슨도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기업은 많은 기업에 “생명선”이라고 하는 기간부품을 공급하면서도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 같은 사태가 처음이 아니다.

2007년 7월에 니가타 나카고에 지진 당시 니가타현 카시와자키시에 있는 엔진부품 피스톤링 기업인 리켄이 지진피해를 입었다. 이에따라 실링이나 피스톤링이라는 주요부품의 공급이 멈췄다. 그 때문에 도요타, 닛산자동차 등 다수의 회사가 차례차례 생산을 정지하는 사태에 이르렀었다. 자동차기업의 생산정지에 따라, 각지의 자동차부품기업도 연쇄적으로 생산을 중지하는 사태에 빠졌다. 이 상황에 유럽과 미국의 기업은 “위기관리가 이렇게까지 소홀한가...”라고 경악했다고 한다. 지방의 중소기업은 그렇다쳐도, 글로벌기업이 “지진의 영향으로 당분간 쉽니다”라는 말 따위는 통용되지 않는다.
 
BCP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명
일본은 세계적으로 봐도 지진과 태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다. 기업은 어떠한 커다란 리스크를 만나더라도 사업이 중단되는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거래처의 업무에 영향이 없도록 빠르게 통상의 상태로 복구할 필요가 있다. “사업연속”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번 대지진은 “1000년에 한번”, “일본의 재해역사상 최대”라고 불린다. 반면에 재해를 입었지만 “사전의 위기대응 시나리오에 근거하여 행동했기 때문에 사업연속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회사가 있을까.생산정지나 조업저하, 원자력발전소사고의 영향, 전력부족, 물류의 혼란 등이 장기화 되면 일본경제 전체에 데미지는 커진다. 어떻게는 각 기업은 조기에 핵심사업만이라도 복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진과 테러로 단련된 미국기업의 위기대응
여기에서 1995년 1월의 한신대지진 직후의 P&G사의 위기대응사례를 되돌아본다. 일본의 거점이기도한 고베 롯코아일랜드의 빌딩은 아시아 태평양지구의 본사로서의 기능도 겸비해, 당시 1200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었다.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미국본사에서 CNN의 뉴스를 봤을 당시 미국본사사장, John E. Pepper씨는 일본 지진 발생후 즉석에서 당시 일본본사 사장에게 연락해, 상황을 파악하고 위기관리 시스템의 가동을 결정했다. 지진직후는 교통과 통신은 단절되고, 일본에서는 사장과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로, 지진 대응에 착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일본과는 달리 미국 본사는 피난하는 사원과 가족의 숙박 준비 등을 백업하고 있었다.

그 결과 지진발생 다음날에는 오사카 우메다의 힐튼오사카에 경영진이 집합해, 지진재해 대응본부를 세웠다. 그 후 오사카지점에 재해대책본부를 옮겨, 불과 1주일만에 본사 기능을 오사카 우메다의 스카이 빌딩에 설치, 약 750명의 사원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재해지에 있으면서도 극히 단기간에 업무를 재개했다. P&G는 주력하고 있던 아카시공장도 재해를 입어, 폐쇄하게 되었지만 불과 1개월만에 전면 복구되었다. 모든 P&G의 기술자가 아카시에 집결해 생산라인의 재가동에 힘을 쏟은 덕분이었다. 이런 신속한 복구를 가능하게 한 것은 사전에 준비하고 있던 DRP（Disaster Recovery Plan：재해복구계획）이었다. 이 계획에 근거하여 행동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은 조기복구가 실현되었다.

위기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쉽이었다. 당시 지진이 일어나자 모든 정보는 당시 일본 사장 피터 엘싱씨에게로 집합되었다. 순식간에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미국본사와 연락을 취해 현재 상황을 분석해서 대책을 강구해갔다. 그리고 회사로써 어떻게 비즈니스를 연속할 것인지 전략을 세워 사원과 관계회사에 전달해 협력을 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장이 위기시에 선두에 서서 피해 상황과 전망을 책임감 있는 말로 전했다. 명확한 메시지를 주위에 타이밍 좋게 내보내는 것이 사원과 거래처를 안심시키고 신속한 복구에 연결되는 것이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위기관리홍보)이 중요하다.

왜 미국 기업은 이렇게 위기대응에 익숙한가. 그것은 과거의 위기로부터 기업이 그 대응방법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1989년 10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진도 7.1의 대지진(로마프리에타 지진)이 있었고, 1994년에도 로스앤젤레스에서 진도 6.8의 노스릿지 지진이 일어났었다. 대지진에 휩쓸렸을 때, 얼마나 사업의 연속이 가능한지, 90년대부터 연구가 진행되어, 미국기업의 경영에 정착되어 갔다. 그래서 DRP가 경영에 제대로 뿌리내려져, 매니지먼트 기능이나 거점을 분산시켜 백업하는 체제가 구축되었던 것이다.

일본의 위기대응은 “겉치레”였다
1990년대 미국기업은 지진재해에서 배운 DRP를 진화시켜왔다. 그 미국기업은 2001년 당시 다발성테러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DRP는 BCP(Business Continuity Plan：사업연속계획)로의 새로운 진화를 이루어갔다. 원래 DRP는 1980년대 이후 미국기업의 컴퓨터화가 진행되었을 때에 자연재해로 IT계통이 다운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시스템을 유지하고 만의 하나를 대비해 신속한 복구가 가능하도록 계획을 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에 비해 BCP는 IT나 시스템계통의 유지뿐만 아니라, 핵심 비즈니스사업을 연속시키기 위한 계획이다. 즉, 대재해에 휩쓸려도 시스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도 확실히 연속 가능하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이것은 이미 유럽과 미국의 기업 사이에서는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지진재해가 많은 일본기업이야 말로 BCP는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그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7년 경제산업성 중소기업청이 BCP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 도입도 재촉하였다. 또 BCP를 확립시킨 다음 포괄적인 사업연속을 위해 BCM（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이라고 하는 경영방법도 제창되었다. 당연하지만 이 방법은 정부나 지자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 행정의 기능을 유지하고 공공서비스를 계속 제공한다는 관점에서도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2008년에는 일본 총무성이 지방공공단체에 BCP책정 가이드라인을 공표했다. 다만 동일본대지진 상황에 한정하여 보면, 이런 방법이 일본내에 정착되어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위기관리에 관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위기관리 담당자는 많은 기업이 BCP나 BCM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태는 다르다. “도입하고 있다”라고 하는 기업을 잘 보면 사장이 “도입해라”라고 말했기 때문에 담당자가 컨설팅회사에 의뢰해서 모양만 갖춘 “재해시 대응계획”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재해에서 어떤 식품회사는 BCP를 도입하고 있었는데도 “당초 시나리오에 없던 종업원의 안부확인과 피난대응에 쫓겼다”라고 말했다. 재해시에 안부확인부터 시작하지 않는 계획 등, 기능을 제대로 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서일본의 거점에서 상품을 공급하려고 해도 물류가 혼란을 빚고 있어서 도착하지 않았다.

이것도 계획이 부족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기업에서 BCP에 임하고 있는 것은 상장기업으로 2할 정도라고 말한다. 이 숫자는 사실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덧붙여서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기업은 약 7할이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일본기업은 매우 뒤쳐진 상태이다. 물론 전대미문의 대재해였던 것은 확실하다. 일본 대기업이 모두 포기상태인 참상은 “준비부족”이라고 지적당할 수 밖에 없었다. “상정외의 원자력발전소사고”라고 하지만 전력회사와 같은 사회인프라를 담당하는 기업은 무엇보다 사업연속이 중요했다. 이것을 계기로 일본기업은 실효성있는 BCP를 경영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게 해야한다. 없어진 회사도 포함해 많은 일본기업에서 이번 지진피해에 따른 사원의 안부확인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떠올랐다. 이것을 교훈으로 “상정외의 긴급사태”라고 하는 변명을 하지 않고 어떠한 재해에도 사업이 연속될 수 있게 준비를 해야한다.    

출처 : 닛케이비지니스 테마특집 동일본대지진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