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엔 500㎜에 육박하는 비가 내렸다.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7월에 이틀간 내린 강수량 기준으로는 100년이래 가장 많은 비다. 당시 서울시는 이 같은 집중호우에 대비하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으며,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상황이 초래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

서울 잦은 재해 피해, 재난관리 시스템 부실 때문

“기후변화에 맞는 대응방안 마련해야”
이 같은 지적은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을 위해 정책을 현실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에서도 잇따라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17일 서울소방학교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따른 도시형 자연재난 빈발과 소방의 역할’ 세미나를 통해서도 전문가들은 도시형 자연재난에 알맞은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세미나에서는 지난 여름 서울지역에 연강수량의 1/3에 달하는 443.5mm의 비가 3일 만에 내린 점과 호우일수가 2배로 증가한 점, 복구인원은 13만1,000여명, 장비는 1만7,000여대가 동원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 폭우로 제거한 토사만 5,763톤에 달했다. 2010년에는 서울에는 25.8cm라는 기상관측 이래 최대 폭설도 내렸다. 반면 한국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이에 따른 에너지 기반 시설과 산업시설은 기온 상승, 태풍 및 폭풍, 홍수와 집중호우에 취약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위원은 “감염성 질환을 통제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의료 수요 증가를 대비해 충분한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기후변화 완화전략에서 시작해 재해대비, 조기반응, 회복, 예방이 사이클을 이루는 대응 전략도 제시했다. 서울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센터 박찬석 씨도 현행 재난관리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재난관리 조직의 통합운영 체계화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현장 지휘체계의 혼란도 덧붙였다. 그는 “중복된 지휘라인과 중첩된 업무수행, 직렬 간 의사소통이 문제”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합형 재난대응체계와 지휘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재난관리 시스템이 도마위에
지난해 12월 8일 국무총리실이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마련한 ‘기후변화 대응 재난관리 개선 종합대책’에서도 서울시 재난관리 시스템이 도마위에 올랐다. 우선 대심도 빗물터널 구축 계획이 예정대로 실행될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경우 2021년까지 7개 지역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잡아놨지만 예산이 확정된 곳은 내년 5월부터 시공에 들어가는 광화문 효자배수분구와 강서·양천 신월동 일대 두 곳뿐이다. 두 곳에 대해선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다. 그러나 ▲동작·사당동 일대 ▲강남대로(강남역 일대) ▲길동·명일동·성내동 일대 ▲동작 신대방1동 일대 ▲도림천 일대 등 5곳의 대심도 빗물터널 구축 계획의 경우 “그때 가봐야 안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 측은 부처 간 이견으로 순수 서울시 자체 돈으로 공사를 하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토목 공사 대신 복지 쪽으로 예산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무엇보다 침수 재난 예방 사업의 경우 당장 비가 오지 않고 피해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2012년도 재난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21% 늘어난 5조원대로 불어났지만 그 이후에도 전폭적으로 지원될지 미지수다. 정부는 당초 재해 예방 투자를 올해뿐만 아니라 중기재정계획에 반영해 향후 5년간 같은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기획재정부가 막판에 반대하면서 중기재정계획 반영 부분이 삭제됐다.

정부가 2016년까지 입체 관측망을 구성하기 위해 도입하겠다고 밝힌 장비도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 있는 해상관측선은 500t급 1대. 너무 작아 악천후에는 사실상 출항이 불가능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2000t급 몇 대는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것은 2000t급 1대뿐이다.

효율적인 부처 간 협조와 다양한 대응책 마련되어야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재난전문가들은 서울시에서는 방재관련 추진 사업들에 대해 앞으로는 사회적 재난 및 예방적 재해경감사업 부분 등에 대한 새로운 투자확대를 계획 및 실시를 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원종석 연구원은 서울지방행정연구원 연구논단에서 “전국적으로 과거 10년간(2000~2009) 발생한 주요 재난의 연평균 피해액은 5천2백억원, 연평균 발생건수는 약28만건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는 인적재난에 비하여 그 발생횟수가 상당히 낮으나 한번 발생하면 대규모의 피해를 발생 시킨다” 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서울에서는 연평균 약 4만 9천건의 자연 및 인적재난이 발생하며, 이는 6만 2천여 명의 인명피해와 400억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주요 재난은 교통사고, 화재, 풍수해 등이며, 사고건수와 인명피해는 교통사고가 가장 많고, 피해 액수는 풍수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