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북지방 대지진 참사의 기억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 1월 도쿄대 지진연구소 연구에서 발표한 ‘수도권 직하형 지진 확률, 4년 이내 70%’라는 결과에 대해 일본 열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1월 28일 야마나시현을 진원으로 하는 지진으로 수도권까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 공포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본 국민들 사이에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진 불안 심리, 재난용품 구매로 이어졌다. 불안 심리에 기인한 재난용품 구매가 1월 말 이후 급증하며 일부 인기 품목의 경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재난포커스 - 이교진 기자>

유통 체인 매장별 재난 상품
‘수도권 직하형 지진 확률, 4년 이내 70%’ 예고에 일본 열도 충격에 빠지면서 일본국민들 사이에 재난관련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도큐 핸즈 시부야점 재난용품 담당자는 “올 1월 초까지 거의 판매가 없던 수동 자가 발전식 라디오가 1주일새 200개가 팔려 나갔고, 방한용 침낭은 1000개가 팔렸다”고 말했다. 이 지점에서는 이러한 인기를 반영해 2월부터 매장 내 재난용품 판매 면적을 확장하며 판매 강화에 나섰다. 비쿠카메라 이케부쿠로 본점인 경우도 다양한 종류의 수동 자가 발전식 라디오, LED 랜턴 등을 구비·판매하고 있으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여러 종류의 재난용 제품을 하나의 가방에 담은 세트라고 말하고 있다. 도이토 니시아라이점의 경우 지진 예고 이후 재난용품 배치 면적을 4배까지 늘리고 상품 종류도 40% 늘렸으나 판매 급증에 따른 품절 상품이 속출하며 매출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지점 관계자에 따르면 건전지, 랜턴 등과 같이 재난 사고 이후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제품뿐만 아니라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 이번 재난용품 특수의 주요 특징이라고 말했다. 케이요 데이츠 아키루노점은 지진 예고 발표 이후 재난용품 카탈로그를 긴급 제작해 각 매장에 비치하는 등의 마케팅을 통해 재난용품 판매에 적극 나서며 벌써 품귀현상을 빚는 상품도 속출했다. 이 지점의 특징은 도어 잠금장치, 소형 소화기 등 다양한 이색 상품이 구비됐다는 점이며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은 가구 전도 방지봉이다.

잘 팔리는 상품엔 이유가 있다
일본국민들 재난상품 구비에 대해 ‘지진 이후’도 중요하지만, ‘지진 발생 시’를 견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반증하듯 지진 발생 직후 필요한 랜턴, 라디오 등의 제품 외에도 지진 발생 시 사고를 막기 위한 제품의 인기가 크게 늘었다. 케이요 데이츠 관계자의 분석에 따르면, “ 작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랜턴, 라디오 등 재난용품을 구비한 소비자들이 이번 지진 예고 이후 집 구조를 세심히 체크하던 중 전도 위험이 큰 가구, 대형 가전을 새삼 확인해 서둘러 전도 방지용 장치를 구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택뿐 아니라 직장에도 이중으로 구비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수동 자가 발전식 랜턴과 라디오는 작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판매가 반짝 급증한 후 급감했는데 지진 예고로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자택 이외의 장소를 위한 2대째’를 구비하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난용품 가방 세트 역시 ‘직장에 구비하고 유사시 활용하기 위한’ 수요가 인기를 견인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국민 불안감 여실히 보여준 사례
일본국민들의 재난관련 상품 구매는,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된 동일본 대지진은 쓰나미, 방사능 등 피해가 현재 진행형이고 이번 수도 직하형 지진의 높은 확률 보도에 일본 내 지진에 대한 공포는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진에 대한 공포때문에 재난용품 인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 파악되고 있다. 닛케이 트렌디 자체 분석에 따르면 “작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휴대폰이 불통이 되면서 지진 직후 수많은 시민들이 정보 입수에 큰 불편을 겪었으며 이러한 경험들이 평소 재난용품 준비에 철저하게 된 배경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