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기상청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슈퍼컴퓨터 2호 도입 이후 기상예보 정확도가 오히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연이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단기적 측면의 정확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5년 단위의 장기적 정확도는 높아졌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수치예보능력 향상 및 인력수준 고급화를 통해 선진 기상시스템을 조기에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이만기 청장을 만나 기상청의 현재 모습과 미래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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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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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경감을 위한 기상청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기상청은 1904년 목포, 부산, 인천, 원산, 용암포 등 5개 기상관측소에서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국립중앙관상대와 중앙기상대를 거쳐 1990년 12월 기상청으로 승격된 국가의 기상업무를 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입니다. 기상청의 주요 임무는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다양한 기상정보 제공을 통해 산업을 진흥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의 지구대기감시사업, 지구관측그룹의 전지구관측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기후분야에 대한 국제기상협력도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WMO 집행이사로 선출되어 국제협력 활동을 통해서 국제 사회에서 기상 선진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자연재해 예방에 기여하고 기상선진국 진입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추진할 중기계획인 ‘기상업무 발전기본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지난 3월 조직개편도 단행했습니다. 앞으로도 ‘신속·정확하고 가치 있는 기상서비스 실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2기 수퍼컴퓨터 가동 후 기상예보 정확도가 더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 기상청이 국회에 제출한 ‘기상특보 분석자료’를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작년까지 집중호우와 대설, 황사, 태풍 등 이른바 ‘4대 악기상(惡氣象)’에 대해 ‘특보(주의보+경보)’의 정확도가 평균 72.1%에 그쳐, 2호 수퍼컴퓨터 도입 이전인 2000~2003년(79.4%)보다 정확도가 더 떨어진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예보 정확도는 지역적·시기적으로 편차가 커 장기간의 통계에 근거하여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인 기상예보 정확도 평가는 통상 5년 단위로 하고 있는데, 2호 수퍼컴퓨터 도입으로 예보정확도가 계단식 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예보정확도는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실제로 강수유무 정확도가 2002년 81.4%에서 작년에는 85.2%로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수치예보능력 향상을 위해 수치예보센터를 신설하여 3개팀에서 38명의 전문인력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대기과학연구소와 연구용역을 체결하여 2009년까지 현재 수치모델의 문제점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향후 선진국 수준의 수치예보모델 기술확보를 위해 수치예보모델 중장기 개발전략을 수립하여 2009년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 시 차세대 선진국수치 모델을 도입, 운용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2015년 슈퍼컴 4호기 운영 시까지 국내자체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습니까? 현재 자연재난의 대부분이 태풍, 호우, 황사, 대설, 폭풍, 해일, 지진 등과 같은 유형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이러한 상황 발생을 조기에 예측하여 방재기관이나 언론기관에 즉각 통보함으로써 국민들을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상청은 자연재난의 발생 조짐을 24시간 상시 감시 및 예측한 자료를 유관기관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즉 기상 기상예보 및 특보체계를 다양화하기 위해 공중파 TV 5개사, DMB 7개사, 포털사이트와 협조체제를 이루어 재난발생에 대비하고 있으며, 기상현상에 대한 특보 등을 국민들에게 긴급하게 전달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에는 긴급방송을 요청할 수 있는 긴급방송권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설, 강풍 등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사전 대비를 위해 소방방재청, 지방자치 단체, 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지진은 발생 후 5분 이내에 통보하는 것을 목표로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풍, 집중호우, 폭설 등 악기상(惡氣象)을 얼마나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 예측하느냐 하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대기과학 예측 한계성의 문제입니다. 우리 기상인들은 이를 조금이라고 극복하기 위해 역량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기상 예·경보와 관련해 특히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인간이 현대 과학을 동원해 날씨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예보 정확도는 그 나라의 지리적인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첨단과학의 산물인 인공위성, 레이더, 슈퍼컴퓨터 등을 이용하여 85% 정도의 기상예측 확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문제는 나머지 10~15% 정도의 불확실성이 예상치 못한 악기상으로 나타났을 때 자연재난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세계의 과학자들이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으며, 기상청 역시 언제 발생할지도 모를 악기상을 조금이라도 조기에 예측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상예측의 정확도를 1~2년 내에 획기적으로 높일 수는 없겠지만, 2009년부터 독자적인 통신해양기상위성을 발사·운영하고, 2010년부터 차세대 지역예보모델을 개발·운영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점차 향상시켜나갈 계획입니다.
기상예측 선진화를 위한 인프라 확보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현재 예보정확도를 높여 재해를 줄이기 위한 3차원 상세 관측시스템 구축, 통신해양기상위성 발사·운영, 슈퍼컴퓨터 3호기로 교체 등의 기상인프라 사업을 기상업무 발전 기본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상예측의 선진화를 위한 인프라 확보를 위해서는 예산지원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올해 기상청의 예산이 약 1,770억원이었는데, 이 수치는 선진국에 비해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닙니다. 세계기상기구는 기상 분야는 투자액의 20배 이상의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태풍과 같은 강력한 힘을 가진 자연현상에 대해 인간이 완전히 피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만약 1조원을 사전에 기상분야에 투자하여 그 피해를 20조원 가량 줄일 수 있다면 경제적 효과는 충분하다 할 것입니다.
이같은 관점에서 충분한 예산지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하드웨어적인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지만 예보를 최종 결정하는 예보관과 같은 인적 자원의 수준도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예보관 육성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미래를 대비한 교육·훈련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의 역량강화를 위한 중장기 플랜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지난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18조원에 달하며 최근에 와서는 그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재해경감을 위해 환경부, 건설교통부, 소방방재청 등 자연 재난 관련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5개년 중기대책(2007년~2011년)인 ‘기상업무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는 작년 7월에 시행된 ‘기상법’ 제5조에 근거한 것으로 정부차원의 기상분야 중기 실천계획입니다. 기상업무발전 기본계획은 전반적으로 기상재해 예방,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등 기상업무의 발전을 위한 총체적인 비전, 목표, 추진방향과 향후 5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될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상정보 제공서비스를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고, 특히 기상재해에 대한 패러다임을 사후복구에서 사전재해 예방 중심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기상재해 피해 최소화 △유비쿼터스 기상정보 서비스 구현 △기상과 관련된 국제협력과 역할 강화라는 3대 목표를 완성해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이를 위해 △기상·기후 재해경감을 위한 사전예방 능력 제고 △기상정보의 지식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 △기상정보의 고부가가치 창출로 지속가능한 발전 선도 △지구 기상 이슈의 이해 제고와 세계적 협력과 역량 강화 △선진 기상 서비스를 위한 미래 도약기반 강화 등의 핵심전략을 설정하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기상청은 이 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기상기술력을 현재 세계 10위에서 6위로 높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편 기상업무발전 기본계획은 ‘World Best 365’를 비전으로 내세웠는데, 이는 ‘365일 항상 신속하고 정확하며 가치 있는 기상정보 제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기상청의 의지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십시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대형 피해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해마다 호우, 폭염, 태풍 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장마철에 엄청난 비가 내린 후 8월 한달 동안 폭염으로 밤잠을 설쳤는데, 올해는 장마철이 끝난 후 8월 들어 오랫동안 비가 내려 장마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하지 않나 하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이제 기후변화 문제는 미래 인류의 심각한 문제이며, 한반도에서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온이 올라가고 호우가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는 기상재해 예방을 위한 정확한 기상정보의 생산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향후 기상청은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력 확보를 통해, 악기상 예측 선행시간을 현재보다 2배 이상 앞당겨 국민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기후변화의 적응과 완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자연의 변화를 인간이 막을 수는 없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일은 결국 인간의 몫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국민들의 재난피해 최소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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