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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8일부터 북한은 우리영공의 항공기 및 해상선박에 대해 지속적으로 GPS 교란(jamming)을 하였다. 국토해양부는 “현재까지 다수의 항공기와 선박에 교란신호가 발생되었으나 주 장치인 관성항법장치와 전방향표지시설 등을 이용하여 이상없이 정상 운항중”이라고 발표했다.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북한의 GPS 전파교란이 시작된 4월 28일 오전 8시부터 5월 4일 새벽 1시 35분까지 어업정보통신국과 해상교통관제센터에 접수된 피해선박은 총 122척인데, 이 가운데는 전파교란으로 GPS 미작동 및 오작동 등의 피해가 감지된 해경 경비정도 몇 척 포함돼 있다고 했다.
<재난포커스 -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공학박사 이재웅>

북방한계선(NLL) 인근 GPS 시스템 장애 보고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의 GPS 시스템 장애도 보고되었는데, 경비정이나 대형선박 등은 레이더 시설이 탑재되어 큰 문제가 없지만 소형 어선은 대부분 GPS에만 의존하고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에 의하면 “5월 13일 20시 이후부터 북한지역에서 송출되는 GPS 신호교란이 없고 항공기 및 선박으로부터도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서 24시간이 경과한 5월 14일 22시부로 항공고시보(NOTAM)는 해제하였다”고 언급했다.현재 우리가 운용하는 항법기술은 관성항법, 전파항법 및 복합항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관성항법(inertial navigation)은 INS(inertial navigation system)장비가 대표적이며, 외부도움 없이 스스로 항법정보를 생성하는 자립형 방식으로 항공기 운영에 적합하여 거의 모든 항법장비의 기본이 된다.

전파항법(radio navigation)은 최근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로 불리어지는 위성항법장비가 대표적이며, 전자파 교란의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위치정확도를 제공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복합항법(integrated navigation)은 다중화된 항법센서를 중첩·융합하여 정확성, 신뢰성 및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기술로서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경험적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행동양식을 모방한 지능화 기술로 발전되고 있다. 최초 미국에서 개발한 인공위성에 의한 위치결정시스템인 GPS는 측량분야 외에도 차량자동항법(car navigation)이나 등산용 소형GPS 수신기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이용·응용되고 있다. 그래서 GPS를 범지구 측위시스템 또는 전 지구 측위시스템이라고도 한다. GPS는 고도 약 20,000km에서 원궤도로 운행하는 24개(현재 30개 이상)의 인공위성으로 구성된 측위시스템이며, 항법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4개의 위성이 요구된다.

원래 목적은 미국에서 군사적으로 개발되었으나, 현재에는 일반인에게 위치정보를 제공해 주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회기반이 되어있다. 지금까지 우리 중부이북지역의 항공기 및 선박에 대해 GPS 전파방해를 한 근원지는 북한 개성부근이라고 하는데,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평양인근에 1개의 전자전 연대가 있고 전방 4개 군단마다 전자전 대대가 배치되어있다. 북한 전자전 부대의 주요 전자공격(Electronic Attack; EA)은 통신/전파방해, 레이다 교란, 지향성에너지 무기/레이저 공격, 소모성 유인체(플래어 및 채프) 및 무선·원격조종 급조폭발물(RCIED)등이 있다. 이들 중 전파교란을 위한 방법으로는 재밍(jamming)과 기만(spoofing)으로 구분되는데 재밍은 강력한 전파 에너지를 방사하여 GPS 수신기의 신호수신을 방해하거나 차단하는 것이며, 기만은 위성신호와 유사한 허위신호를 송신하여 GPS 수신기에 오류정보가 유입되도록 하는 것이다.

GPS 위성의 경우전파교란 취약
항공기의 주항법장비인 관성항법장비는 장비내에 탑재된 관성센서(gyroscope와 가속도계)를 통해 항법정보를 획득하므로(외부로부터의 신호수신 불필요) 구조상 교란이 불가하다. 그러나 위성항법장비는 외부 위성을 통해 항법정보를 획득하고 GPS 위성의 경우, 위성신호는 약 W로 매우 미약하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신호세기의 1/100정도이어서 전파교란에 매우 취약하다. 또한 민간용C/A 코드는 일반에게 코드가 공개되어 있어 외부로부터 교란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군사용P(Y) 코드 수신기 및 민간용 C/A 코드 수신기 모두 재밍이 가능하나, 민간용 C/A 코드 수신기는 C/A 코드 공개로 기만이 가능한 반면, 군사용 P(Y) 코드는 코드 암호화로 기만이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북한이 400㎞ 범위에서 GPS 수신을 방해할 수 있는 신형 장비를 러시아에서 도입했다는 설도 나왔다. 악기상 상황 하에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고출력 재머를 이용하여 GPS 재밍을 한다면 우리의 피해상황도 현재보다는 많이 증가될 것이다. 지난 4월말에 발생한 사례처럼 국내항공기가 인천공항에 착륙 중 대지접근경보시스템(GPWS, ground proximity warning system)이 오작동 함으로 인해 조종사가 급히 기수를 들어 올려 공중에서 선회 비행을 실시한 후 재착륙을 한 상황이 악기상·악천우 속에서 발생했더라면 아무리 GPS가 항법보조장치로 인식되고 있다할지라도 조종사가 계기착륙시스템(ILS, instrument landing system)을 신뢰하며 편안하게 착륙비행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GPS에 주로 의존하는 소형 선박도 나쁜 기상 속에서 GPS 전파교란이 발생된다면 표류 및 좌초 가능성도 증가되며, GPS 외에 근거리 레이더가 있는 대형 여객선이라 할지라도 정확한 위치파악 및 안전항해에 큰애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 북한이 자행하고 있는 GPS 교란은 주로 항공기 위치가 GPS상에 현재 위치와 다르게 표현되는 등의 초보적인 교란이 대부분으로, 안전운항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GPS 전파교란은 현대 항공기술로는 막을 수 없어 직접적인 대처방법은 없지만, GPS를 제외한 항법시설과 기술이 충분해 안전운항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위성, 지상관제국 등 항법장비의 GPS 교란에 대응하기위한 잠정적인 방안으로는 지상에 설치 가능한 e로란, 의사위성체계(selective availability) 등을 활용하여 재밍(jamming)에 대한 방어전략을 구축하면 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조원의 예산이 소요되더라도 일본과 같이 우리나라 자체의 위성을 쏘아 올려 우리만의 항법신호수신·제어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미국(GPS), 러시아(GLNASS), EU(GALILEO) 및 중국(北斗)의 다양한 위성 항법신호 수신능력을 구비하여야 한다. 셋째는 미국 GPS 위성에 대해서는 군사용 P(Y) 코드 직접수신이 가능한 SAASM(selective availability/anti-spoofing module) 모듈 장착 및 M 코드 수신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국가차원의 피해예방 및 최소화를 위해 GPS 교란전파 차단시스템을 개발하여 육상·해상·공중으로부터 GPS 교란을 방지함으로써 항법 및 국가기간통신망 등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GPS 신호 교란 행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헌장에도 위배
GPS 신호 교란 행위는 유해한 혼신을 금지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헌장에도 위배되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협약 등에 따라 보장되는 국제민간항공의 안전에도 위협이 되는 위반행위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의 GPS 교란행위를 접수 후 ‘GPS 사용주의’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 민간항공사와 조종사들에게 공지하는 항공고시보(NOTAM)를 발송하였다. 또한 항행안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국제기관을 통해서도 북한의 GPS 교란행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5월 13일 20시 이후부터 항공기 및 선박으로부터 GPS 신호교란 신고가 없고 GPS가 정상작동 되어서 항공고시보(NOTAM)는 해제하였으나 GPS 교란이 다시 감지되면, 항공고시보(NOTAM)를 재발송하여 항행안전과 피해최소화에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GPS 전파교란 재발방지를 위해서 정부는 외부적으로는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국제적 제재를 지속 추진하고, 내부적으로는 GPS 교란전파 차단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면서, 북한의 GPS 전파방해에 대한 위기대응매뉴얼을 재검토하여 GPS 전파교란에 대한 대응 미비점은 없는지, 또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였거나 자체개발한 이동형 소형 재머를 우리의 공항, 중요항법시설, GPS 기지국 등에 의도적으로 비치하여 혼란을 야기시킬 가능성은 없는지, 실제로 항공기, 공항항법장비, 이동통신망, 전력망, 금융망 등 피해 발생시 예방·대비는 어떻게 하며 동시다발적인 상황발생 시 대응·복구계획은 어떤지, 해당 부처별로 구체적인 피해최소화방안과 정상적 업무수행을 위한 업무연속성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은 신뢰할 만한 수준인지 면밀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