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난
기온과 사망의 관계는 지역적으로 차이를 보이지만 특정 기온 이상에서 일별 사망 수는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연구과제도 도출되고 있는 가운데 건강이 폭염 또는 전염병같이 어떤 특정한 부분에서만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혹서, 혹한, 홍수와 같은 기상이변이 더욱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기후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기상이변에 의한 건강피해는 이전에도 있었고 최근에도 관찰되고 있지만, 향후 기후변화의 속도와 정도에 따라 더욱 큰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평균 기온의 점진적인 상승과 달리 기상이변은 말 그대로 ‘이변’이기 때문에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한번 일어나면 대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위기관리경영 - 이정직 기자(jjlee@di-focus.com)>

기상이변, 大재앙 전초전 초읽기 
기후가 변하고 있다. 산업화 이후로 지구의 기후시스템에 변화가 있다는 것과 그 변화의 상당 부분이 인간 활동에 기인한다는 것은 이제 광범위하게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기후변화의 증거는 자연계, 생물계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변화가 인간의 사회, 경제시스템에까지 이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온실가스의 농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유지된다는 전제를 두더라도 지구는 앞으로도 수백 년은 계속 더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구 표면온도는 최근 25년 동안 비정상적으로 급하게 올라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1950년대 이후의 인간 활동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환경, 인체 건강 및 사회경제적인 시스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그 영향은 긍정적인 것일 수도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다. 기후변화로 어떤 영향을 얼마나 받을 것인가는 지구온난화의 속도와 정도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사회의 적응능력에 따라 다를 것이다.

기후변화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기후변화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한 논의는 1990년에 나온 IPCC 제1차 보고서에도 단지 몇 단락 간략하게 언급되었지만 현재는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유럽의 각 나라들,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국민들의 건강에 기후변화가 미칠 수 있는 위험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잠재된 위험도를 가늠하고자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02년 WHO는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26가지 인자들을 정리,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포함시켰다. 기후변화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여름철 혹서나 풍수해로 인한 인명피해와 같은 직접적인 영향과 대기오염, 알레르기 인자의 증가, 전염성 질환, 식품안전 등을 매개로 하는 간접적인 영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후변화와 건강의 관계에 대한 인식 확산
여름철 혹서로 인한 건강피해는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이 가장 직접적이고, 다른 건강영향 분야와 비교했을 때 연구방법론이 비교적 잘 정립되어 있는 분야지만 지난 2003년 유럽을 강타한 혹서로 수만 명이 사망하였다는 소식은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인한 건강피해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확산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4년이 유례없이 더운 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으나, 그 여름의 건강 피해의 규모를 전국적인 차원에서 평가한 적은 없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 연구수행기관인 한국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초과사망률 역학연구를 통해 보고됐다. 이 연구 보고서는 우리나라 7대 도시를 대상으로 여름철 기온과 사망사이의 관계를 도출하고, 그 관계식에 의거해 1994년 여름 발생한 혹서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를 추정했다.

한반도 기후예측모형 결과에 근거해 향후 30년에서 50년 이후의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인한 건강피해의 규모를 예측한 것이다. 1975년 이후로 극한 기후의 발생빈도는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 지역도 1975년에 비해 90년대 이후에는 극한 기후 발생이 4배 정도 늘었다. 특히 2000년과 2001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극한 기후 현상이 빈번히 일어났던 만큼 극한 기후발생 빈도와 그에 따른 건강영향 역시 비례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망이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는 기온상승, 해수면 상승, 홍수나 가뭄 등 강수량의 변화, 각종 자연재해 증가, 생태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과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이와 관련한 연구들이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 인과관계 혹서, 혹한, 폭우, 가뭄 등 이상기온
기후변화와 건강의 관련성은 그 인과관계가 단기간에 드러나는 혹서나 혹한 등 이상기온으로 인한 단기 사망자 수 증가, 홍수나 기상재해로 인한 상해의 증가 등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망이나 상해 이외의 관련 질환의 증가, 전염병의 확산, 정신질환 발생 등 오랜 기간을 두고 악화될 수 있는 건강영향에 점차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이 UNDP, Swiss Re의 후원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말라리아와 천식이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온도의 상승으로 모기나 진드기의 서식이 증가하게 되고, 따라서 그들이 옮기는 말라리아, 웨스트나일, 라임병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말라리아는 선진국에서는 문제가 안 된다고 믿어왔으나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비록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갑자기 창궐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높은 농도의 이산화탄소는 꽃가루가 많은 식물과 토양 미생물의 성장을 돕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기 중 입자의 수가 늘어나게 되고 따라서 천식의 위험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변화로 바람이 강해짐으로써 사막에서 날리는 먼지의 양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 또한 공기 중 입자의 수를 늘어나게 해 천식환자 발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후가 변하면 전염병 매개 곤충 및 기생충의 생활사도 변화하고 이로 인해 매개곤충에 의한 전염병 증가 및 발생 분포 또한 변화해 매개체가 곤충인 경우 기후의 변화는 곤충 자체의 생활주기를 변동시킨다. 엘리뇨는 말라리아 및 Rift Valley Fever와 같은 곤충 매개성 질병과 콜레라 및 세균성 이질과 같은 유행성 설사 질환을 증가시키고, 쥐 개체수의 증가를 야기시켜 전염병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극한 기후 경험한 사람들 중 일부는 정신장애
고온과 혹서는 지구의 평균온도가 올라갈 때 자주 발생한다. 도시지역의 혹서에 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온도상승과 사망률의 증가는 관련성이 있다. 극한 기후와 장기적인 혹서에 노출이 되면 열 피로, 일사병 등과 같은 고온과 관련된 질병이 발현, 미국의 경우 북동쪽이나 중서부에 거주하는 인구집단이 여름철 온도가 변할 경우 열과 관련된 질병 및 사망에 큰 영향을 받았던 바 있다. 홍수, 폭풍과 같은 극한 기후를 경험한 사람들 중 일부는 정신장애(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1972년 미국의 경우 허리케인을 경험한 사람들은 5년동안 정신장애를 보였으며, 허리케인이 지나간 지역에 사는 사람들 중 성인 20~30%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었다. 대기오염물질(오존,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에 노출되었을 경우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데, 고농도 오염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부터 호흡기 질환에 대한 영향과 특히 만성심장질환이나 폐질환이 있는 민감집단에 대한 영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오존에 노출되면 폐 조직 손상, 폐 기능 감소 등으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 증가, 단기간의 오존노출로 인해 폐 기능이 떨어질 경우 흉통, 기침, 폐 울혈 등을 동반한다. 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을 경우는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을 증가시켜, 면역체계를 약화해 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에 노출이 되면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을 증가시키고, 호흡곤란, 폐 염증 등을 야기시킨다. 이뿐만 아니다. 기후변화는 대기 중 알레르젠(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증가시킨다. 식물은 날씨변화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데, 기온이 상승하면 꽃가루를 많이 생산하고 서식지의 분포가 바뀐다. 이로 인해,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며 만성호흡기질환이 증가할 확률이 높다.

열 스트레스로 사망까지 이어져
최근 국제사회의 관심은 기상이변 또는 이상기후로 인한 건강 영향을 추정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나라간 지역간 비교와 발전과정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indicators)를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WHO 유럽환경보건센터(European Center for Enviro nment and Health)를 주축으로 하여 WMO, EC, EEA, ICRC(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등 관련 기구들의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특히 여러 나라들이 밀집돼 있는 유럽의 경우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수행하고 있는데,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피해 예방도 그 일환으로 다루어져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대응한 국제적인 대응활동으로 UNECE의 guidelines on sustainable flood prevention과 그에 준하여 마련된 European Water Directors best practice guide 등이 있다. WMO(The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와 그에 속한 각국의 기상청은 신속하고 믿을만한 기상·기후 정보를 제공할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따라서 최근 들어 각국의 기상청에서는 사람의 안녕한 상태(well-being)를 나타내기 위한 기상지표(weather indices)를 개발하고 있는 추세다. IPCC 제3차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을 세부적으로 분류, 그 중 하나가 ‘고온(열 스트레스: 혹서)’으로 인한 영향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고온으로 인해 초과 사망률이 증가하며, 사망자 대부분이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과 관련이 있었는데 혹서는 일사병, 열피로에 영향을 준다고 진단했다. 피부발진, 열 피로, 열 경련, 열 졸도, 일사병은 열과 관련된 병으로, 대부분 열과 관련된 질병(피부발진, 열 경련 제외)들은 체온조절 시스템의 감퇴로 인해 발생된다.

열에 노출되면 처음 나타나는 인체의 반응은 체표면의 혈액순환이 증가하고 열을 감소시키려 계속적 신체반응이 일어나며, 이로 인한 심장의 부담은 곧 열 스트레스(Heat stress)로 연결된다. 적은 스트레스는 견딜 수 있으나 심하고 갑작스런 고온 스트레스는 사망에 이르게도 한다. 열 스트레스는 연령에도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고령자들은 다른 연령에 비해 열에 대처하는 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인데 65세 이상 인구집단에서 생리적인 열 내성에 있어 항상성(homeostasis)이 약해짐에 따라 고령자들은 고온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국민 건강악영향 발생 가능성 높아
우리나라는 최근 100년 동안 평균기온 상승폭은 1.5℃로 전 세계적인 평균기온 상승폭인 0.6℃보다 더 큰 증가율 보이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관련된 생태계의 변화 조짐이 우려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해 국민들의 건강악영향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이나 대응방안과 관련된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해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최근에는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이 되고 있다.

서울시 일별 사망 자료와 기상청 기상자료 Poisson regression과 generalized additive model(GAM)을 사용하여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29.9℃ 이상에서 기온이 1℃상승할 때 사망자 3.0% 증가, 혹서의 지속기간별 사망자수를 분석한 결과 7일 이상 혹서가 지속된 경우 사망자 수가 9% 이상 증가했다. 또한, 혹서기간동안 사망자의 사망원인으로 내분비 및 영양대사 질환이 43.0%, 순환기계통의 질환이 30.5%, 호흡기계통 질환이 43.8% 높아졌고,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사망자 수가 75% 이상 증가하여 노년층이 특히 고온노출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노년층 중에서도 배우자가 없는 남성의 경우 고온에 더욱 취약함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대도시 지역에서 기온과 사망률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사망률도 따라서 높아졌다.

이는 1994년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서울의 사망자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돼 혹서에 의한 인명 피해가 예상외로 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고온 현상을 보이는 날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10년 동안의 여름철 평균 일최고기온과 일평균사망자수 사이에 높은 상관 관계를 보이고 있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 기상재해로 사망(실종)한 사람은 전국에서 1,591명이며 이중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4개 대도시에서 모두 2,100여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여름철 혹서로 인한 피해가 결코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에 비해 작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에 못지않은 노력과 조치가 여름철 혹서 대응에도 필요함을 시사한다.

미래 기후에 영향 미치는 요인, 온실가스 농도 변화
미래의 기후변화를 전망하기 위해 대기, 해양, 지표, 설빙, 식생 등 지구기후시스템과 각 요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모의할 수 있는 기후모델을 적용하면 지구의 기후시스템을 단순화해 수식적으로 표현된다. 만약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다면 기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미래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온실가스 농도의 변화에 대하여 다양한 시나리오가 IPCC에서 작성, 미래의 기후를 전망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나리오는 A2와 B2 시나리오로 A2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비교적 급격하게 증가해 2100년에는 820ppm이 되며 이산화탄소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B2 시나리오는 2011년까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610ppm에 이를 것으로 추론되고 있다.

시뮬레이션 자료를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지역에 적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형이 복잡하고 남북으로 길게 위치하고 있으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지역에 따라 기후 특성의 차이는 물론 한반도 남부는 육지가 아닌 바다로 표현돼 전지구모델의 결과로 직접 활용할 수 없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우리나라에 활용하기 위해서 고해상도 기후변화모델을 이용하거나 제한지역기후모델(RCM)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지형에 적합한 자료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2032년부터 고온 초과사망 예견
1991년부터 2003년 사이의 여름철에 일평균 기온이 28.1℃를 넘는 날수는 1994년의 33일을 제외하고는 대개 많아야 16일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2032년 이후에 예측된 결과로는 28.1℃를 넘는 날수가 대부분의 경우 20일 이상일 것으로 분석됐다. 2032년 이후의 여름철 일평균 기온이 약 2~3℃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측된 20년 동안 대부분의 일평균 기온이 26℃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초과사망의 위험이 나타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3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는 해가 2038년, 2045년, 2046년, 2049년, 2050년, 2051년 등 20년 동안 6번이나 빈도를 보였다. 2032년 이후 20년 동안 서울에서 발생할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를 추정키 위해 도출한 모형에 따르면 전체연령군의 경우 28.1℃ 이상이 되면 서울지역에서 고온으로 인한 초과사망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한편 기온은 2040년대에 비해 2090년이 되면 크게 상승, 특히 북부지방의 상승이 더 뚜렷하다.

고온일수 20일에 200명 초과 사망
강수량은 여름철에 크게 증가해 2090년대에 증가폭이 더 컸다. 21세기에는 서리일의 발생횟수 감소, 열파현상 증가, 겨울의 단축, 강수일수 감소, 호우 및 가뭄 증가 등 온난화에 따른 변화가 심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예측이 과대평가될 소지도 있지만 우리나라 인구구성비가 매년 급격하게 노령화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예측 결과는 과소평가될 우려 또한 내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대상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3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을 내는 더운 여름이 예측, 매해 100명 이상씩 그 피해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초과 사망 문제가 단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매년 겪게 될 재해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기후변화 전망 자료의 특성상 기후변화의 시간적 단위가 수십 년 이상임을 고려 할 때 가까운 장래, 즉 향후 5년, 10년에 대한 여름철 기온의 분포 자료를 그대로 신뢰할 수는 없다. 다만 가까운 장래 여름의 기온자료를 사용, 여름철 초과사망을 추정하는 대신에 가상의 시나리오에 대해 여름철 초과사망이 어느 정도 발생할 것인지는 가늠이 가능하다. 28.1℃ 이상인 날이 하루 늘어날 때마다 그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는 11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가까운 장래 여름철 고온 발생 일수가 20일 정도 된다면 그로 인한 초과사망자수는 2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28.1℃ 이상인 날의 일평균기온이 28.1℃보다 조금 높으냐 아니면 30℃ 이상이 될 정도로 높으냐에 따라 초과사망자수는 200명보다 적을 수도 200명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 1994년에서 2003년까지 우리나라 7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만 보더라도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우리가 쉽게 그 위험을 느끼는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의 규모를 능가, 2032년 이후 20년 동안의 기온 분포와 그로 인한 건강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심히 우려되고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수십 년에 한 번 어쩌다 있는 혹서로 인한 피해에 대응한다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매년 상당한 초과사망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응한다는 적극적인 문제 인식과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