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포커스>가 창간 5주년을 맞아 <위기관리경영>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를 계기로 <위기관리경영> 게시판에 “원펀치 토론방”을 개설했습니다. 이 토론방은 올해 도입될 재난관리 국제표준인 ISO22300(Societal Security 재난안전)으로 인해 변화하는 국내재난환경 변화상과 재난관리 및 위기관리경영에 정책 변화 등 심도있는 주제를 선정, 각 위기관리 및 재난관리전문가, 독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개설한 것입니다. 지난 “원펀치 토론방” 에서는 화물연대파업과 관련한 “화물연대파업이 기업 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여름철 자연재난 및 전략대란 등 에너지위기를 다룬 “여름철 자연재난 및 전략대란 등 에너지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공공 및 민간 기업들의 위기경영관리는?”이란 주제로 토론방을 개설했습니다. 토론에 참여한 분들 중 일부 의견을 소개합니다.
 <위기관리경영 - 편집자 주>

첫 번째 토론
주제토론: “화물연대파업이 기업 위기에 미치는 영향”

주제토론 선정이유  
화물연대가 4년 만에 파업에 돌입, 산업계가 다시 물류 마비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를 한적이 있었다. 화물연대 파업은 지난 2003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발생, 산업계는 수출지연 등 홍역을 치룬 기억이 있으며, 당시 피해금액도 2003년 두 차례 걸친 파업에 약 11억 달러, 파업기간이 7일에 불과했던 2008년 때에는 56억 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대한 업계의 비상대응 위기관리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전에 원자재가 부족하지 않도록 현장별로 재고 체크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사전에 원자재 확보가 가능하도록 현장별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위기대응방안을 말했었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대체 차량 확보 등 비상대책을 수립했었다.

한국GM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공장 가동에 이상이 없도록 비조합원 위주로 물류 운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사태가 악화됐을 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화물연대 파업과 밀접한 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대형 물류업체도 철도나 선박을 활용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었다. 당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정부는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단계 격상했었다. 국토해양부는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로 한단계 격상하고, 주성호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수송대책본부를 설치·운영했다. 비상수송대책으로는 육상화물을 철도와 해운수송으로 전환하고, 군에 위탁중인 컨테이너 차량과 인력을 주요항만과 물류거점의 수송에 투입하는 한편, 자가용 화물차량의 유상운송을 허가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까지 세웠었다.

토론기간: 6월 27일 15:30부터~7월 2일 24:00까지

토론자 답변

기업위기관리 중요성 다시한번 느껴
토론자: 서지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가 별다른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천만다행이다. 기업이 또 다시 위기에 처할 뻔 했다.   재계에서는 화물연대, 전국건설노조, 민주노총 등으로 파업이 이어지며 ‘하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었다. 다행이 피해규모도 미미하고 조기에 끝나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그러나 운임인상폭이 당초 화물연대가 요구했던 30%에서 크게 후퇴한 9.9%에서 결정됐고 민주노총이 8월 총파업을 강행할 태세라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물류파업은 50% 이상이 수·출입과 관련된 콘테이너 물류를 담당하고 있어 큰 문제다. 기업들은 화물연대를 비롯해 건설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파업 장기화에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우선 이번 파업으로 이후 일정들에 대해 차질을 빚는 현장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조기타결은 7.9%라는 저조한 참여율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위기를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처한 것도 이번 조기파업철회에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포스코는 화물연대 파업에 앞서 비상대책반을 마련해 상황을 분석하는 사태가 장기화 경우를 대비해 상황별 시나리오까지 마련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철강업체(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들은 그룹 내 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와 공조를 통해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했다.

현대차그룹은 건설현장이나 자동차 제조공장(냉연강판)에 바로 보내야 하는 철강재의 경우 글로비스 소유의 차량을 최대한 활용했다. 현대제철은 역시 향후 한달간 철근을 생산할 수 있는 철스크랩(고철)을 인천·당진·포항 철근공장에 적체해놓은 바 있다. 이밖에도 건설업계 역시 이번 파업을 대비해 일주일 이상 사용할 건설자재를 현장에 비축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춘 바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 사태가 확산되지 않고 조기에 마무리돼 재계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기업들의 위기경영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볼 수 있는 한 예다.

화물연대의 파업을 지켜보는 시각은 양분화 돼 있다
작성자 : 최재인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을 지켜보는 시각은 양분화 돼 있다.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은 노사 양자간의 협상이 아니라 정부의 중재를 통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또 이번 사안에서 참여정부의 균형의 추가 노조측으로 기울면서 기업활동의 부담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업들은 각자 모두 ‘선진 경영’, ‘일류 기업’ 등의 슬로건을 내걸면서 기업 이윤의 극대화를 꾀하려 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의 하나인 물류제도 선진화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TV광고 중 유명한 해외 물류회사(UPS)의 광고가 있다. 기업가가 진정 원하는 것은 원활한 운송체계를 통해 재고관리나 판매라인 구축 등 기업 전체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이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국 주요거점에 화물터미널이나 물류인프라의 구축과 화주에게만 독점되어 있는 물류정보들을 화물차주와 공유해야 하는 양·질적 개선이 필요하다.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조건들이 이것을 구축하기 위한 초석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파업이라는 두 글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그들의 노력과 고통이 그리고 그들의 권리가 그저 ‘집단 이기주의’로 몰리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편으로 이번 사안에 대해 정부 중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중재가 없었더라면 ‘물류대란’의 위기를 느낀 대기업들이 개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은 집단 이기주의가 아닌 정당한 노동자들의 요구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류파업 계기로 파업 등 국가위기상황시 위기관리경영 중요성 깨달아야
작성자 : 최치현

이번 물류파업을 계기로 파업 등 국가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위기관리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안보·재난 등 모든 발생가능한 위기유형별 대처방안을 담은 국가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다.  NSC, 272개 국가 위기관리 실무 매뉴얼이 그것이다. 이 실무 매뉴얼은 크게 ▲안보 ▲재난 ▲국가핵심기반 ▲기타 등 4개 분야로 구분됐으며, 분야별로 국가의 핵심요소나 가치에 중대한 위해가 가해질 가능성이 있은 위기유형을 총망라했다. 주요 세부 목록으로는 북핵사태와 재국민보호와 풍수해재난, 고속철도 대형사고, 지진피해, 화학 유해물질 유출 사고, 대규모 환경오염, 또 국가핵심 기반분야에 사이버안전분야, 전력 분야, 정보통신분야 등이 포함된다.

각각의 실무매뉴얼에는 위기경보 판단기준, 위기경보 발령절차, 경보별 세부 조치 사항과 위기 발생상황 예문에 따른 행동절차 및 세부조치 내용과 언론보도문, 기관내 부서별 임무와 역할이 상세히 제시돼 있다. 따라서 국가적 위기로 발전 가능한 특정 징후가 발견되면 모든 부처는 사전에 정한 조치들을 동시에 시행, 국가위기 발생자체를 차단하거나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큰 피해를 방지하게 된다.
이같이 정부는 국가위기관리 분야 제도와 관계자들의 매뉴얼에 따라 이번 물류파업 시 벌어질 일이 대해 미리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위기관리경영이다. 위기관리는 1990년대 이전까지 ‘전쟁’이 국가 위기의 가장 중요 요인이었으나 사회가 급속도록 발전하면서 사이버·정보통신·물류 등 국가 핵심기능 마미, 조류독감 등 보건관련 재난 등 새로운 유형의 위기가 발생하면서 준비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진국형 위기관리 토대를 구축하고 이에 대한 위기관리경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