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포커스>가 창간 5주년을 맞아 <위기관리경영>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를 계기로 <위기관리경영> 게시판에 “원펀치 토론방”을 개설했습니다. 이 토론방은 올해 도입될 재난관리 국제표준인 ISO22300(Societal Security 재난안전)으로 인해 변화하는 국내재난환경 변화상과 재난관리 및 위기관리경영에 정책 변화 등 심도있는 주제를 선정, 각 위기관리 및 재난관리전문가, 독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개설한 것입니다. 지난 “원펀치 토론방” 에서는 화물연대파업과 관련한 “화물연대파업이 기업 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여름철 자연재난 및 전략대란 등 에너지위기를 다룬 “여름철 자연재난 및 전략대란 등 에너지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공공 및 민간 기업들의 위기경영관리는?”이란 주제로 토론방을 개설했습니다. 토론에 참여한 분들 중 일부 의견을 소개합니다.
<위기관리경영 - 편집자 주>

두 번째 토론
주제토론: 여름철 자연재난 및 전략대란 등 에너지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공공 및 민간 기업들의 위기경영관리는?

주제토론 선정이유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각종 자연재난 및 전력난 같은 등 위기들이 몰려오고 있다.
기업에 있어 가뭄, 폭우, 홍수 등 자연재난으로 인한 경영위기와 전력난 같은 에너지위기 등은 기업생존 문제와도 직결된다. 예를 들어 지난 해 태국방콕 홍수로 그곳에 진출해 있던 일본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본 것이나, 일본이나 한국 같이 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곳에서 예기치 않은 원전사고 및 에너지소비 급등으로 인한 전력 대란 등은 기업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때마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여름 장마철을 맞아 재난안전풍수해 대비 체제로 전환을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같이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가뭄, 폭우, 홍수 등 자연재난에 의한 기업들의 경영위기와 예기치 않은 원전사고 및 에너지소비 급등으로 인한 전력 대란 등은 에너지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공공 및 민간 기업들의 위기경영관리에 대해 토론해 보고자 한다.

기간: 7월 6일 13시부터~7월 20일 24시까지

토론자 답변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은 가뭄에는 비 피해를 걱정하고 폭우시에는 가뭄을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작성자 : 김진항

금년 초 여름은 비가 오지 않아서 많은 걱정을 했다. 농민들은 타들어가는 작물을 보고 애간장을 태우고, 기우제까지 지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언론은 백 몇년 만의 가뭄이니 하면서 소란을 떨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뭄을 걱정하면서 비가 오기를 기대했다. 보통 사람들은 날이 가물면 물 걱정을 하고 비가 오면 침수나 산사태 걱정을 한다. 그러나 국가를 경영하거나 참여하는 사람은 한 발 먼저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걱정해야 한다. 그것이 전략가가 해야 할 일이고 국가나 대규모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불과 2 ~ 3일 간 200에서 300밀리 정도 비가 오니까  침수 사고가 나고 붕괴 사고가 났다. 가뭄에 물을 찾기만 했지 비가 너무 와서 물길이 막히고 넘쳐나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다. 대부분의 침수는 하수구가 막히거나 아무렇지 않게 방치한 배수로가 문제다.

몇년전 금촌에서 일어난 침수사건은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물길을 돌려 놓은 것을 비가 올 때 바로 잡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일어날 일에 대한 사전 대비를 하겠다는 전략적 사고의 부족에서 생긴 것이다. 세상에 가장 알맞은 경우란 별로 없다. 사람들은 비가 적당한 시간 간격으로 적정량이 내려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자연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같은 량의 비라고 할지라도 처한 환경에 따라서 그 정당량이 같을 수가 없다. 장소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 필요한 적정량이 다르다. 같은 양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넘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부족하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비가 올 경우 배수로를 준비하고 아무리 많은 비가 내릴지라도 가뭄에 대비하여 저수 탱크에 물을 채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렇게 한 단계 앞서서 미리 준비하는 자가 전략가이다.

전력은 모든 사회인프라와 산업활동의 기반이다
작성자 : 최형준

이상 기온으로 날씨는 더워지면서 전기 대란이 걱정된다. 냉·난방 전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문제다. 갈수록 전기 수요는 늘어나는데 발전소는 정치·사회적 이유로 추가 건설은 요원하다. 전력은 모든 사회인프라와 산업활동의 기반이다. 때문에 전력 부족은 사회 시스템의 마비, 산업 생산성 저하 및 제조업의 해외 이전 등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의 전력 부족 현상은 하절기와 동절기에만 발생하는 계절적 문제가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더해진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전력난 원인으로 수요 패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공급 능력이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우선 냉·난방 전력기기의 보급 확대와 기후 변화에 따라 냉·난방 수요가 2006년 18.6%에서 2011년 25.4%로 급증하는 등 전력의 계절성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피크 전력의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그나마 있는 발전소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고리1호기는 차단기 손상에 따른 오작동으로 원자로가 자동 정지되기도 했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만이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전력 수급 안정화의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 한국전력은 전국 주요도시에 전력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에 다급하게 긴급 절전을 요청한다. 한전과 사전계약을 맺은 대형 건물 200여 개에도 전력공급 중단을 명령한다. 그런데도 예비전력이 순식간에 100만㎾ 밑으로 떨어지자, 전국이 일시에 정전되는 ‘블랙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당국은 순환정전 조치를 취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는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원자력발전소 용지 선정이 한계에 부닥친 데다 신재생에너지의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걸림돌이라며, 정전사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관련 전문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전문적인 재난관련 전문가의 필요성이 제기해야 한다.

정부 의지와 국민 에너지절약 운동필요
작성자 : 박장훈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국민들은 또 다시 ‘정전대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에 떨었다. 불과 수개월 전 ‘전력대란’이 발생했기 때문에 또다시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국민들의 불안감과 실망감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한국수력원자력의 발전소의 발전기 고장은 벌써 5번째, 울진 1호기와 고리 3호기 등을 포함 원전 사고는 올해에만 모두 7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내년 1조7000억원을 투입해 전국 232만개 전력설비 전면 점검 및 교체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또다시 위기관리 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

정부는 공기업과 대기업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전력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백화점 등 서비스 업종들은 에어커튼 등 전기난방기 사용을 더욱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올해에만 전기요금을 두 차례 인상하고 단속까지 벌였지만 이같은 조치만으로 전력수요를 줄이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결국 피크시간대와 대량 사용자에게는 누진제를 적용하는 등 현실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력대란 방지를 위한 정부의 의지에 강력한 ‘액션’이 동원된다면 국민들 역시 에너지절약 운동에 적극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

갑자기 전략대란이 발생하면 이로 인한 정부의 복구비용이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고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여 국가는 재난을 예방측면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國家는 災害를 豫防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國民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헌법 제34조 제6항))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난 또는 안전사고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국민의식수준의 변화요구가 필요하다.

여름이 오면 전력위기가 찾아온다
작성자 : 최정욱

여름이 오면서 전력위기가 찾아왔다. 예비전력 관심단계까지 왔다. 예비전력 관심단계는 전력 여유분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 발령된다. 이는 공급 능력 대비해서 5%의 여유분도 가지지 못하는 비상상황을 의미한다. 만약 사태가 더 심각해져 광역정전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를 복구하는 데 몇 달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차하면 지하철은 멈추고, 엘리베이터와 냉장고가 가동 중단되는 국가적인 대재앙이 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분명 우리 모두의 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국민들이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는 여전히 비용만 지불하면 마음껏 써도 되는 자원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전력 위기는 전형적으로 사람들의 낙관적인 편견이 작용한 결과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력공급 차질 해결을 위한 보고서를 보면 일본·미국·뉴질랜드·남아공·칠레 등에서도 전력공급의 차질로 인한 위기가 있었다. 이러한 전력공급의 차질에 따른 에너지 절약 운동은 장기적으로 전력 수요를 감축시키고, 국민들의 에너지 사용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해 9·15정전대란 다음날 전력 소비가 오히려 늘어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 전력 위기가 나의 문제가 아니라 남의 문제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작용한 탓이다.

지난해 정전사태와 관련해 수요 예측의 실패, 사전 대응의 미비, 정보 공유의 부족,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부적절성과 같은 전력 위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관리의 실패가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 요구를 상쇄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정부의 노력과 정책의지는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겠지만, 이와는 별도로 에너지 절약이 인류의 보편적인 화두로 자리 잡고 있음을 우리 모두가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럴 때 일수록 비상 대응 능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