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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홍성, 청양에 걸쳐져 있는 오서산은 10월 초부터 11월 초까지 산 정상에 억새밭이 펼쳐진다. 오서산의 매력은 산 정상에 올랐을 때 억새밭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경영 - 편집자 주>

서해 연안의 산 중에서 가장 높은 산
오서산을 오르는 등반길은 그리 녹록치 않다. 등산로 초입엔 나무와 흙을 덧댄 흙계단을 밟고 올라가기에 수월하지만, 점점 정상을 향해 갈수록 호흡이 거칠어질 정도로 가파른 길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내 다시 완만한 경사길과 기암절벽이 등산객들을 맞이한다. 오서산에는 특히 등산길에 기암절벽 사이의 바위들이 등산로 중간중간에 있어 손으로 바위를 짚고 조심조심 오르내려야 하는 곳이 종종 있다.

오서산 정상 2km 능선에는 억새들이 물결을 이루고, 하늘의 구름이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때문에 등산복과 등산화를 준비하는 것 이외에 바위를 손으로 짚을 때 유용한 면장갑 등을 챙겨가면 좋다. 비탈길의 급경사와 완만함이 반복되기를 여러번, 드디어 산 정상에 가까이 닿았을 때 발 아래로 장관이 펼쳐진다. 아직 정상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절경이 눈 앞에 펼쳐지니,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오서산 정상에서 보이는 하늘과 맞닿은 서해바다. 맑은 날에는 서해바다의 전경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산 아래로 보이는 것은 드넓게 펼쳐진 황금들판, 그리고 뭉게구름 사이를 통과해 대지를 비추는 가을햇살이다. 황금들판 중간중간, 마을의 집들이 장난감처럼 작게만 보이고 하늘의 구름이 부쩍 가까워져 손에 닿을 듯하다. 가파른 바위를 한 발, 한 발 디디고 오르고 또다시 경사길을 타고 넘으니 드디어 정상.

춤을 추는 억새의 모습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피어난 억새들이 등산객을 반긴다. 산 아래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그간 산을 오르느라 흘린 얼굴과 등의 땀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게 식혀준다. 오서산 정상엔 억새들이 좌우로 몸을 흔들며 바람결에 춤을 추고 있다. 멀리 서해바다의 물빛이 보이고 푸른 하늘이 정상에 맞닿아 있는 모습에 정상에 오른 짜릿함까지 느껴진다. 오서산 정상은 마치 하늘, 바다 그리고 억새가 한데 어우러지는 접속지처럼 아름다운 세 가지가 한 시공간 안에 집합해 있었다.

예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살아서 까마귀 보금자리라는 뜻을 지닌 오서산(烏棲山). 그러나 요즘 산행 중에는 까마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산의 이름이 붙여진 유래가 정겹다. 오서산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세 갈래의 등반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오서산 등산로는 일반적으로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의 명대계곡과 청소면 성연리 방향, 광천읍 담산리의 상담 방향 등이 있기 때문이다. ]

붉은 단풍과 기암 절벽이 어우러진 오서산의 가을 풍경은 굳이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좋을 즐거움이다 청라면 장현리 방향으로 오르는 길에는 오서산 자연휴양림 매표소를 지나 올라갈 수도 있다. 매표소를 지나 올라가다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월정사 대나무숲 방향과 숲체험로 방향이다. 어느 쪽이든 정상까지 오르는 거리는 비슷하다. 조금 더 등산의 묘미를 느끼고 싶다면 월정사 대나무숲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정자와 약수터를 지나는 등산로를 추천한다.

살포시 누워 있는 모습 가을 정취를 피부로
오서산은 해발 791m로 보통 걸음으로 오르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여유 있게 등산을 즐기고 싶다면 왕복 4시간 정도로 계획하면 좋다. 오서산은 어느 코스로 가나 숲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있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특히 월정사를 지나는 등산로로 올라가다보면 오르막길의 가파름이 있다가도 다시 평평한 길을 만나게 된다. 올라가는 동안 산의 나뭇잎들은 군데군데 붉게 물들어 숲 속을 장식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진 오색 단풍들이 오솔길 위에 살포시 누워 있는 모습도 가을 정취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