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난 10월 24일로 취임 1년을 맞이한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어촌의 현장과 농어민의 목소리를 사업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효과적인 수리시설 관리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 임직원들의 재난관련 교육까지 지난 1년 동안 기본에 충실한 경영,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위해 매진했다. 취임 1년을 맞이한 한국농어촌공사 박재순 사장을 만나 그동안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위기관리경영 - 이정직 기자>

Q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한지 1년이 됐습니다. 취임 1년의 소회와 취임 후 공사의 가장 큰 변화라면 무엇입니까?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유수(流水)와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우리 농어촌에는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봄 104년만의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고, 8~9월에는 볼라벤, 덴빈 및 산바 등 강력한 태풍이 연이어 닥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준비가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미 FTA가 발효되고, 한중 FTA도 본격 추진되면서 시장개방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느낀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난해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공사 임직원들과 함께 우리 농어촌이 나아가야할 길과 우리 공사가 해야 할 역할의 이정표를 세우고자 노력했습니다. 지난 1년의 성과를 토대로 남은 임기 동안 우리 공사가 ‘농어촌의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려 보고자 합니다. 저는 취임하면서 우리 공사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농어업 생산기반의 조성과 안정적인 관리를 내실 있게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농업용 수리시설의 개보수와 용배수로의 구조물화, 배수개선 사업 등을 중점 추진했으며, 농어촌의 재해예방과 수자원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농업분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또한 시장개방에 대비한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간척지 부지를 활용한 수출 농업단지 조성과 대규모 농어업회사 육성 사업을 가시화하기도 했습니다. 해외농업개발협회를 설립하고 민간기업의 해외농업개발을 적극 지원하면서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해외곡물조달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공사가 보유한 농업 기술력의 수출을 위해 개발도상국과의 협력관계 구축을 활발히 한 1년이었습니다. 또한 어촌특화발전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공사가 어촌개발사업에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CEO로서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항상 농어민과 소통하고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노력하여, 우리 공사가 농어민과 좀 더 가까이 하는 기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사장님께서는 현장경영을 중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장경영 후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우리 공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국 126개소의 현장을 방문하여  농어민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의 소리를 공사 경영에 반영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농업정책은 무엇보다 현장을 여건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CEO가 농어민의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적용해야할 부분을 실무자들에게 제시하면 훨씬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파급력도 크기 마련입니다.

개선 사례를 몇 가지 예를 들면, 현장에서 의견을 듣고 간척지의 임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제도개선 작업에 착수하고 농식품부 등 협의과정을 진행시키게 되었고, 올해 영농기부터 적용할 수 있는 개선안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지난 5월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철원 황금느르지의 보(洑) 개보수 사업 지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현장에 가보니 농민들이나 군이나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접경지역이라 공사가 길어지면 안되겠다고 판단하여 2014년 완공예정인 사업을 정부와 관계부처에 요청하여 올해 완공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Q 현재 공사와 지자체가 나눠서 하고 있는 수리시설 관리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국 수리답 중 공사 관리 면적은 51만 7천ha로, 약 66% 차지하고 나머지 시·군에서 관리하는 지역은 노후화된 시설물이 많고 지자체 단위에서 유지관리 재원 확보가 어려움이 있어, 공사와 지자체가 나누어 하고 있는 수리시설 관리를 장기적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물 관리 전문기관인 공사에서 관리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농업인들 역시 일원화에 대한 요구가 높습니다.점차 심화되는 기후변화에 대비해 전국적으로 수리시설의 현대화가 매우 시급한 실정이지만 공사와 지자체의 분산된 수리시설 관리로는 적극적인 예산 투자와  빠른 시설 개선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수리시설 관리와 기후변화의 철저한 대비를 위해 관리의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Q 올해는 특히 가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유독 심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저수지관리, 농경지 침수예방 등 농어촌재난 예방이 중요합니다. 향후 재난관리시스템추진 방향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자연재해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공사 본연의 역할을 최우선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공사는 앞으로 농업생산기반시설의 현대화와 재해예방 관련 사업에 가장 무게를 두고 추진하고자 합니다. 노후화된 수리시설의 보수·보강과 농지 침수를 예방하기 위한 배수개선사업, 공사 관리 용배수로 99천㎞ 중 56%를 차지하는 흙수로의 구조물화, 농업용수 수질개선 등 생반기반정비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저수지, 양배수장 등 재해에 취약한 수리시설 704개소의 개보수 사업을 추진 중이며, 현재까지 163지구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또한 올해 370㎞의 용배수로 구조물화를 추진 중이며, 상습침수 농경지 80지구 19천ha의 배수개선사업도 조기에 완료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후변화가 우리 농어촌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에 대한 준비와 적극적인 투자가 얼마나 절실한지 실감한 해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재난관리는 예방이 최우선입니다. 시설물 재해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보수·보강 사업비 등 매년 5,0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으며, 안전점검을 강화하여 재해위험요소는 사전에 제거하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매년 실시하는 비상대처훈련의 강도를 더욱 높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공사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닥칠 더 큰 재해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농업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의 과감한 예산 투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Q 한국농어촌공사는 전국적으로 많은 직원들이 근무하는 방대한 조직입니다. 따라서 직원들과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직원들과는 어떻게 소통하고 계신지요?
내부 직원들과 막힘없이 소통하는 것은 CEO의 가장 기본적인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CEO와 직원이 뜻을 같이해야 공사의 고객인 농어민과도 잘 소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허심탄회’라는 직원들과의 대화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공사는 전국적으로 6천 여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취임 당시만 아니라 이후에도 꾸준히 직원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직급별, 지역별, 연령별, 직무별 등 다양하게 범위를 정해서 대화를 하다보면 실제로 막힘없는 이야기와 좋은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습니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의 제언은 공사경영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직원들의 애로사항과 개선해야할 부분을 실무에 적용하고자 항상 노력합니다. 앞으로도 직원들과 소통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Q 끝으로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생각하는 향후 사업부분과 경영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기본에 충실한 경영,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하고자 합니다. 안정적인 영농기반 조성과 청정용수 공급, 재해대응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비한 미래형 농업생산기반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새만금 내부개발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산업단지 개발과 농업용지 조성 등 공사에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입니다.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은 시장개방, 고령화의 심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우리 농어촌이 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는데  물꼬를 트는 것입니다.

간척지를 활용한 수출농업 육성을 통해 시장개방에 대응한 고부가가치 농업을 육성하고, 농어촌마을 리모델링, 신재생에너지 개발, 어촌특화 발전, 해외농업개발 등 새로운 분야의 사업이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힘쓸 계획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은 공공기관으로서, 우리 사회의 현안과제인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동반성장 등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1년이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여 기반을 닦은 한 해였다면, 남은 임기는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성과를 남기는 시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저와 우리 임직원 모두 역량을 모아서 우리 공사가 농어민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 농어민들에게 희망과 힘을 주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농어민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농어촌의 현장과 농어민의 목소리를 사업추진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