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관리
허리케인 Sandy(샌디)가 강타한 뉴욕, 뉴저지 등 美 북동부지역은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대중교통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정전 상황에 있는 가구도 상당수여서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허리케인 Sandy로 인한 피해액이 최대 5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며 허리케인 피해에 따른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감소분도 최대 0.5%p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기관리경영 - 이정직 기자>

허리케인 Sandy 피해와 복구현황, 사망자 수는 최소 96명
지난 11월 1일 현재, 미국정부는 허리케인 Sandy로 인한 사망자 수는 96명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절반에 가까운 48명의 사망자가 뉴욕 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욕 주의 인명피해가 가장 컸다는 것을 나타낸다. 뉴욕 시 다음으로 사망자 수가 많은 지역은 뉴저지 주(13명), 메릴랜드 주(11명), 펜실베이니아 주(11명), 코네티컷 주(4명) 등이며 실종자들을 감안하면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되고 있다. 미국 전체 사망자 수는 허리케인 Sandy의 영향을 받은 북중미 캐리비안지역 사망자(69명)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허리케인 Sandy로 대규모 정전도 발생했다. 허리케인 Sandy가 美 북동부에 상륙하면서 뉴욕, 뉴저지 등 총 12개 주, 1000만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특히 뉴욕(210만 가구)과 뉴저지(260만 가구) 주의 피해가 컸다. 송배전선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450여 만 가구는 11월 11일에서야 전력공급이 재개됐다.

가솔린 공급 대란
허리케인 Sandy 이후 뉴욕과 뉴저지 항만 폐쇄, 전력공급 차질에 따른 주유소들의 펌프가동 중단 등으로 가솔린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극심한 가솔린 공급 대란 발생했다. 전력공급 차질로 뉴욕과 뉴저지 주 소재 주유소의 70~80%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솔린을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문을 연 주유소에 몰리면서 차량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뉴욕과 뉴저지 항만 개방을 위한 작업이 끝난 후에야 전력공급도 점차 정상화되고 이번 가솔린 대란도 완화됐다.

허리케인 Sandy 피해규모, 100억~450억 달러
미국정부는 Sandy 피해액에 대한 추정치는 기관별로 상당히 다양하지만, 최소 100억에서 최대 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NN과 CNBC 등은 100억~200억 달러로 추정하고 블룸버그는 최소 200억 달러, ABC는 350억~4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의 경우는 허리케인 Sandy에 따른 주택붕괴, 차량 파괴, 도로파손 등 직접적인 피해액 300억 달러로 추정했으며 허리케인 피해에 따른 비즈니스 활동 위축으로 인한 손실액 200억 달러라고 말했다. 그중 전체 500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액 중 뉴욕시의 피해액만 1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여 뉴욕시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나타냈다.

재해분야 전문 컨설팅기관은 300억~500억 달러 피해
반면 당초 허리케인 Sandy로 이한 피해액은 100억~200억 달러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재해분야 전문 컨설팅기관에서 300억~500억 달러로 피해액을 대폭 상향조정했다. 이처럼 피해액을 상향조정 한 이유는 예상보다 큰 뉴욕시 홍수 피해와 대규모 정전사태에 따른 비즈니스 활동 위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HS Global Insight은 허리케인 Sandy의 총 피해규모가 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소비지출 감소와 근로일수 감소로 경기회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행히 허리케인 Sandy는 피해규모가 무려 1450억 달러에 달했던 카트리나보다는 위력이 훨씬 적었지만 인구 밀집지역인 美 북동부지역을 강타해 피해액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허리케인 Sandy의 피해액이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경우 2005년 카트리나에 이어 역대 2번째로 피해액이 큰 허리케인이 될 전망이다.
 
허리케인 Sandy, 美 물류 시스템 혼선으로 더 큰 피해
허리케인 Sandy로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제품 판매를 지연하고 주문을 취소하는 등 직접적 피해를 넘어선 경제적 피해가 심각했다. 침수 피해를 본 선적 터미널과 물류창고가 문을 닫고 태풍으로 인한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전력망 파괴, 도로 봉쇄, 휘발유 부족 등으로 배송에 혼란이 일기도 했다. 허리케인이 도달할 시기는 소매업계가 일년 중 가장 큰 쇼핑 시즌을 위한 마지막 선적을 하고 올 한 해의 수익성이 판가름 나는 매우 중요한 시기로 물류망 지연으로 소매업계가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운송기업 Ryder 사의 소매 물류망 솔루션 담당 부사장 Chris Merritt에 따르면 북동부 물류 시스템 전체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FedEx의 경우 뉴욕과 뉴저지 지역 주유소가 휘발유 부족을 겪자 배달 트럭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연료 탱크를 대여하기도 했다. Ryder는 배달 가능 물량을 늘리기 위해 추가적인 렌털 트럭을 이용했으며 철도운송 기업 CSXsms는 소비자들에게 최소 72시간 선적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통보했다. Amazon에서 Diane von Furstenberg에 이르는 소매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배송이 지연될 것이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물류시스템 지연으로 경제적 손실 매우 커
경제전문가들은 태풍으로 올해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절반 가까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 이전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의회의 재정절벽 문제와 태풍 피해가 겹쳐 큰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비교해 현저히 적으나 미 동북부의 높은 인구 밀집도로 인해 집약적인 피해를 입혔다. IHS Global Insight의 경제전문가 Gregory Daco는 이 지역은 미국 GDP의 20%에 해당하는 3조 달러 규모의 경제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데 태풍으로 인해 일부 복구될 수 없는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욕과 뉴저지 주 항만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2080억 달러 규모의 화물을 수용했던 이 지역의 항만 선적 터미널이 지난주 태풍으로 인해 모두 문을 닫았던 것으로 보고했다.
 
美 최대의 쇼핑시즌 앞두고 물류망 지연 우려 증폭
홍콩 화문 운송 및 물류 협회의 회장 Paul Tsui은 항만 선적 터미널 중단으로 인한 물류 시스템 지연은 연말 쇼핑 시즌에 기업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주 일요일까지 항구로부터 이어지는 대부분의 철도 서비스가 중단됐고 태풍 피해를 입은 물류 터미널 항구의 많은 장비들은 고장 없이 사용 가능한지 점검이 진행됐다. Paul Tsui는 뉴욕지역 시설을 이용하는 몇몇 소비자들이 물류창고가 완전히 망가져 그 안에 보관했던 상품들을 보험회사에 분실물로 신고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을 위한 주문 마감일이 다가옴에 따라 더 큰 피해 예상되고 있다. 선적 기한을 놓친 기업들은 제품을 값비싼 항공 화물을 통해 소매업체에 보내거나 배송이 지연된 것에 대해 벌금을 물고 주문 취소를 당했다. Ryder 사의 소매 물류망 솔루션 담당 부사장 Chris Merri은 일 년 중 가장 바쁜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블랙 프라이데이) 판매를 위한 제품 광고가 나갔지만 일부 제품은 제 시간 안에 소매업체 매장에 도착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리케인 Sandy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허리케인 Sandy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도 기관별로 분석이 엇갈린다. 미국 GDP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과 피해복구작업에 따른 경기진작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혼재돼 있다. 우선 Wells Fargo는 허리케인 Sandy가 4분기 미국 GDP를 0.1~0.2%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했으며 BNP Paribas는 허리케인 Sandy로 인한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감소분은 0.5% 포인트정도라고 말했다.

IHS Global Insight는 허리케인 Sandy의 영향으로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6%에서 1.0~1.5%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Bloomberg는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조사 결과, 허리케인 Sandy에 따른 4분기 미국 GDP 감소효과는 0.15%이나 내년 1분기에는 피해복구사업 등의 영향으로 GDP가 0.1%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Deutsche Bank 역시 피해복구사업으로 미국 GDP가 약 200억 달러 증가해 허리케인 피해규모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Credit Suisse는 300~500억 달러로 예상되는 허리케인 Sandy의 피해액은 미국 GDP의 0.2~0.3%에 불과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말했다. JP Morgan도 허리케인 Sandy의 피해규모가 150억 달러에 그칠 경우 피해액이 미국 GDP의 0.1%에 불과하므로 큰 영향을 없을 것이며 피해복구사업으로 경기부양효과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허리케인 ‘Sandy’ 동북부지역 업무 마비 부정적·긍정적 효과
한편 허리케인 ‘Sandy’로 인해 미국 기업의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그중 동북부지역 업무 마비, 향후 복구계획 등 부정적·긍정적 효과 엇갈리고 있다. 보험업계의 경우 허리케인으로 인한 침수 피해 때문에 울상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최근 허리케인 카트리나(2005년), 아이린(2011년) 등 강력한 태풍 피해를 겪으며 자연재해로 인한 자산 피해도 보험의 대상이 되는 상품이 등장했다. 보험정보기구(Insurance Information Institute)에 따르면 이번 Sandy로 인한 보험대상 자산 피해규모가 50억~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홈데포(Home Depot), 로스(Lowe's) 등의 주택 개조와 자재 판매 유통업체가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로 판단되고 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재건효과가 향후 3~4주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인프라 침수 피해 복구와 관련된 산업이 4분기 말까지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엑손모빌(Exxon Mobil)의 경우 현재 미 동부지역은 허리케인으로 인해 약 1주 전부터 연료 생산과 유통이 감소 또는 중단됨에 따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유가 상승 폭이 극심한 수준이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정유회사의 이익 폭이 클 것으로 예측되나, 허리케인 강타 기간 중 수요가 크게 감소해, 태풍이 지나간 주(週) 중반 이후 또한 침수 피해로 자동차 통행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정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지수다.

건물 건설 시 강풍에 견딜 수 있는 기준 통과 욕구
미국정부는 이번 허리케인은 강도와 이동경로 예측이 비교적 정확해 사전 대비로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받았다. 허리케인이 동반한 폭우, 폭설, 강추위 등 기상 피해는 있었으나, 허리케인 규모에 비해 직접적인 파괴 피해는 적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 피해 발생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미국 정부나 민간기업 차원에서는 이와 관련된 규제책 및 제품,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태풍 피해가 심한 플로리다 주는 건물 건설 시 강풍에 견딜 수 있는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요구와, 하수 시설 또한 침수 피해에 대비해 배수구 설계를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상이변, 자연재해와 관련된 자체시장이나 파생시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커질 것이므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